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철학책은 […] 자전적이다. 비록 사람마다 얼마나 그런지말하기는 어렵지만, [책은] 그것을 쓴 사람의 전기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의 경우도 [나의 전기와 이 책이 얼마나 연관되어 있는지를말하기는 어렵다. 나는 언제 이것을 쓰기 시작했는지,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것을 써왔는지 말할수 없다.
다만 아주 어렵게 그 마지막날짜를 기록할수 있을 뿐이다.
- 도나텔라 에스테르 디 체사레 * - P9

이 책은 사유의 짧지 않은 여정을 담고 있다. 그것은 잘 그려진 지도를 들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 계획된 여정은 아니었다. 그저 매번 어떤 질문에서 촉발된 하나의 사유 과정이 작은 매듭을 짓고 나면, 다시금 그 매듭을 풀거나 끊어야 할 날카로운 질문이 떠올랐고,
그 질문으로부터 새로운 사유의 과정을 이어 가야 했다. 그렇게 이어진 길을 따라 지금 여기에 서 있다. - P9

그래서 주변화된 삶이 있는, 말하지 못하는 경험이 있는 곳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세계에 드러나지 않아 존엄도 권리도 주장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들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며연구와 작업을 시작했다. 지식담론의 권력으로 재단하지도 말고,
감히 그들의 이야기를 대리(代理)할 수 있다고 오판하지도 말고, 타자/소수자/서발턴이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언어를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작업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질문과 만났다. - P10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정리할 수 있기를 기대했던 이 작업은, 펼쳐 읽기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곧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여전히 답이나 해결보다 더 많은 물음과 고민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 P15

말하는 인간호모 로쿠센스(Hono Logina) - P20

이거야, 잘 들어 봐, 피콜로 귀와 머리를 열어야 해. 날 위해 이해해 줘야해.
그대들이 타고난 본성을 가늠하시오.
짐승으로 살고자 태어나지 않았고오히려 덕과 지를 따르기 위함이라오. (레비, 2010: 174) - P23

노동, 작업, 행위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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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 나간 아버지로부터는 소식이 없었다.
엄마는 고달프고 고단하고 고적했다. 그런고달프고 고단하고 고적한 날의 어느 밤에엄마는 달빛을 이용해 그림자놀이를 했다.
엄마는 그림자놀이를 달빛 아래서 하고 동네 사람들은 햇빛 아래서 하는 게라고 나는생각했다. - P31

언제 한 번이라도 다리 쭉 펴고큰대자로 누워볼 수 없게옹색한 거처에서. - P15

고향을 생각하고, 집을 생각하면 따뜻하고기분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향을 생각하는마음 깊숙한 곳에 또아리 틀고 있는 스산함, 황량함의 감정을 나는 쉽게 말해오진못했지만 부정할 수는 없다. 헐벗은 산천,
버림받거나 잊혀진 세상의 오지. 그것이 내고향의 일면이기도 하다. 내가 태어난 마을은 정확히 서향이다. 해는 언제나 우리 동네 뒤에서 떠서 앞으로 진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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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잠깐이라도 바깥바람좀 쐬고 오는 게 어때?" 아빠가 말했다. - P264

"자, 이제 됐어요." 결국 내가 입을 열었다. 딱히 대상을 두고한 말은 아니었다. 우리 세 사람은 천천히 일어났고 피터는 방을 나갔다. - P262

손이 묵직해진 느낌이었다. 상실을 상기시키는 무게감, 손을 들어올릴 때마다 나를 훅 잡아당기는 무엇이었다. - P263

엄마는 배를 부여잡고소리질렀다. "아퍼! 아퍼!"
고통.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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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이석기 전의원과 통합진보당 내란 음모사건이 이 답신의 화제가 되어버렸는데 그 이유가 없지 않습니다. - P143

모두, 잘 지내시죠.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시원하게 내립니다. - P141

무탈한 여름 보내시길 빌겠습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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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외치신다,
눈 뜨고 잠든 채로ㅡ 안 돼! 종이로는.
그의 요란한 잠꼬대가 - P35

당신은 갈비뼈를 뽑아남자 대신 나를 만드셨다 - P32

그때마다 나는 세네치오를 불렀고부화하기 전의 노른자처럼 충혈된 그가 왔다 - P31

시간의 머리칼이 미친 듯 달아나는 - P24

그 전에, 봄의 잠시 벌어진 입속으로프리지어 향기, 설탕에 파묻힌 이빨들은사랑과 삶을 발음하고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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