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을 위반하는 악동 예술은 사실 가장 위험회피적이며, 돈있는 수집가라는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 무한 반복되는 재탕묘기이다. - P160

멕시코인은 뒤에서 보조하는 일을 한다. 한번은 내가 친구를사귀었는데 엄마가 그 아이와 놀면 안 된다고 해서 왜냐고 묻자,
엄마는 그 아이가 멕시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악할일은 내가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네가 멕시코사람이라서 너랑 놀면 안 된대." 그러자 걔가 말했다. "나는푸에르토리코 사람이야." - P151

나는 개인이 겪는 인종 트라우마에 관해쓰는 일이 늘 불편했다. 인종 트라우마를 틀 짓는 뻔한 형식이불만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고백적 서정시의 형식은내 인생이 그렇게 비범하지 않은데 나의 아픔만 특별하고,
이례적이고, 극적인 느낌이 들어서 적절하지 않아 보였다. - P72

모든 애인들에게 잘 자라고 입 맞출 것이다. - P78

「문라이즈 킹덤」도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지구에 기억을 심어주는 할리우드 산업은 백인 향수를 일으키는가장 수구적인 문화적 주범이며, 무한 반복되는 타임루프에 갇혀1965년 이후로 미국의 인종 구성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점을인정하길 거부한다. 할리우드 영화의 출연진을 보면, 유럽 혈통만조심스럽게 골라 그들만 미국인으로 등장하도록 보장하는 백인우월주의 법이 아직도 이 나라를 "보호"하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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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도착한 메일에는 바람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 P39

"사실 저분도 소설을 쓰세요. ‘
"그래요? 소설가이신가요? 몰라봤네요." - P41

세컨드 윈드요약: 운동하는 중에 고통이 줄어들고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상태. - P45

된장과 약간의 야채를 먹고 - P49

"질문은 제가 먼저 했어요. 대답은 아직 못 들었구요. 그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 P51

"두 분은 아시는 사이인가요?" - P53

"어떻게 하다가 이 섬에서 혼자 살게 된거야?"
"어떻게 한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한 거야. 그랬더니 이섬에서 혼자 살게 됐네." - P56

"끝까지 가려고 했던 모양이군요." - P59

그럼에도 삼십칠 년을 더 살아 할머니로 죽고, 그러는 동안 그녀의 아들은 얼마든지 살 수 있었지. 그 하루하루는늘 새 바람이 그녀 쪽으로 불어오는 나날이었다고 해."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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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 일상적인 몸-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몸-문화를 입는 것, 그 위에 나의 진정한 개성이 드러나게한다는 것이 아주 멋진 표현인 것 같다. - P35

이미 규정되고 사용된 ‘말해진말‘ 말고 지금 이 순간 새롭게 생성하고 관계 맺는‘말하는 말’을 발견하는 것이 예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 P37

흔히 드라마는 인물을 통해 인물이 속한 세계를 경험시킨다고 하지. 인물은 혹은 인물을 맡은 배우는 관객이드라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통로고. 그랬을 때 포커스는 그 세계에 가 있게 되잖아. 그런데 내가 <데미안>을공연했을 때는 그 ‘통로‘가 더 중요했어. 물론 그 통로가 중요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도 중요하지, 거의 동급으로. 나, 양종욱은 나를 〈데미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로 삼는 동시에 그냥나인 거야. 흔히 배우를 무당에 비유할 때 무당은 통로일 뿐그 너머 세계가 중요하지 무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기존의 배우에 대한 이해나 요구도 그쪽이고. 근데 지금의 나에게는 이 무당이 중요해. - P41

거기 어떤 비밀이 작동하고 있는 거잖아. 근데 그런 것들을 생각할 여유나 틈이 없으면 루틴이 돼버리는 거지. 열심히하고 박수 치고 받고. 인터파크 별점 주고 리뷰 읽고. 납작해져버리는 거야. - P43

