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검열, 남들의 시선과 평가로 자신을 옭아매는 상태죠. 아마 글쓰기 최강의 방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P206

그래도 자기 검열에 너무 오래 결박되어 있으면 생각이 시들고 글이 되지 못하겠죠. - P206

보통 성폭력 피해를 다루는 기사에서 피해자에게 씻을 수없는 상처가 남았다‘라는 표현을 관용구처럼 쓰잖아요. 그런데 성폭력 피해로 생긴 상처를 정말 씻을 수 없을까요? ‘씻을수 없는 상처‘라는 말 자체가 순결주의에 따른 낙인이죠. - P208

소위 ‘정상적인 삶‘에 대한 환영을 지운 자리에 저마다 자기삶의 지도를 그리도록 용기와 지침을 주는 책은 찾아보면 반드시 있습니다. 긴 시간에 걸쳐 이런 책을 꾸준히 읽어나간다면 자기 검열로 고민하던 여러분도 ‘아, 그냥 쓰면 되는구나’‘써도 별일 안 일어나는구나‘ ‘쓴 사람이 이상해 보이는 게 아니라 당당하고 멋있어 보이는구나‘라고 느낄 거예요. 서서히그런 언어에 물들 때 자기 안에 있는 검열관의 목소리가 힘을잃을 것입니다. - P209

독서에 관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아무 조언도 따르지 말고 자신의 본능에 따라,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여, 자신의 결론에 이르라는 것뿐이다.‘ - P214

힘든 노동을 좋아하고, 신속하고 새롭고 낯선 것을 좋아하는 너희들 모두는 너희 자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너희들의 근면이란 것도 자신을 잊고자 하는 도피책이자 의지에 불과하다.2 - P215

내 - "애들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애는내 삶을 망가뜨려."
() 두 번째 문장은 첫 번째 문장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그 안에는 일관성이 있었다. 우리가 양가성을 더욱 잘 받아들일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양가성을 받아들이는 능력, 그것이바로 모성애가 아닐까.5 - P217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은 책 쓰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어요.
"나는 이웃들의 삶 속에 존재의 혁명을 일으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책은 충분히 그런 역할이 가능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대상과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인식 체계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면 다르게 살 수도 있습니다. - P218

"독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글쓰기는 사람을 정교하게 한다." 좋은 책을 읽거들랑 내게 들어온 가장 좋은 것들을세상에 풀어놓는다는 보시의 마음으로, 글로 써서 널리 나누시길 바랍니다. - P219

단, 이 책 저 책 여러 권을 읽기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보세요. 생각을 펼치고 다지는 읽기를 지나서 나만의 언어를고르고 만드는 읽기로 도약하기 위해서요. - P222

ㄹ문학이든 비문학이든, 모든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자기 생각을 내보이고 논증해서 독자를 설득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날것의 생각과 사례를 다듬고, 데치고, 익혀서, 먹을 만한이야기로 접시에 담아내 제공하는 거죠. 이게 저만의 책 리뷰방식입니다. - P227

내가 만들고 싶은 건지글이 아니다내가 원하는 건글을나 자신의일부에 가깝게 만드는 것. - P231

여자들은 저마다의 몸속에 하나씩의 무덤을 갖고 있다.
읽으면서 가슴이 쿵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이어집니다.
죽음과 탄생이 땀 흘리는 곳,
어디로인지 떠나기 위하여 모든 인간들이 몸부림치는영원히 눈먼 항구.12 - P233

많은 사람들이 흘러갔다.
욕망과 욕망의 찌꺼기인 슬픔을 등에 얹고 - P234

저도 시가 여전히 어렵습니다. 한 번 읽고 나면 이게 무슨말인가 싶어서 어리둥절하죠. 그런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시를 읽는 것 같아요. 글자는 알아도 맥락을 모르는 문장이 세상에 많다는 사실에 대한 환기이죠. ‘왜 내 말을 못 알아들어!‘라고 서로 아우성치는 인간 세상에 대한 축소판이 시집입니다.
시를 읽으면 언어에 대한 유희와 긴장과 겸손을 잃지 않게 되더라고요. - P237

마음에 들어오는 시 한 편 얻기가 얼마나 어렵게요. 그렇지만 운명처럼 마주한 시 한 구절은 한 사람이 한 시절을 버티게도 해줍니다. 여러분도 어서 삶에 시를 들여서 언어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탐닉하시길 바랍니다. - P237

