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웃음소리에 작은방이 우렁우렁 울렸다.
-여기가 우리 영혼의 집이야. 너도 금방 알게 될 거란다.
".
그때의 엄마는 누구보다 진심이었을 거라고 유란은 생각했다. - P21

이서는 유란을 언니라고 불렀다. 언니. 아무 덧붙임 없이 그렇게만메시지를 보내는 날도 많았다. 유란은 이서가 보내는 메시지들에 꼬박꼬박 답을 보냈다. 점호 시간마다 핸드폰을 반납해야 하는 열매들과 달리 유란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유란은 여전히 진심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진심은 왜 그렇게 빨리 변질될까. - P23

사는 가슴을 쾅쾅 두드리며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사과받는 신도들이진저리를 칠 때까지, 더 이상 사과받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실행하고말 때까지 집요하게 반복되는 사과였다. 더 많은 재산, 더 많은 열매.
신도들은 전투적으로 재산을 헌납하고 씨앗을 긁어모았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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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산문 문장은 고통도 적확하게 묘파되면 달콤해진다는 것을 입증하는 문장이다. 달콤한 고통이 무엇인지를 꿈과 잠의 주체인 우리는 안다. 꿈과 잠에 비유해본다면, 그녀의 문장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탈진한 상태로 깨어나서는 한참을 더 울게 되는 그런 꿈이고, 탈진한 상태로 깨어나서 한참을 더 울다가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 그 슬픔이 달콤한 안도감으로 서서히 바뀌는 것을 느끼는 순간 다시 찾아오는 그런 잠이다. - P69

그렇다면 유다는, 가장 사랑하는 대상을 배반해야만 그 사랑을 완성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던, 비극적인 인물이다. 물론 신학적으로는 터무니없는 오독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문학은 이 오독의 빛에 의지해 인간이라는 심해로 내려간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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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제." - P82

"택시부텀 불르소,
아버지는 대충 옷만 챙겨 입고 길 떠날 채비를 했다. - P101

처음 보는 모습에 놀란 아버지도 말을 잃었다.
"누구냐고! 말을 허랑게."
노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구?",
"아들인갑제."
"아들은 무신. 딸 하나배끼 읎단디."
"글먼 사윈가?"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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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같이 있기 싫은 이유는 그렇게정작 혼자 있고 싶은 이유는 없는 것스티븐 손드하임, <컴퍼니>많으면서같구나.

부영초 3학년 2반에 핑클을 좋아하는 애가 총 다섯 명있다. 다 남자애들이다. 여자애들은 H.O.T를 좋아한다.
핑클을 좋아하는 남자애 다섯 명 중 두 명은 성유리를좋아하고, 한 명은 이진을 좋아한다. - P13

나와 동준이는 이효리를 좋아한다. 동준이와 나는쉬는 시간에 내 핑클 책받침을 보면서 이효리 얘기를한다. 나는 동준이와 이효리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 P13

내가 연애에 대해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컸는지는 잘 모르겠다. - P15

정종은 마시기보다 따르기 좋은 술이다. - P20

그것을 로마 카톨릭에서는 ‘신비‘라고 하고, 한국 통속유교 문화에서는 ‘그런 거 물어보지 말고 그러려니 해라‘라고 한다. - P22

잠깐이나마 사춘기의 요동치는 감정들을 쓸모 있게 활용할 수 있었던 그 시 수업 시간은 언제나 기다려졌다. 어쩌면 평생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다. 써내지 않아도 되는 주에도 썼다. 어떤 시는 노래로 만들어서 밤늦게 애들이랑 한방에 모여 녹음하고 돌려 들었다. 사감선생님이 낌새를 채고 문을 벌컥 열면 토론 대회 준비중이라고 둘러댔다. 시는 노래가 되었다가 랩이 되었다.
가 러브레터가 되었다가 대자보가 되었다가 했다. - P29

목숨을 걸고 진실게임을 했다.
담배를 피워본 적 있다는 진실. 야동을 본 적 있다는 진실. 누구누구를 좋아했던 적 있지만 지금은 절대아니라는 진실 등이 공유되었다. 우리 사이는 새 학년친구에서 혈맹으로 깊어가고 있었다. - P37

"무슨 비밀인지 알 것 같다 야. 그거구나?"
그때 알았다. 내 비밀의 감옥에 나도 모르는 경보가 있었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 P39

현실에서 악당이 나오는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철없는 생각이지만, 그때는 그게 나의 바람이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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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괄호를 너무 많이 쓴다. - P74

숨고 싶으면서도 숨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마음은 때로 너무단순하면서도 복잡해서 나를놀라게 만든다(사실은 안 놀랐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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