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는 제가 마음을 굳게 먹고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를 쓸고 닦으며 마음을 굳게 먹는 건선생님도 비슷할 듯합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하실지 궁금해요. 저는 엄청나게 고마웠다는 생각을 합니다. 뭐가그렇게 고마웠냐면………… - P157
"이 시간에 차가 안 막힐 수도 있나요?" 기사님은 신중하게 답했습니다. "그런 날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 P163
그것은 기록자와 기록당하는 자의 전쟁이었습니다. - P167
아니 도대체 편지를 왜 이렇게 길게 쓰신 겁니까? 2주에 한 번씩 마감 고생을 한 건 똑같은데 선생님께70매가량의 원고료가 추가로 입금된다고 생각하면 약간울화통이 터지는군요. 앞으로는 짧고 굵은 편지를 쓰시길바랍니다. - P178
일이 유독 힘들고 서러웠던 날에는 백화점 화장실에 들어가 울기도 했습니다. 백화점 화장실은 쾌적해서 울 맛이 난다고, 더러운 화장실에서라면 결코 울지 않았을 거라고, 스물두 살의 제가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무렵엔글쓰기로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글쓰기가 저의 중요한 부분을 수호해줬던 것만은 분명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그날의 독자님들 앞에서 회상하면서 고난을 고난으로만 두지않게 하는 속성이 글쓰기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경험은 글로 쓰면 견딜 만해지니까요. - P180
‘닥침‘의 미덕. 기록하지 않고 기록되지 않는 아름다움. 징그러울 만큼 능수능란하게 기록할 수 있는 자들이기록을 멈출 때 보존되는 충만함을 기억해봅시다. 우리는 닥침으로써 어떤 전쟁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문장력만큼이나 갈고닦아야 하는 건 ‘닥침력‘일지도 모릅니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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