긴 호흡을 가다듬고 먼저 비움을 환히 세운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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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실직을 했는데?
석탄이 남아돌아서 그렇단다왜 석탄이 남아도는데?
사람들이 석탄을 살 돈이 없기 때문이란다왜 돈이 없는데? - P128

난 누구보다 사랑의 접촉자로 살아왔는데내 몸의 상처는 다 나를 넘어 다른 존재와만나고 손잡고 끌어안다 남겨진 상처인데그 사랑의 감염이, 상처 속의 빛이,
내 인생의 별의 지도가 되었는데 - P130

사랑은 위험을 무릅쓴 끌어안음이고사랑은 너에게로의 투신이니까혁명은 사랑의 감염이니까희망은 미지의 접촉이니까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니까사랑을 한다면 그들이 우리를 죽이겠지만 호사랑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죽은 존재니까 - P132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오늘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미래를 위해 오늘을 유보하지 말것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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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 죽은 시간이 퇴적된 흰 삼각지욕조 : 집으로 들인 연못의자 : 흩어지지 못하는 기도오로라 : 밤의 피루엣시계추:종말의 입꼬리가 된 바이킹 - P199

이 모든 게 시의 힘이라는 것도 기쁘다. 다른 무엇 때문도 아닌 뭔가를 쓰고 싶어서 침이 고이고 열심히 살고 싶고 자신에게 정직해지려는 게 그리고 이 기쁨의 중량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아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사실이 소중하다. 모두 특별한 여자들이다. 한사람은 시인이고 소설에 도전하고 있다. 한 사람은 엄마이고 글쓰기 교습소를 열었다. 또 한 사람은 옷을 만들어 쇼룸을 운영한다.
우리 모두는 시를 사랑한다. - P201

나에게 시는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문장의 연속이 아니다. 시는 무한한 페이지로 만든 유일한 사전이며 한 편의 시는 단 하나의 단어다. 사람과 안 사람 사이 여자와 안 여자 사이 엄마와 안 엄마 사이, 사이와 사이에 수많은 모호함을 말하는 단어. 파랑을쪼개면, 연한 파랑- 더 연한 파랑-더 연한 파랑보다 더 연한 파랑-한없이 파란색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거대한 감정의 스펙트럼 중 나의 슬픔 단 한 지점을 이해하는 아주 기다란 단어. 한 사람과 한 사람의 감정을 잊지 않고 기록한 예민하고 다정한 사전이시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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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는 버스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서 있다. 아까의 그 자세 그대로 등뒤로 손을 돌려 포대기를 받친 채 버스가 간 쪽으로고개만 돌리고 있는 아줌마의 모습은 한 장의 사진처럼 정지되어마음속의 음영을 강한 부조로 나타내고 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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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또 청국장이야. 밥 안 먹고 다른 것 먹으면서 살 순 없나?"
"미친년."
한마디로 잘라 말하는 할머니의 힐난에 이모는 어린애처럼 샐쭉해진다.
"엄마는 꼭 나만 갖고 그러더라."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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