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 아까 전화 잘못 걸었어요?" - P66

"아, 그게 쿠바였구나, 페루 아니고."
은하는 아차 싶었지만 지민은 그런 게 중요한 사람이아니니까 부끄러워하지는 않기로 했다.
"응, 구원이 있긴 있었더라고." - P63

‘알면 얼른 나와 방영시간 앞당겨져ㅆ어.‘
마음이 급해 은하는 오자까지 냈는데 정작 태만은 한참 뭔가를 입력하다가 ‘이제부터는 저도 영혼 있는 방송하려고요^^;‘라고 답했다. - P61

"근데 그 참가 신청을 어떻게 국장부터 아냐고요."
지민은 분명 내막이 있다고 확신하는 눈치였지만 절차상 막을 도리도 없어서 나중에는 자기 혼자 삭였다. - P47

"그렇지, 그러면 안 되죠."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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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곽 선생 딸이에요?"
그러자 토끼처럼 눈이 커진 그녀가 선숙 앞으로 몸을 들이밀며 물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저 아빠랑 닮은 구석이 없는데…………."

"그래서 낮에 찾아올 수 있었군요. 평일에 직장인이면 오기가 그럴 텐데."
"사실 먼저, 저희 아버지가 선생님께 제 이야기를 하셨다는 데 놀랐어요."
"선생님 말고, 그냥 오여사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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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해 예후이와 함께 보았던 호수를 생각하면, 세상 어디에서는 호숫물로 등잔을 밝힐 수도 있다는 얘기를 기꺼이 믿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상심이 아물면서 옥주는 옥주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시금 월계동 옥주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못난 자신이 갸륵해질 때까지 걷는 중랑천의 흔하디흔한 사람으로.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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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내게 위로를 건넸다. 내가 당신의 슬픔을 다 이해한다거나 내가 가진 슬픔에 비하면 당신의 슬픔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대신, 당신의 슬픔을 내가똑같이 느낄 수는 없겠지만 그렇더라도 당신이 혼자라고느끼지는 않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어, 찬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곧 꺼질 것 같은 촛불처럼 위태롭고시도 때도 없이 마음이 사나워지던 계절들을 통과해올 수있었다. - P133

똑같은 형태의, 똑같은 무늬의 아름다움은 얼마나 뻔하고재미없는지. 새로운 것들은 멋쟁이 친구처럼 세련됐지만,
시간을 버텨낸 것들은 과묵한 친구처럼 듬직하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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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걸려 오는 전화는 좋았던 적이 없었다. - P166

"유머의 힘은 대단하군요. 근사한 재능인 건 맞지요."
"사실은 엄청 쫄았어요."
상우는 바로 어제 일처럼 심장이 쿵쾅거리던 그 감각을 잠시 되새겼다.
"실은 저도 초등학생 때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 P171

"재벌 놈들하고 놀아주는 거 너무 지겹다. 아, 짜증."
영일 선배가 투덜대며 티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콜라캔을 집더니 꼭지를 땄다. 누운 채로 탄산음료를 마실 줄아는 무시무시한 사람. - P173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정중한 서신을 읽어 내려가며 상우는 영일 선배가 말한 ‘신선함’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어렴풋하게 생각했다. - P178

그날 주차장에서 헤어지기 전, 상우는 그간 궁금했던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불쑥 물었다 - P190

"홍영란 그분공 치시나? 같이 필드 나가도 좋고"
남편이 뭐라 하던 갖고 싶은 장난감을 향해 돌진하는어린아이의 천진함, 영일 선배도 주원의 이런 급발진이 처음은 아닌지 멋쩍어하며 농을 던졌다.
"아무튼 우리 형수님 성격이 은근히 급해요. 맨입으로그러는 거 있기 없기?" - P201

뜻하지 않은 환경의 변화는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을불러일으킨다. 집착과 상실감, 분노와 무력감, 불안과 의연함 같은 다양한 감정 속에서 우리는 붕괴하거나 정면 돌파하거나, 견디거나 놔버린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그 모든 분투에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이제 나는 안다. 그중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직접 퇴로를 끊어버리는, 스스로에게 조금 잔인해지는 사람에게 특히 더 매혹을 느끼지만. 아무튼 우리 인생에서 어느 날 닥쳐오는 어쩔 수 없는 변화가 우리의 정신을깊이 뒤흔드는 모습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 같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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