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관습적 기대에 불응할 줄 안다면 어떨까? ‘잡초니까 당연히솎아야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왜 함부로 잡초라고 불러? 누구기준에서 잡초래?‘라고 받아칠 줄 안다면? 당위를 둘러싼 힘의작동 원리를 간파할 줄 안다면? 다들 그렇다고 하니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믿는 대신 자신의 본능과 감각으로 느끼고 판단할 줄안다면? - P55

결말이 난 이야기를 마주하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그이야기를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것 말고는 없다. 현상 유지를 하거나부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결말을 바꿀 기회가 나에게 있다면?
지난 페이지의 의미를 꼼꼼히 살피고 맥락을 부여해 다른 상상을할 공간이 열린다. 결말이 미정인 이야기만이 우리를 작가의 자리로초대한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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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리는 것은 부담을 떨쳐버리니까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억눌려진 감정은 잠재의식에 숨어서 계속 활동하며 우리에게 영향을 줄 다른 길을 찾으려들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 의식의 심층에 숨은 억눌린 감정은 점차 우리 몸을 병들게 만든다. 마음과 몸이 얽혀 빚어내는 질병으로는 불면증, 우울증, 만성피로, 위장병 등이 있으며, 심각할 경우암까지 유발한다. - P147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분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속내와의 대결을 나중 시점으로 미뤄두는 법도 배울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면의 격정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강렬한 생각과 느낌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면 이제 그것이 온 곳으로 되돌려보내자. 이로써 우리는 통제력을 회복한다. 말이 나온 김에 한마디 더한다면 통제는 늘 반복해서 말하는우리의 거대한 주제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 P149

왜 우리는 이런 행동을 보일까? 한마디로 다른 사람들에게 못되게 구는 것처럼 보이기가 싫은 탓이다. 상대방과 다른 결정을내리면 그가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닐지, 심지어 망신을 당하는 것은 아닐지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을더 좋아하게 되는 유사성의 원리를 떠올려보라. 실제 실험에서 그룹과 반대되는 행동을 할 때 우리 뇌에서 나쁜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발히 움직이는 게 입증되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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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창작은 무리하기와 마무리하기다.
잘 쓰지 못할까봐, 인정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쓰기를 미루는 나를 채찍질하며에너지를 무리하게 소진하고거기서 오는 불안을 에너지 삼아결국 마무리해 내는 것. - P171

생각이 여기까지 흘러가면 답이 없어진다. 보통은 이러고다시 자버리곤 하는데 더는 미룰 수 없는 ‘오늘은 진짜 써야해‘ 날이니까… 겨우겨우 마음을 다잡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거짓말아니고 진짜 울면서 나왔다 - P175

"야, 그렇게 쓰면 안되는거야?"
"뭐가?"
"아니, 네가 방금 말한 거 쓰라고 하니까 설명적이라서 안된다고 하고, 그럼 저번에 했던 이야기 쓰라고 하니까 너무자기연민이 심하다고 하고. 뭐, 다 안 된다고 하길래. 설명적으로 쓰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솔직하게 쓰다 보면 자기연민 드러날 수도 있는 거 아냐?"
"어? 그게 아니라…" - P182

일단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나의 소설 E를 열어보는걸로 다시 시작하라고 했다. 그러면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그날 돌아와 E를 열었다. 2020년 11월이었다. 다시 쓰기시작했다. 펼쳤다 덮었다, 아팠다 아프지 않았다 하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2021년 11월, 최종 원고 상태인 E를 출판사의 담당 편집자에게 보낼 수 있었다.
E는 2022년 3월 출간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아프지않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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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엄마가 내게 했던 것처럼. "만세"나는엄마가 내 옷을 벗길 때 머리 위로 손을 들라는 뜻으로 하던말로 농담을 했다. - P155

"크림 스-프" 나는 조용조용 콩글리시를 발음했다. - P41

"나는 너 낳고 낙태까지 했어. 네가 너무 속을 썩여서!"
엄마는 손에 힘을 빼고 벌떡 일어서더니 방을 나가버렸다. - P115

엄마가 아프다는 걸 자신이 나보다 먼저 알았노라고, 내가 그 소식을 듣게 되는 순간에 반드시 내 옆에 있겠다고 두분에게 약속했노라고.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다 지나갈 때까지자기가 내 옆에 있겠노라고.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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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스키 그렇계조개들은 번 무덤을 부르다가 잠든다 - P63

아무도 잠들지 못하던 방은눈처럼 떠나갔다 - P55

당신이 오는 계절,
딸기들은 당신의얼굴을 묻고영영 오지 않을 꿈의 입구를그리워하는 계절 - P31

**그런 다음 무얼 하지?
아직 마당엔빛의 연기가 하얀데빛의 향기만이 멈추어 섰는데 - P73

모든 우울한 점성의 별들을 태아 상태로 머물게해요, 얼굴 없는 타락들로 가득 찬 계절이 오고 있어요, 라고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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