관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직관적으로 알겠는데 거기에대한 고민이 너무 얕았어. 그 고민이 아주 핵심인데 이제까지너무 핵심적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반성해. 그 누구도 빗겨갈 수 없는 핵심적인 질문이야. - P44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스타니슬랍스키(Konstantin Sergeevich Stanislavskii,
1863-1938)는 러시아의 배우이자 연출가이자 연극 이론가다. 연기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학문의 영역, 실험하고 규명할 수 있는 과학의 영역으로 편입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자신이 개발한 체계적인 연기 방법론을 ‘시스템‘이라고 명명했으며, 현대 사실주의 연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용어-목표, 행동, 장애, 비트, 스코어, 주의 집중, 정서 기억 등-를 창안하기도 했다. 그의 초기 방법론을 배운 제자들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초기버전의 시스템을 전파했으며, 이것이 정서와 감정에 치우친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소위 미국식 연기 방법론의 대명사인 ‘메소드‘가 되었다. - P49

김석주 맞다. 배우가 자기만 아는 아주 개인적인 감각으로,
자신만의 아주 구체적인 몸의 경험으로 세계를 만나낼 때, 관객은 그것이 익숙한 연기 기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 ‘맞다‘, ‘뭔지 알겠다‘고 느낀다. 일종의 무의식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 P53

외부 때문에 움직이게 되고 외부 때문에 말하게 되면 주의가 다 외부로 나가 있어서, 관객은 결국 그 외부의 힘까지, 어쩌면 이 사회의 시스템과 이데올로기까지 볼 수 있게 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 속에서 관객이 권력관계, 힘의 관계, 사회적인 관계까지 읽어낼 수있다면, 그 말 뒤의 이념·권력·정치·폭력 같은 것을 감지할 수있다면, 물리적 세계를 넘어 전체 사회구조 안에서의 힘, 계급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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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정원은 잊게 만든다. 우리는 잊는다. 우리 자신을세상으로부터의 근심과 고통을 - P37

누구인가, 이 숨겨진 정원에 낙원의 씨앗을 뿌려둔 이는 그것은 저절로 탄생하고 저절로 사라지는 생명이었지 우리에게 주어진선물은 아니었다. 우리는 우연히 지나치던 행복한 나그네에불과했다. - P40

비가 내릴 거라는 소식을 들으면 나는 두근거린다. - P42

5월의 정원은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꿈이다. 한여름의정원은 어떤 격렬함의 구현이다. 그러나 가장 신비한 것은 겨울의 정원이라고 나는 말한다. 겨울의 정원을 책으로 비유한다면 ‘모든 이를 위한 것은 아닌not for everyone‘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P43

11월은 황홀했다. - P45

이 마을 주변의 시설물 이름에는 ‘숲Wald‘이 붙은 것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 중에는 ‘숲안쪽das Waldinnere‘이있다. 그것을 우리는 훨씬 더 평범하게 ‘숲속‘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나를 가장 매혹시킨 하나의 단어는 ‘고독ieWaldeinsamkeit‘이다. 그러나 그것을 ‘숲속의 고독‘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 - P48

내 글은 아무도 모르게 달아나는 중이다. 글자그대로 읽히는 것‘으로부터. - P49

아마도 들토끼나 여우 그리고 기러기 같았다. 눈이 없었다면보이지 않았을 것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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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을 갖춘 작품들은 매년 열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겨울 정도이다.
* - P130

게다가 엘리트들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영역이 엔터테인먼트 시장 전망이다. 이 분야는 기본적으로 날씨와 같다. 어떤 작품이 성공하고 어떤 작품이 실패할지 아무도 모른다. 사후 분석만 가능할 따름이다. - P135

"창의력이 곧 상품인 문화 사업은 확률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창의력 시장‘에 내재한 카오스 특성을 치유할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카오스를 이겨 내는 불굴의 투지와 끈기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 - P136

한 달 동안 열린 무명화가협회 전시회의 누적 관객은 총 3500명이었다. 비평가 루이 르루아가 이 전시회를 둘러보고 잡지에 혹평하는 기고문을 썼다. "벽지도 이 그림보다는 낫겠다. 이 그림에는 인상만 듬뿍 담겨 있다……………" 무명 화가들을 부르는 명칭이 거기에서 나왔다. 인상파. 이때 작품을 낸 젊은 화가들은 모네, 세잔,
드가, 르누아르, 피사로 등이었다.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혁명적이었고 가장 유명하고 가장 중요한 전시회다. - P139

