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을 옮겨 올 수 있을까 - P80

데려올 수 있을까 갸웃하는 고갯짓과 물음표들이 이루어내는 조심스러운 곡선을 - P80

제단을 마련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준비할게 - P82

어제의 빗줄기를 풀어 스웨터를 짠다 - P84

우리는 곁에 없을 때 사랑한다 - P85

내 몫의 꽃들을 모두 태워 바치고제단 위에 몸을 눕힐게 - P82

시계를 놓고 갔네요. 멀게 다가오는 궤도에 대해 골몰하느라 달은 매일 조금씩 다른 자세를 연습하는군요. 남겨두고 온 것들은 모두 문이 되었습니다. - P86

눈빛이 액체라면 - P88

눈을 뜨자 뱃속으로 나무가 쏟아졌다. - P91

연약한 것들의 목록이 상연되었습니다 - P92

눈동자를 손에 쥐고 눈송이를 불렀다.
빛을 이해하기 위하여.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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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을 향하고는 있었으나 숲으로 가지 않아도 좋았다. - P54

나는 마법의 장소에 있었다. - P54

지난밤. 두시와 세시, 그리고 네시에 호텔 어딘가에 있는 괘종시계가 무거운 소리로 시각을 알렸다. 옛날식 커다란 시계의몸통에서 울리는 진짜 쇠공이 소리이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며 종소리를 세었다. 종소리로부터 파생된 무수한 생각들이나를 뒤척이게 만들었다. - P55

누군가의 묘석을 청소하는 일은 생전 처음이라고 나는 말했다. 제발트의 책에서 읽은 만성절 아침 안개가 짙게 낀 묘지에서 죽은 남편의 묘석을 청소하는 나이든 여자들에 대한 묘사가 기억났다. - P61

커피하우스의 숙녀들로 대표되는, 정체불명의 도도한 노년 여성 계급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다정한 수다를 풀어놓는 동네 할머니들이 앉아 있었다. - P63

더위와 먼지와 긴 산책과 작별에 지친 우리를 맑은 우물처럼 위로했다. 기차 시간이 다가왔다. - P65

하늘의 푸르름 위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며누런 금속이 얼마나 깊은지 모른다내가 아는 것은 단지 달은 차갑고 태양은 더우며들 모두 인간의 목숨을 갉아먹는다는 것곰고기를 먹는 자살이 찔 것이며개구리를 먹는 자여위어가리라 - P69

구석구석의 그늘에는 다양한 농담의 어둠이 고여 있었다. - P74

나는 소스라치며 뒷걸음쳤다. 오래전 어느 날 당신의꿀처럼 솟아로부터 온 편지……… 그 순간 문득 작별은 사랑과 마찬가지로특정 시기에만 국한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삶의 시간 내내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비밀의 의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P82

갑작스러운 정적이 우리를 둘러쌌다. 우리는 숲안쪽에있었다. 우리는 발목이 없다. 나무들은 안개의 베일을 걸친 배들이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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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위반하는 악동 예술은 사실 가장 위험회피적이며, 돈있는 수집가라는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 무한 반복되는 재탕묘기이다. - P160

멕시코인은 뒤에서 보조하는 일을 한다. 한번은 내가 친구를사귀었는데 엄마가 그 아이와 놀면 안 된다고 해서 왜냐고 묻자,
엄마는 그 아이가 멕시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악할일은 내가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네가 멕시코사람이라서 너랑 놀면 안 된대." 그러자 걔가 말했다. "나는푸에르토리코 사람이야." - P151

나는 개인이 겪는 인종 트라우마에 관해쓰는 일이 늘 불편했다. 인종 트라우마를 틀 짓는 뻔한 형식이불만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고백적 서정시의 형식은내 인생이 그렇게 비범하지 않은데 나의 아픔만 특별하고,
이례적이고, 극적인 느낌이 들어서 적절하지 않아 보였다. - P72

모든 애인들에게 잘 자라고 입 맞출 것이다. - P78

「문라이즈 킹덤」도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지구에 기억을 심어주는 할리우드 산업은 백인 향수를 일으키는가장 수구적인 문화적 주범이며, 무한 반복되는 타임루프에 갇혀1965년 이후로 미국의 인종 구성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점을인정하길 거부한다. 할리우드 영화의 출연진을 보면, 유럽 혈통만조심스럽게 골라 그들만 미국인으로 등장하도록 보장하는 백인우월주의 법이 아직도 이 나라를 "보호"하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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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도착한 메일에는 바람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 P39

