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정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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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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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₁)그리고 그들의 집에열린 어느 창문가에나의 시를 읽으며 앉아 있을아끼는 의자 하나가 있기를.
(Lesno)페르난두 페소아의 시집 『시는 내가 홀로 있는방식」(민음사)에 수록된 시 「양 떼를 지키는 사람」

나는 종종 서향 창 앞에서 본다는 게 무엇인지생각해봅니다. - P10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나는 썩 괜찮은 창을 가진것 같습니다. 기억을 볼 수 있는 창과 내게 흔적을남기는 빛이 들어오는 창. 고백하자면, 그것은 내가쓰고 싶은 글이기도 합니다. - P15

"유진아, 유진아."
이층에 불이 켜졌다.
엄마가 뛰어 내려와 문을 열었다.
"유진아."
엄마와 나는 서로를 불렀다. - P23

그러나 이쪽에 불이 꺼져야 비로소 환하게 보이는것들이 있다. 멀어진 것들이 남기고 간 굴곡진 풍경같은 것, 그러니까 시간의 주름. - P27

"엄마, 어떤 작가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무언가를구하기 위해 글을 쓴대." - P36

우리는 그런 것을 우정이라고 불렀다. 어디든 같이가는 것. 학교 화장실, 면도칼 씹어 먹는 언니들이있던 6학년 복도, 기차가 달리는 다리 위, 비가 오면발가락 사이에 파 뿌리가 끼는 시장, 엉덩이들이달처럼 뜨는 골목, 우리가 잘 아는 곳, 우리가 잘모르는 곳, 우리에게서 가장 먼 곳, 어디든.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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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친구 얘기를 했었죠. 대단해요. 그 녀석.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한 타고난 연애 박사인데 정작 본인은 아직도 제 싹을 듯만났다니까요. 아무튼, 며칠이 지난 다음 그 친구에게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가 먼저 조선작의 새로 나온 소설을 읽어봤다는겁니다. 저는 ‘왜 그걸 네가 읽냐? 네가 맞선 보냐?‘라면서 우스개 섞어 핀잔을 줬습니다. 친구는 다름이 아니라 그 소설 앞부분 이야기 배경이 북악에 있는 ‘P호텔‘이라는 걸 제게 알려주려고 연락한 겁니다. 제가 영자 씨를 만나게 될 실제 맞선 장소는 ‘호텔‘이지만 어쨌든 소설 속 배경도 평창동 북악터널 근처 호텔이라 그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아니겠냐고 하면서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 P53

"말 그대로 인연이 곧 연인이 된 거로군요." - P54

J씨는 천천히 소리 내어 읽었다. 그리고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책방 주인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한 다음 책을 끝까지읽을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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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해골 위에 걸어둔 순금의 눈들이휘날리는 나라에서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이상하지만은 않아서 15오래된 신발을 벗으며여름에 깃든 어둠은 오한에 떨며 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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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라는 불투명한 평화보랏빛이라는 폭력어떤 삶이라도 단 한 빛으로 모둘 수 없어서 투명해진 날개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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