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길을 선택한 이후의 이야기다. 내 이야기인 동시에 곤충의 이야기다. 나는 곤충학자로 불리지만, 사실 ‘벌레박사‘가 익숙하다. 지인들이 나를 그렇게 부르고, 연구하는 곤충들도 주로 딱정벌레, 버섯벌레 등 ‘벌레‘로 불려서다. ‘벌레‘와 ‘곤충‘은 같은 말일까다른 말일까.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 그건 아닙니다. 곤충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 대학원에서 고급 취미생활을 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도 충분히고민하고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곤충연구가 잘 되어 있다면 굳이제가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지요. 우리나라 곤충에 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하니 곤충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 P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벌레는 내 곁에 늘 공기처럼 머무르고 있어서 호불호 자체가 없다. 내게 벌레를사랑하는 기분은 그런 기분인 것 같다. - P7

그렇게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니 일 년여 동안의 갈등이 마무리되었다. 마음 한구석에 미련은 남았지만 무거운 심리적 짐을 벗고나니 홀가분했다. - P19

가하지만 분류학 분야는 인기가 없기 때문에 대학원생이적어서, 필요로 하는 과목의 강좌가 개설되어도 수강생이 나 혼자일 때가 종종 있다. 교수와 일대일 수업이다. 혼자서 세미나를 해야하니 원서 한 권을 전부 번역해 발표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담당1 ㅂㅂ 비치는데 대개 나보다 어리다. - P27

"종에 대해 설명해보세요."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대가 높아 그런가 새어 들어오는 공기가 제법 맑다는 생각을 하는데 때마침 인주 씨가 여기요, 하면서 물잔을 내밀었다. - P47

그럼 결국……… 아무 일도 없었던 거네요?
나를 거꾸로 걸린 그림처럼 바라보던 인주 씨가 되물었다.
그런가요? - P73

혹시 말이에요.
인주 씨가 점점 길어지는 정적을 끊어 내며 물었다.
오늘 우리가 만난 얘기 쓸 건가요?
.......
나는 찬물 세례라도 받은 것처럼 동작을 멈췄다. - P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회 수 1,002,638 좋아요 11만 싫어요 491423 - P133

장우는냉장고의 문짝을 가만 올려다보았다. 부채꼴 모양의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장우의 냉장고는 4등급, 다소 낮음이었다. - P149

그러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새댁도 내년엔 아기 가져야지."
나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척하면서 일어났다.
"저 급히 볼일이 생겨서 잠깐 나갔다 올게요." - P169

"갑자기 왜요?"
"거기서 물어보더라고. 이집계속 나가고 있냐고. 그래서 그렇다고 했지 뭐."
그리고 이어 말했다. - P188

또다시 초인종이 울렸다. 이번에는 자정이었다. 방문자의 정체를 알고 나니 이전만큼 두렵지가 않았다. - P217

"진짜 모르겠어요? 내가 지유씨 좋아하는 거잖아요.
저 여자 만날 만큼 만나봤어요. 그런데 여태까지 이렇게, 진짜, 뭔가, 통한다는 느낌이 드는 여자는 단 한번도만나본 적이 없다고요. 다른 게 아니라 바로 그것 때문에 지유씨 좋아하는 거라고요." - P111

옥상 온천에 올라가기 전, 방 안에서 푸시업을 했다.
오십개쯤 했을까, 귀밑에서 땀방울이 뚝 떨어졌다. 손바닥에는 다다미 자국이 깊게 남았다. 백개를 채우고화장실 거울에 상반신을 비춰봤다. 가슴과 배, 삼두에차례로 힘을 줬다. 그리고 신속하고 깔끔하게 자위했다. 여러모로 한결 편해졌고, 이제야 비로소 혼탕을 문제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 P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