"사실 저분도 소설을 쓰세요. ‘
"그래요? 소설가이신가요? 몰라봤네요." - P41

세컨드 윈드요약: 운동하는 중에 고통이 줄어들고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상태. - P45

된장과 약간의 야채를 먹고 - P49

"질문은 제가 먼저 했어요. 대답은 아직 못 들었구요. 그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 P51

"두 분은 아시는 사이인가요?" - P53

"어떻게 하다가 이 섬에서 혼자 살게 된거야?"
"어떻게 한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한 거야. 그랬더니 이섬에서 혼자 살게 됐네." - P56

"끝까지 가려고 했던 모양이군요." - P59

그럼에도 삼십칠 년을 더 살아 할머니로 죽고, 그러는 동안 그녀의 아들은 얼마든지 살 수 있었지. 그 하루하루는늘 새 바람이 그녀 쪽으로 불어오는 나날이었다고 해."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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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 일상적인 몸-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몸-문화를 입는 것, 그 위에 나의 진정한 개성이 드러나게한다는 것이 아주 멋진 표현인 것 같다. - P35

이미 규정되고 사용된 ‘말해진말‘ 말고 지금 이 순간 새롭게 생성하고 관계 맺는‘말하는 말’을 발견하는 것이 예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 P37

흔히 드라마는 인물을 통해 인물이 속한 세계를 경험시킨다고 하지. 인물은 혹은 인물을 맡은 배우는 관객이드라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통로고. 그랬을 때 포커스는 그 세계에 가 있게 되잖아. 그런데 내가 <데미안>을공연했을 때는 그 ‘통로‘가 더 중요했어. 물론 그 통로가 중요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도 중요하지, 거의 동급으로. 나, 양종욱은 나를 〈데미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로 삼는 동시에 그냥나인 거야. 흔히 배우를 무당에 비유할 때 무당은 통로일 뿐그 너머 세계가 중요하지 무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기존의 배우에 대한 이해나 요구도 그쪽이고. 근데 지금의 나에게는 이 무당이 중요해. - P41

거기 어떤 비밀이 작동하고 있는 거잖아. 근데 그런 것들을 생각할 여유나 틈이 없으면 루틴이 돼버리는 거지. 열심히하고 박수 치고 받고. 인터파크 별점 주고 리뷰 읽고. 납작해져버리는 거야. - P43

관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직관적으로 알겠는데 거기에대한 고민이 너무 얕았어. 그 고민이 아주 핵심인데 이제까지너무 핵심적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반성해. 그 누구도 빗겨갈 수 없는 핵심적인 질문이야. - P44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스타니슬랍스키(Konstantin Sergeevich Stanislavskii,
1863-1938)는 러시아의 배우이자 연출가이자 연극 이론가다. 연기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학문의 영역, 실험하고 규명할 수 있는 과학의 영역으로 편입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자신이 개발한 체계적인 연기 방법론을 ‘시스템‘이라고 명명했으며, 현대 사실주의 연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용어-목표, 행동, 장애, 비트, 스코어, 주의 집중, 정서 기억 등-를 창안하기도 했다. 그의 초기 방법론을 배운 제자들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초기버전의 시스템을 전파했으며, 이것이 정서와 감정에 치우친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소위 미국식 연기 방법론의 대명사인 ‘메소드‘가 되었다. - P49

김석주 맞다. 배우가 자기만 아는 아주 개인적인 감각으로,
자신만의 아주 구체적인 몸의 경험으로 세계를 만나낼 때, 관객은 그것이 익숙한 연기 기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 ‘맞다‘, ‘뭔지 알겠다‘고 느낀다. 일종의 무의식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 P53

외부 때문에 움직이게 되고 외부 때문에 말하게 되면 주의가 다 외부로 나가 있어서, 관객은 결국 그 외부의 힘까지, 어쩌면 이 사회의 시스템과 이데올로기까지 볼 수 있게 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 속에서 관객이 권력관계, 힘의 관계, 사회적인 관계까지 읽어낼 수있다면, 그 말 뒤의 이념·권력·정치·폭력 같은 것을 감지할 수있다면, 물리적 세계를 넘어 전체 사회구조 안에서의 힘, 계급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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