"선배, 기자의 자질을 시험으로 알아본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인 것 같아요. 우리 그러지 말고 인력 충원 방식 자체를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확 바꾸면 어떨까요?
각 기자들이 같은 출입처에 나가는 경제지와 인터넷 신문 기자들중에서 괜찮다 싶은 젊은 기자들을 수시로 추천하고, 그 사람들을인사팀에서 살피면 어떨까요? 어떤 사람이 기자 일을 잘할지 못할지 알려면 그 일을 진짜로 시켜 보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 P160

제주4·3평화문학상의 경우 워드프로세서 문서로 작성하되글씨체는 바탕체, 글자 크기는 12포인트로 하고 용지 좌우여백은각각 30밀리미터로 하라는 등의 지시가 있다. 한겨레문학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응모작의 본문 스타일도 제각각이었다. 심지어 200자 원고지에 볼펜으로 쓴 원고도 한 편 눈에 띄었다. - P167

그런데 『누운 배』를 본심에 올릴 때 나는 다소 망설였다. 그것은 『누운 배』 탓이 아니었다. 다음과 같은 문제들 때문이었다.
① 심사 첫날 읽은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내가 제대로 평가한건지 의심이 들었다.
② 너무 내취향인 소설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③ 내가 예심에서 떨어뜨린 응모작들에는 다른 기회가 없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다. - P179

나는 여기에서 ‘나도 그렇게 별종은 아님‘이라고 주장하는 게아니다. 내가 주장하려는 바는, ‘문학장(場)의 일반적인 합의‘와 정확히 일치하는 문학관을 지닌 소설가나 평론가는 아무도 없다는것이다. 얼굴이 정확히 한국인 평균처럼 생긴 한국인이 존재하지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 P183

응모작에 대한 평가는 굉장히 솔직하고 구체적이었다. 비판의 각도와 기준은 그야말로 전방위였다. 문장, 인물, 주제, 소재, 구조, 대사, 배경, 사실성, 서사성, 서정성, 예술성, 진실성, 시대성,
설득력, 흡입력, 완성도, 성숙도, 세련미, 참신함, 꼼꼼함, 날카로움………… 듣다 보니 등골이 서늘했다. 그런 날선 비평을 직접 듣거나본 적이 없어서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내 작품의 단점을 누군가 저렇게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말을 들으면 울면서 뛰쳐나가게 될 것같았다. 그래 놓고 심사위원들은 다들 내게 ‘심사평은 응모자들이용기를 얻도록 잘 써 달라, 모든 원고들에 대해 한 줄씩이라도 언급해 달라‘고 부탁했다. - P188

장강명: 수상작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상의 개성이 없다.
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유정: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게심사위원만의 문제도 아닌 게, 예를 들어 역사소설 당선작이 나오면 역사소설 응모작이 모이고,
노숙자를 다룬 작품이 당선되면 노숙자나 다른아웃사이더를 다룬 응모작들이 많아지더라고요.
응모자들이 전년도 당선작을 마치 모범 답안처럼여기는 것 같아요. 뭐가 먼저고 뭐가 나중인지 모르겠지만.…………. - P198

이런 요령들은 정말 돈값을 하는 걸까? ‘공모전에 당선되려면글씨체는 신명조체, 글자 크기는 10포인트, 장평은 90퍼센트, 자간은 마이너스 7퍼센트로 해야 한다‘는 말에 비해 얼마나 믿을 만한걸까? 누구도 모른다. 어쨌든 취업 성형도, 취업 사교육 강좌도, 취업 부적도, 합격 정장도 잘 팔린다.
얼마나 기괴한가얼마나 처연한가 - P206

로스쿨, 대학 총장 추천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적인견해는 따져 보면 다 같은 내용이다. 첫째로는 ‘못 믿겠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가진 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스쿨과학생부종합전형은 모두 각종 부정 의혹을 사고 있다. 그 두 제도에붙는 멸칭도 같다. ‘현대판 음서제‘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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