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얼굴
이슬아 지음 / 위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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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로 그리고 타인이자 전체의 부분으로 기꺼이 살고 쓰려는 이의 마음과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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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상수는 참아야 했고 참을 수 있었다. 어차피 문제는 굴욕의 대가이지 굴욕 자체가 아니지않나. 상수는 옅은 후회마저 느꼈다. 왜 그때 좀 더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당할 것을 모르지도 않았는데, - P9

역시나 그 일 때문일까. 수영이 이전과 달라진 듯한 느낌에 상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아무렴 그 일 때문일까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일 말고는 수영을 달리 설명하기어렵지 않을까. 어쩌면 예쁜 여자들 특유의 변덕이거나,
흔한 밀고 당기기일지도 몰랐다. 그런 쪽으로 상수는 영자신이 없었고 상대방이 수영이라면 더욱 그랬다. - P11

상수는 양치 거품을 내뱉다 말고 거울을 봤다. 허연거품 비벼진 얼굴이 지지리 못나 보였다. - P17

었다. 상수는 양치 거품을 내뱉다말고 거울을 봤다. 허연거품 비벼진 얼굴이 지지리 못나 보였다. - P17

솔직히 수영도 알고 있지 않을까? 은행에서 일하면 돈맛을 모를 수 없었다. 얼마나 맵고 짠지, 또 달달하고 상큼한지. 창구에 앉아 있으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맡기러 온 사람과 꾸러온 사람이 한눈에 꿰뚫려 보였다. 그래, 그런 거겠지. 아직 젊을 때, 시간 있을 때 어리고잘생긴 남자와 연애 좀 해 보고 싶은 거겠지. - P23

"그러니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좀!" 경필은 담배를탁탁 털어 껐다. - P33

상수는 닥치고 가만히 있지 못했다. 수영을 좋아한다고말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간 곱씹던 후회까지 더해져 감정은 더욱 확실해졌고 뭐라도 해야 했다. 이대로 가만히있을 수는 없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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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서 상수는 두어 주에 한 번씩 미경의 지인을만났다. 친구들과 친한 언니들. 같은 동네, 학교, 성당, 자모회들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직업도 공중파기자, 변리사, 회계사, 변호사에 홈쇼핑 호스트와 사진작가 드레스 디자이너까지 각양각색이었다. - P161

수영은 종종 친구 집에서 자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종현은 알았다고만 말했다. - P183

"다들 수군거리기만 했지, 아무도 몰랐어. 오피셜리 확인한 바도 없고." 양 과장이경필을 쳐다봤다. "그렇지, 소계장?" - P215

종현도 원치 않게 굴러떨어진 구덩이였고, 올라올 수 없으니 더 파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것 역시 알았지만, 마찬가지로 수영 자신 역시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쳤으니까. 사랑이나 생활 어느 한 가지가 아니라 사랑하는 생활에, 생활해 가야 하는 사랑에지쳤으니까.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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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모르겠으나 눈을 뗄 수 없었다. - P23

"아침에 영 못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니까………."
치카에게 빌린 머리빗으로 흐트러진 머리를 빗으면서 한숨섞인 불평을 늘어놓았다.
"응, 누구? 남자친구?"
"남자친구 같은 거 없다고! 그냥 일반적으로 말이야." - P105

다이진은 한번 만져보라는 듯 몸을 휙 굴려 배를 드러내더니 그대로 기분 좋게 또 회전해 이번에는 엎드려 앞발을 들어하늘을 가리켰다. - P133

"머나먼 선조의 고향 땅이여, 오래도록 배령받은 산과 하천이여, 경외하고, 경외하오며…………." - P143

빛이 사라진다. - P155

"소타 씨. 이렇게 밟아도 괜찮아요?"
올라가기 전에 물어!"
발밑에서 의자가 아등바등 몸부림쳤다. 꺄악, 소리를 지르며실컷 웃었다. - P173

"다이진은 이제 요석이 아니야."
"뭐라고?"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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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사이보그다." 한때 도발적인 선언이었던 이 말은이제 좀 낡게 들린다. 원한다고 다 사이보그가 되는 것도 아니며, 기계와 매끄럽게 결합할 수 있다는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대중의 환호를 받는 사이보그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손상된몸이 기계와 결합해 있다는 사실을 감추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 P5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이 한겨울 누군가의 집 창문밖에있다. 그는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찬 저녁식사 광경을 바라본다. 그 응시는 쓰라리고 원통한 어딘가를 늘 건드린다. 내가저 ‘정상성‘의 세계에 속할 수 있을까. 소수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그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질문한다. 자신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사회가 보는 시선으로 자기 밖에서 자기를 바라본다. 이 이중 삼중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괴물‘ 그리고 ‘사이보그‘이다. 그러나 ‘괴물들‘은 또한 안다. - P6

과학 지식과 기술의 발전은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는듯 보이며, 그 가운데 장애인들의 삶이 개선되는 모습은 과학기술이 펼칠 미래의 청사진을 그릴 때 가장 선명한 곳에 배치하고싶은 감동적인 사례다. - P8

하지만 성인이 된 2006년의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예수님이 "일어나 걸어라"라고 말하지 않고, "걷지 않아도 좋으니 (네 방식대로) 당당히 일어나라"라고 말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 P9

우리는 분명 달랐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장애인이라고 분류되는 특정한 정체성 집단에 속해 있고, 사회에서 ‘비정상‘이나 어딘가가 ‘결여된‘ 존재라고 규정되는 일상에 맞서왔다는 공통점이 훨씬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두 사람은 모두열다섯 살 전후에 처음 장애를 보완하는 보조기기 (휠체어와 보청기)를 만나 그것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그때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뭐라고 규정해야 할지 불분명한 가운데서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 P10

다른 한편 우리가 사이보그적인 존재라고 스스로를 이해한다고 해서 SF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내가 인간인지 아닌지를 매일 아침 궁금해하는 것도 아니다. - P11

처음으로 내가 쓴 소설이 공식 지면에 실렸던 날을 기억한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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