ING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 P241

내 말은 세상을 너그럽게 바라보자는 것이 아니다. 솔직한 분노가담긴 글도 얼마든지 사랑에서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감정을 원천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다.16 - P243

제가 인용구를 쓰는 방법은 세 가지예요. 첫째, 평소 외우는인용구를 곧장 씁니다. 둘째, 어렴풋이 기억하는 인용구를 글에 대략이라도 써놨다가 나중에 원문을 찾아 확인합니다. 셋째, 초고를 일단 쓰고 나서 몇 문장을 인용구로 교체하기도 합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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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신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했는지 세리자와씨는 어정쩡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타마키 이모는 개의치 않고 계속 말했다. - P251

「찾는 게 뭐죠……? 찾기 어려운 건가요?」세리자와 씨의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다 옛날 가요였다. - P261

아직 문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타마키 이모는 생각했다. 어쨌든 스즈메를 만났다. 어쩌다가 본가로 돌아가게 되었고 그곳에 있다는 소타라는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겠으나, 본가에 가서 그 남자를 만나면 틀림없이 스즈메의 마음도 풀릴것이다. 그게 연애일까. 아마도 그렇겠지. 그렇다고 해도 왜 하필 새삼 본가일까. - P265

‘저 흑백 말이야.. 앞을 보고 그가 계속 말했다.
네게 원하는 게 있는 거 아닐까?"
"맞아.. 어린애 목소리가 대답했다.
"어!"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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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서배스천 영거처럼 쭈뼛쭈뼛 강연업계에 들어왔다. 그래도 청중에게 입장료를 받는 유료 강연만큼은 아직 거부감이 들어 피한다. 유료 강연이 뭐가문제냐, 판매자와 구매자가 합의한 거래 아니냐고 묻는다면 뭐라 할 말은 없다. 그냥 나의 결벽인가 보다.
악몽까지 꿨다. 유료 강연을 막 마친 내게 어떤 젊은이가 와서 "작가님 만나고 싶어서 입장권을 사려고아르바이트를 했어요"라고 말하는 꿈이었다. 이게 왜악몽인지는 아내도 이해하지 못한다. - P252

"제가 지금 메모할 상황이 아닌데 메일로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놀랍게도 여기서 메일을 보내지 않고 소식이 끊기는 곳이 절반쯤 된다. 인터넷이 안 되나? 반면 이제껏 초청한 강사 명단과 강연장 약도, 사진까지 첨부해 상세히 메일을 보내는 이도 있다. 그런데 거기에도 강연료 얘기가 없으면 난감.) - P264

어째 쓰다 보니 ‘작가의 사생활‘을 시시콜콜 털어놓는 글이 아니라 시사 칼럼처럼 되어버렸다. 그런데사생활이 이런 식으로 공동체의 과제와 만날 수도 있다. 이상한 대통령과 비선 실세 몰아냈다고 끝이 아니다. 진짜 적폐와의 싸움은 이제부터다. 좋은 나라에서는 노동의 대가가 제때 정확히 입금된다. - P272

그래서 얼마 뒤부터는 모르는 작가, 외국 작가에대해서는 추천사를 쓰지 않기로 했다. 친분 있는 작가나 출판사, 편집자의 부탁이라서 거절하기 곤란할 때는 복잡한 조건을 달았다. 첫째, 고료는 받지 않겠습니다. 둘째, 저는 읽어보고 솔직하게 감상을 보낼게요. 추천사로 쓰고 싶으면 쓰셔도 좋고, 마음에 들지안으며 버리셔도 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 P278

애버크롬비 여사가 왜 작가들의 멘토라 불리는지 궁금하시거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작가와 작가지망생은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 P290

『책, 이게 뭐라고』출간을 앞두고는 표지뿐 아니라제목을 정할 때도 고심이 많았다. 출판사에서는 다음두 가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책, 이게 뭐라고‘와 ‘읽고 쓰는 인간‘, 편집부와 마케팅팀은 전자를,
영업팀은 후자를 선호했다. - P312

이런 방식이자 습관 덕분에 내 책들 제목은 거의모두 꽤 직설적이다. 신문기자 경험도 분명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신문 기사 제목들 참 직설적이지 않은가. 신문사에서 기사 제목은 편집기자가 달지만, 취재기자도 편집기자의 노하우에 영향을 받는다. 내가 내책에 짧고 힘 있는 제목을 붙이기를 선호하는 것도 내신문기자 경험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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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의문이 들면 그 생각을 말로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 P183

