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팔은 서로에게 닿으면서 둥글어졌다 묘지근처 교회당에서 울리던 종소리처럼 그곳에서 우리는 서로 안았다 우리의 검고도 둥근 시간, 그리고 그옆에서 오렌지 나무 하나가 흔들거렸다 - P41
당신이 오는 계절, 딸기들은 당신의 품에 얼굴을 묻고영영 오지 않을 꿈의 입구를 그리워하는 계절 - P31
병풍 속의 대나무밭에는 첫눈이 내렸네토끼를 입에 문 늑대가 눈 위를 걸어가는 사람의뒤를 따라갔네그 사람 등 뒤에도 죽은 꿩 하나 매달려 있었네 - P25
그걸 알아볼 수 없어서 우리 삶은 초라합니까가을달이 지고 있습니다 - P21
슬픔이라는 조금은 슬픈 단어는 호텔 방 서랍 안성경 밑에 숨겨둔다 - P17
한 사람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농담 한 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그 아린 한 송이처럼 비리다가끝끝내 서럽고 싶다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살고 싶다PEP SRBE SH - P11
. 이건 우리가 사랑하던 모든 악기의 저편이라 어떤노래의 자취도 없어요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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