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과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하던 주변 사람의 집이 몇 억이 올랐다고 하면 그제야 자기 집값을 찾아보게 된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더욱 부동산에 울고 웃게 된 것은 아닐까? 김 부장 이야기에는 그와 같은, 우리가 함께 공감하고 무릎을 칠 만한 소재와 스토리가 가득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 만하다. 김 부장, 송과장, 정 대리, 권사원은 바로 여러분일 수도 있고, 여러분 주위의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래서 더욱 두근거린다. 다음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야기다.
-신사임당, 경제 유튜버, <킵고잉> 저자 - P14

회사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상사 3명을 한 인물로 합쳐서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주식 투자를 권장하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소중한 것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이 시대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P7

"이걸로 할게요."
이왕 사는 거 최 부장보다 더 좋은 걸로 사자며 그냥 지른다.
"할부 몇 개월로 할까요?"
직원이 묻는다.
"일시불이요."
김 부장 사전에 할부란 없다. 자존심이다. 내가 이 매장을나가는 순간까지 나는 멋있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내가 이 매장을 나가면 여기 직원들은 나를 완전 다른 눈으로 보겠지. 멋있는 사람이라고 수근거리겠지. - P20

김 부장은 피가 거꾸로 솟는다.
서울 중위권 대학을 나온 아들은 대기업에 취직해서 연수도 받고 비슷한 조건의 직장 동료와 결혼해서 아이를 가져야 한다. 이게 당연하다. 김 부장은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아들도 그대로 걸어가기를바란다. - P34

업무 시작 시간이 되자 팀원 모두가 자기 일을 시작한다.
파티션 너머로 송과장과정 대리가 보인다. 부동산 거래한다고 휴가를 쓴 송과장이나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정대리나 둘 다 꼴도 보기 싫다.
송 과장과정 대리는 김 부장이 일을 시키면 맡은 일에 플러스 알파를 해오는 유능한 팀원들이다. 거기에 더해 김부장의 기분과 감정을 항상 잘 맞춰준다. 두 사람 모두 팀의 주축 멤버이다. 업무 공백이 생기면 보고 자료나 각종장표를 만들 사람이 없다. - P41

"
"아니야, 아들 취직하면 새 차로 뽑아줘야지. 중고는 무슨……….
사줄 돈도 없다. - P45

필드에 나가는 일요일이다.
오전 4시 30분. 김 부장은 24시간 김밥천국에 가서, 자신과 상무가 먹을 김밥을 산다. 최부장 것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대인배처럼 보이기 위해 한 줄을 추가한다. 김부장과 상무의 김밥은 3,500원짜리 참치김밥, 최 부장 것은2,000원짜리 그냥 김밥이다. 구분을 하기 위해 봉지에 각각 따로 담는다. - P50

김 부장은 시세를 확인한다. 매물이 별로 없다. 가장 최근시세를 봤는데 김 부장 아파트와 6억 차이가 난다. 최부장네는 5억이 더 비싸고 상무 집은 6억이 더 비싸다. 내 집은 살 때와 비교해 두 배가 되었고, 최근에 3억이나 올랐는데 그보다 더 비싸다.
현기증이 난다. - P58

아들의 방문이 닫히는 것을 지켜보던 아내가 말한다.
"그리고 사업하는 사람들이 왜 사기꾼이야? 회사 망하면누가 책임 져? 직원들이 책임 안 지잖아. 사장이 다 책임지지. 그 대가로 직원들보다 돈 많이 버는 거잖아."
"흥, 원가는 10만 원인데 20만 원에 파는 게 사기지 뭐야."
"당신이 좋아하는 스타벅스커피, 그거 원가 몇십원밖에안 해. 그런데 몇천원에 팔아."
"그건 스타벅스잖아, 스, 타. 벅, 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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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서서 산쪽을 바라보면 얼굴 모양의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담담한 표정의 바위를 보면, 종종나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던 사람들의말이 떠오른다. 아마도 감정을 숨기는 버릇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소리 내서 우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나는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여전히숨죽여 우는 것이 익숙하다. 억지로 소리를 내서 울어보려고 해도 쉽지않다. 서운하고 화가나는 일이 있어도 꾹꾹 담아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나만 티를 내지 않으면 모든 상황이평화로우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P41

