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사이보그다." 한때 도발적인 선언이었던 이 말은이제 좀 낡게 들린다. 원한다고 다 사이보그가 되는 것도 아니며, 기계와 매끄럽게 결합할 수 있다는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대중의 환호를 받는 사이보그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손상된몸이 기계와 결합해 있다는 사실을 감추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 P5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이 한겨울 누군가의 집 창문밖에있다. 그는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찬 저녁식사 광경을 바라본다. 그 응시는 쓰라리고 원통한 어딘가를 늘 건드린다. 내가저 ‘정상성‘의 세계에 속할 수 있을까. 소수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그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질문한다. 자신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사회가 보는 시선으로 자기 밖에서 자기를 바라본다. 이 이중 삼중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괴물‘ 그리고 ‘사이보그‘이다. 그러나 ‘괴물들‘은 또한 안다. - P6
과학 지식과 기술의 발전은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는듯 보이며, 그 가운데 장애인들의 삶이 개선되는 모습은 과학기술이 펼칠 미래의 청사진을 그릴 때 가장 선명한 곳에 배치하고싶은 감동적인 사례다. - P8
하지만 성인이 된 2006년의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예수님이 "일어나 걸어라"라고 말하지 않고, "걷지 않아도 좋으니 (네 방식대로) 당당히 일어나라"라고 말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 P9
우리는 분명 달랐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장애인이라고 분류되는 특정한 정체성 집단에 속해 있고, 사회에서 ‘비정상‘이나 어딘가가 ‘결여된‘ 존재라고 규정되는 일상에 맞서왔다는 공통점이 훨씬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두 사람은 모두열다섯 살 전후에 처음 장애를 보완하는 보조기기 (휠체어와 보청기)를 만나 그것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그때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뭐라고 규정해야 할지 불분명한 가운데서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 P10
다른 한편 우리가 사이보그적인 존재라고 스스로를 이해한다고 해서 SF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내가 인간인지 아닌지를 매일 아침 궁금해하는 것도 아니다. - P11
처음으로 내가 쓴 소설이 공식 지면에 실렸던 날을 기억한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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