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어느 날 침울한 얼굴로 술한잔할래, 물어 오는미경을 상상했다. 달착지근한 맛이 혀끝에 감돌았다. - P75

상수는 혼자 툴툴거리다 마지못한 듯 말했다. "저녁 먹고 와서 시작할게요." - P85

상수는 가슴뼈가 꺼지도록 한숨을 내쉬었다. - P95

미경의 웃음이 터졌다. 상황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상수때문에 미경은 더 길고 선명하게 웃었다. "미안해요, 내가너무 웃었죠." - P97

종현은 수영이 빨래를 개고 있을 때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고향 집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가방을 내려놓고신발을 벗는 모습이 구부정하고 무거워 보였다. 종현은곧장 화장실로 들어갔다. 왔냐는 말 한마디 없었지만 수수 차가 나기보다 미안했다. - P111

부지점장은 파란색 플러스 펜으로 상수의 셔츠 주머니아래를 찔렀다. "뭔데, 너? 너, 너, 뭐냐고?" 허연 입김이사납게 터졌다. - P7

수영은 장난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아닌가?"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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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을 쓰고 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주제라고 생각하는 핵심 문장에 밑줄을 그어요. 글 한 편에 밑줄을 여러 개긋기도 해요. ‘아,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해.‘ 이럴 땐 글의 메시지가 한 가지가 아닌 거예요. 한 번에 다 말하려고 하면 한 가지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주제별로 글을 독립시켜주세요. - P131

그러니 용기를 잃지 마시고요, 곁길로 새면다시 돌아오면 된다는 여행자의 마음으로오늘도 글 한 편 쓰시길 바랍니다.

미련하게 잘도 참았네요 첫아이를 낳는 날, 산통이 시작되어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몸속에 손을 쑥 집어넣더니 한 말이다." - P105

몸을 단번에 일으키고 커튼을 걷으면 아, 눈이 거기 있다. 창을 내내 올려 보다가 내 얼굴이 뜨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손바닥을 힘차게 흔드는 애인처럼.
눈을 그렇게 발견하는 날은, 사랑을 발견한 듯 벅차다. 18 - P123

작가에게 쓸거리가 많은건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잃지 마시고요, 곁길로 새면 다시 돌아오면 된다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오늘도 글 한 편 쓰시길 바랍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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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알아볼 수 없어서 우리 삶은 초라합니까가을달이 지고 있습니다 - P21

네 얼굴아릿하네, 미안하다 - P23

병풍 뒤에는 그 눈밭을 걸어갈 사람 하나멍든 발을 모으고 자고 있었네 - P25

겨울 병원은 영원한 얼음처럼 지워져갔다 - P122

눈의 울음은 단어인가 - P122

오므린 손금처럼 어스름한 가냘픈길, 그 길이 부셔서 마침내 사월때까지 보고 있어야겠다 이제 취한 물은 내 손금 안에서 속으로 울음을 오그린 자줏빛으로 흐르겠다 그것이 이 가을의 무늬겠다 - P15

이 봄, 핀 꽃이 너무나 오랫동안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었어요 - P29

누가 오렌지 화분을 들고 왔어! 장례식에 이토록잔인한 황금빛 우물을? 우리는 항의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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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 역시 마주 걸어오는사람에게 ‘자연스럽게 길을 피해 주는 쪽이었다. 실험을 해 본 건 《비바, 제인> 속 한 장면 때문이었다. - P129

무언가를,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굉장한 재능 중 하나다. 꼭 그만큼 삶이 넓고 깊어진다.
싫어하는 것들은 금방 잊어버리고, 좋아하는 것들의목록을 늘려 가면서 살고 싶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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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문이라고 했지………. - P23

갑자기 치마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이 소리를 냈다. 같은소리가 주위에서도 일제히 울렸다. 엄청난 음량으로 반복되는무시무시한 불협화음, 지진 경보음이다. 교실에 작은 비명이울렸다. - P29

"스즈메는 착해. 좋아." - P45

평소에는 멀리서 들리던 기적 소리가 고막을 누를 듯한 음량으로 주위에 울려 퍼졌다. 기울어진 오후 해에 밀려나듯 고양이와 의자와 나를 태운 페리가 천천히 항구를 떠나기 시작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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