마을 정자에 택시 번호가 적혀있었다. 전화를 걸면 정말 택시가 올까의심이 될 정도로 꽤 오래전에 써놓은 것 같았다. 길거리에서 쉽게 택시를잡을 수도 없고, 제대로 된 버스 정류장도 없는 우리 마을은 읍내에서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마트, 은행, 우체국, 약국, 병원등은 모두 읍내에 모여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생기면 이동 시간만 왕복1시간을 잡고 집을 나서야 한다. 그래서 가끔은 이 모든 곳을 걸어서 갈수있었던 도시 생활이 그립기도 하다. - P45

나는 일렁이는 마음을 모으는 수집가라도 된 마냥 수시로 일상의이곳저곳을 탐색하고 주변의 많은 것을 더 보고 들으려고 애쓴다.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자에게 더 자주 찾아오는 이 순간이 나를 지금보다좀 더 풍부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 P49

종종 햇빛이 빛나는 오후에는 집 앞에 나가 하천을 바라본다. 윤슬이반짝이는 하천을 보며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마음을무겁게 만드는 일을 쌓아두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어쩐지 그 다짐은매번 용기를 잃고 작아진다. 이는 주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답답함과불안함이다. 멈춰진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서로의 오해를 풀고, 속상했던순간을 고백하는 일은 어쩌면 빠르면 빠를수록 울적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있을 텐데도 번거롭고 귀찮다는 핑계로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돌덩이를그대로 방치해둔다. 사실 귀찮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고, 상대방의 마음은나와 같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더 크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언제나 어렵다. 잔잔한 물결만이 걱정도 의심도 없이 나를 위로하며 흐른다. - P59

장연면 오가리에는 수령이 800년 가까이 된 커다란 보호수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382호로 지정된 느티나무로 경사지 위쪽에 한 그루, 아래쪽에한그루가 있는데, 각각의 높이는 29m, 25m, 둘레는 7.66m, 9.24m가 될정도로 웅장하다. 괴산은 느티나무의 고장이다. 괴산의 ‘괴‘는 느티나무괴(槐)이며 그 이름에 걸맞게 수령 100년 이상인 느티나무가 110그루,
300년 이상이 50그루나 있다. 꼭 보호수가 아니더라도 동네 곳곳에서마을을 지키고 서 있는 듬직한 느티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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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걸 좋아한다웃는 건 꾸밀 수 있지만우는 건 속일 수 없다우 - P157

젊음이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탐험과 창조와 고뇌와 혁명을 하다그대로 얼어붙은 그 장대한 빙벽을젊음의 손톱으로 찍어 가면서라도한 걸음이라도 더 높이 올라라 - P159

오늘까지 내가 경작할 땅은 어디에도 없어서이 드넓은 땅에 나의 몫은 애당초 없어서하여, 나는 허공에 씨를 뿌린다 - P163

좋은 소식은 반딧불처럼 찾아오고나쁜 일들은 응급차처럼 달려온다. - P165

책 한권 때문에4908어디론가 끌려간 친구를 알고 있다책 한권 때문에가벼운 인생이 무거워지고책 한권 때문에405521어둠 속 눈동자에 불꽃이 튀고책 한권 때문에돌아오지 못할 길로걸어가버린 친구를 알고 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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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볼 게 많아서 봄보이지 않는 것을 미리 보는 봄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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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적울적 텅 빈 내 지갑이 빌어먹을 시인의 가난이 얼어죽을 시인의 사치나는 책과 문구를 가슴에 안고소년처럼 명랑한 얼굴로 걸어 나선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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