‘훌륭하게 생각하기’라고 하면 부담스러운데 ‘다르게 생각하기’라고 표현하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방인이되는 자리에 들어가보고, 마음에 걸리는 말을 붙잡아보고, 자기 생각을 말해보는 과정에서 다른 생각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P185

희미해진 과거 기억을 되살리는 노동을 감내하고 그때 지닌 자기 생각, 감정, 느낌을 살펴봐야겠지요. 지루하고 답답하고 외면하고 싶은 시간을 견디고 사건과 감정을 복구하는데 집중해보세요. - P189

질병 그 자체는 예측가능성의 상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이상의상실을 이야기한다. 요실금, 숨가쁨 혹은 건망증, 떨림과 발작, 그리고 아픈 몸으로 인한 다른 모든 "실패들."(…) 질병은 통제를 상실한 채로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 P192

수글쓰기 책에서 말하는 ‘간단하고 쉽게 쓰라’는 의미는 지식만 전시하는 글, 자아만 비대하고 독자의 자리가 없는 자아도취형 글을 쓰지 말라는 뜻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승객도 안 태우고 자기만 앞서가면 곤란합니다. 좋은 작가는 숙련된 기관사처럼 독자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자신이 본 세계로 데려다줍니다. - P195

글쓰기는 말을 붙잡는 일이니까요. - P197

한 장 반에서 두 장 사이 분량이 자기 생각 한 가지를잘 정돈해 표현해내기엔 무리가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쓰다보면 두 장 정도는 어느새 어려움 없이 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있습니다. 그렇게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페이지가 넘어가고 점차 써내는 분량이 늘겠죠. - P198

훌륭한 작가는 결코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을 말하지않는다. 그래서 그가 쓰는 글은 그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만 도움을 준다. - P200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이게 최선이다‘라는 완성도에대한 자기 기준을 세우고 감각을 기르는 일입니다. - P203

누군가의 표현대로 완벽함은 안 주시고 완벽주의만 주신 신을 원망하며 끝나지 않는 글쓰기를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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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이야기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자 "전부" (B)다.
B는 어릴 때부터 뭐든 이야기로 풀어내는 걸 좋아했다.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할 때 논설문 같은 것 쓰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때도 이야기를 썼어요.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으로요." - P70

시시하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그냥 ‘일‘입니다. 이야기를 만든다는 행
위 자체에 많은 의미를 담을 수도 있겠죠. 근데 그러고 싶진 않아요?
4마감 기한에 맞춰 글을 쓰고, 재밌게 잘 쓰려다보니 몇 가지 법칙들이 생겨나고, 완성될 글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지니 그에 맞춰 제대로 일해야 할 의무가 따르고 글을 쓰는 게 직업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해야 할 일을 충실하게 하는 거죠. - P92

글 쓸 때의 루틴이 있으세요? 쓰는 장소나 시간이 정해져 있다거나 반드시 써야 하는 제품이 있다든지요.
대다수의 작가들처럼 저 역시 규칙적으로 일하고 주중 하루나 이틀은 꼭 쉽니다. 하루의 일정 시간은 딴짓하지 않고 집중력 있게 일하기 위해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노트북에 설치해뒀어요. 인터넷이 글 쓰는 데 가장 큰 방해꾼이라...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 P118

어떤 이야기든원형이 되는 동화가 있다 - P120

숨겨진 감정을 두드리는 대화 수단으로서의 이야기
"글쓰기요? 멋없는 말이지만 저는 이것이 유일하게 할 줄아는 일이기 때문에 합니다. 실생활에서의 저는 감정 표현에 서투른편인데 이야기는 감정을 전하는 최상의 수단인 것 같거든요. 그냥 어떻다고 말하면 될 것을 긴 이야기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는 게 어찌보면 비효율적이고 거창하잖아요? - P134

"사람들이 저를 ‘황진영 작가‘라 불러주지만 제가 스스로 느끼는 저의 정체성은 이야기꾼에 가까워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완성도 있게만들 때 쾌감을 느끼고, 어떤 지점에서 이야기가 잘 풀리겠다는 확신이 들 때 이 일의 매력을 느끼거든요."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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