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밖으로 꺼낸 말보다 속으로 감춘 말이 언제나 더 많다. - P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미 웬만한 와인에는 예전처럼 만족하지 못하는 혀를, 만족의 허들이 높아져갈 혀를, 내가 앞으로 계속 감당할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올해 뿌린 포도씨가 와인이 되기도 전에 망할 거야.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말에 관한 경고인 줄만 알았지, 미각에 대한 경고가 될 수도 있다는 건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소주병을 따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한국 영화를 사랑한다. 한국 영화를 보며 울고 웃으며 자라왔다. 그런데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 P65

비디오 문화의 확산이 ‘문화원’과 ‘동시상영관’을 중심으로 결집된 배타적 시네필 집단 내에 성평등과 민주화를 가져왔다, 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 P119

그러니 여기서라도 지상 최대의 영화제가 내린 우아하지만 평범한 선택에 대해 불평을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늙은 영화 힙스터라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 P1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리스가 부러운 것은 그들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원하는 것을 소장할 경제력 이전에 그들의 취향이었다. - P129

높이에 대한 열망은 어떻게 흐릿해졌나. 아주 작은 수치심과 비겁함, 그리고 한없이 낮아진마음 안으로 - P135

D첫 번째 고독사 워크숍체험단에 초대합니다. - P137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스는 그 채널에 올라온 영상들을 모두 보았고 어떤 건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 P139

100여 미터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조종하는 주희선배를 생각하면 이상하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주희 선배를좋아했던 시간들, 허공에 그렸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순수한 몰입의 시간에 대한 기억만으로 충분히 보상받은 느낌이었다. - P141

사과해 주세요. 사과받고 싶어요.
사과해 주세요. 사과받고 싶어요.
사과해 주세요. 사과받고 싶어요. - P142

2012년 당시 78세의 에바 호프가 사는 텔아비브 시내 스피노자로 23번지에 가면 고양이 냄새가 진동했다. 주민들의말에 따르면 에바는 100마리도 넘는 고양이와 함께 살았다.
에바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단순하고 명확했다. 미친 노인, 카프카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 분쟁으로 사생활과 전 재산을 잃은 후에도 에바는 포기하지 않았다. 항소하고 항소하고 소송을 거듭했다. 누군가 에바에게 물었다. 그 문서들은 당신에게무엇입니까. 에바는 그 문서들이 "내게 남은 모든 것"이라고답했다." - P147

고결한 죽음 따위는 없었다. 남은 이들에게 가능한 건 개죽음뿐이었다. 방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못된 장난이 장난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건 이 고독사 워크숍에 진짜 고독사를 선물하는 거였다. - P154

그는 우는 판다가 되었고 돌아오지 않았다 - P161

그곳에서 호기와 마기를 웃길 수 있는 책을 찾아 읽었다. 처음에는 돼지, 행복, 유머, 농담, 코미디, 희극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책을 검색해서 읽었지만 행복과 웃음과 농담은어디에나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를 위한 101가지 주의사항을 다룬 실용서나 막힌 변기 뚫는 법과 같은 짧은 생활의 지혜를 다룬 책, 셰익스피어의 비극이나 365일 요리 백과 사전과 절반도 이해할 수 없는 천체 물리학에 관한 책, 지같은 한철을 보낸 시인의 시집에서도 농담을 찾아낼 수 있었다. - P161

- 단 한 사람을 위한 농담을 찾습니다.
함께해요, 코미디 클럽 ‘멀리서 본 어떤 희극처럼‘. - P170

출발선이 수없이 그어진 트랙에서 달리다 보면 어떤 출발선은 결국 결승선이 되기도 할 거였다. 진짜 안 봐도 빤한건 그런 거였다. - P193

- 매우 기름지게- 부드러운 혓바닥으로어금니 끝으로- 달걀처럼- 조금 구워서- 수줍고 차갑게- 두 배로 인색하게- 치통을 앓는 나이팅게일처럼- 확신과 절대적 슬픔을 가지고 - P1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 한 사람의 편에 서서 그를 설명하고 그의 편을 들어주는 것. - P23

윤리와 편견 속에서 인물의 삶을 건져 내는 것이 작가가인물에게 행해야 하는 것이다. 밖에서 그를 보는 것이 아닌그의 안에서 그의 눈동자로 타인과 세상을 보는 시점과시각. 그것은 소설이 잘해 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될미덕이라고 생각한다. - P26

‘좋아‘라는 진심을 담아 "싫어."라고 말할 수 있고
"관심이 없어."라는 말을 관심을 담아 말할 수 있다. - P27

작가는 어구나 표현 혹은 구성이나 형식을 이용하여자신을 드러낸다. 그것은 일종의 날씨처럼 소설 전체에영향을 준다. - P29

오묘한 날씨속에서 독자는 보면서도 모른다. 모른 채 느낀다. 빛이 있는줄 모르고. 바람이 부는 줄도 모르고. - P31

"너는 울면 안 돼. 네가 우는 건 연기가 아니고 그냥 너야."
그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감정을 전하는 자의역할은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곡 하나를 한 달.
넘게 녹음했고 다시 무대에 섰다. - P33

문학은 존재합니다. 그것은 의미도 있습니다. 왜냐고요?
내가 고통받고 희열을 느끼며 그것에 아주 많은 시간을바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존재하고 당연히 의미도있어요. - P37

어떤 세계는 현실보다 더 현실이고 실제보다 더 실재한다.
그것을 보고 감각하는 자들이 있다. 그것을 생각했다는것만으로, 그것을 마음에 품고 상상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붐비고 어쩔 줄 모르게 되는, 때문에 쓰고 싶고, 읽고 싶은, 이감각과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40

나를 안다고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중에 결국에 나를더 많이 알게 되는 이는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쪽일 거다. 나는그런 마음으로 계속 소설을 쓰고 싶다. - P46

꼭 소설이 아니더라도 몸과 마음이 힘든 이에게 이렇게권하고 싶다. 어떤 문장이든 읽고 어떤 문장이든 써 보자.
쓰거나 읽는 것은 나를 진정시키고 때로는 나를 위로하기도한다.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나. 누가 내 편을 들어 주나. 나는나에게 말할 거야. 나는 내가 받아 줄 거야. - P53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서커스를 한다. - P60

「사라지는 것들」을 엄마가 읽었다. 그 소설은 엄마를 지생각하고 썼다. 엄마라면 그 소설에서 무엇이 엄마의 것인지알 것이다. 그래서 엄마에게는 그 소설을 보여 주지 않았다. - P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