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꿈꾸는 모든 존재가 폭 잠들기를 바랍니다. - P100

"저기요, 계세요? 똑똑똑, 저기요."
"열렸어요. 들어오세요." - P97

"누구요?"
"유명한, 알 만한 사람들."
"난 몰라요. 고흐랑 장국영은 알죠.‘ - P89

현기증이 날 정도로 눈앞의 색이 와글거렸다. 나는 바의 괄을 붙잡았다. - P87

"슬퍼한 사람." - P80

예전에 규희한테 물어본 적 있어요. 너 진심으로 마리아가 흔자 임신해서 아기 낳은 거 믿느냐고." - P77

나는 챔바에게 물었다. 챔바는 올리브색 밴조 케이스를 빈 의자에 올려놓고 그 위에 털 방울이 달린 모자를 벗어놓았다. - P75

"뭐요."
챔바가 나를 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알고 싶어요?"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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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작업이었다. 무료 전자책 서평집 『한국 소설이 좋아서』가 나오자 주요 서점들이 일제히 기획전을 열어주었다. 한 달 동안 이 전자책을 내려받은 사람이 1만 명이 넘었다. 이두온 작가의 스릴러 시스터』가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는 과정에서 이 서평집이미약하게나마 기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무척기뻤다. - P402

아아. 그러니까 이건 더 이상 독서 생태계 문제가아니로군. 이제 사람들이 긴 글을 읽지 않는군. 아니,
읽지 못하는군. 체계적인 지식과 지혜는 긴 글에만 담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문명의 종말에 다가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 나는 여태까지 책을 읽는사람들이 우리 문명을 지켜왔다고 믿는다. - P404

그렇게 ‘한국 소설이 좋아서 2‘와 독서 플랫폼을 아내와 대학 동기, 개발자 청년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내년 5월이나 6월쯤 공개할 수 있을까? 사이트이름은 ‘그믐‘이라고 지었다. 아직도 책을 읽는 독자들, 바로 우리들이 문명의 그믐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 P406

내가 ‘소설을 쓰겠다‘고 했을 때 HJ의 반응은 ①번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 도박이나 주식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낚시나 골프보다도 낫네. 돈도 안 들고, 주말에도 어디 싸돌아다니지 않고 집에 붙어 있을 테니. - P414

요즘은 스톱워치 방식‘을 쓴다. 1년에2,200시간 이상 글을 쓰는 걸 목표로 하고, 글 쓰는시간을 스톱워치로 재는 방식이다. 나와 잘 맞는다. - P418

하루키가 쓴 얘기로 기억한다. 사람들이 여성성이라고 믿는 것들 중 상당 부분은 집안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집안일을 하게 되면 여성성을 상당히 이해하게 된다고.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는 특히청소야말로 매우 폭력적인 작업으로 느껴지며,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나의 남성성이 강화되는 것 같다. 청소는 예술보다는 공학에, 이해나 교감보다는 정복과통치에 가깝다. - P422

단 몇 미터를 걸어도 그사이에 무언의 메시지를 수십 가지는 받는다. 어떤 상품이 폭탄 세일 중이고 어떤 가게가 문을 닫았고 무엇이 유행이고 지금 시대정신은 이것이고……………. 작품에 당대를 담으려는 소설가라면 그런 변화들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걸까? 모르겠다. 유의미한 정보와 무의미한 소음을 구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방법은 나만 모르는 게 아니라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 P432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무척 로맨틱한 시기이기도 했다. 나와 내가 아닌 것의 구분이 명확했고, 내가 아닌 것에 나는 가담하지 않았다. 나라는 사람이 아주 잘 벼린 칼날이 된 듯했다. 현대인에게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감정이고 기회였다. -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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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어제와 오늘은 확연히 달랐다. 아버지가 존재했던 날, 그리고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날, 나로서는 최초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 P182

박선생이 새벽부터 데려온 조문객의 등을 내 쪽으로밀며 말했다. - P185

"좌익 시상이 되면 니가쟈를 봐주고, 우익 시상이 되면니가쟈를 봐줘라." - P182

내 부모가 은혜를 갚기란 진작에 튼 터,
갚기가 내 몫으로 오롯이 남을 판이었다. 빨치산의 딸이라는 천형에 가난까지 물려받은 것만으로도 지긋지긋한데 빨치산이 입은 세상의 온갖 은혜까지 물려받고 싶지않았다. 그래서 나는 부모의 대화에 자주 등장하여 분명몇번이고 들었을 소선생의 장남 이름을 기어코 기억에 남기지 않은 것이었다. - P187

아버지의 우파 친구가 사라진 길로 좌파 친구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잠 없는 노인네들이란 걸 깜빡 잊고 있었다. 새 음식이 몇시에 오는지 분명 들었는데 기억나지 않았다. - P188

"상갓집에서 전복죽 묵어보기는 난생 첨이네."
소년 빨치산이 맛나게 전복죽 한대접을 뚝딱 해치우고는 말했다. - P190

술꾼은 시간을 뛰어넘은 자, 아니 어쩌면 어느 시간에못 박혀 끊임없이 그 시간으로 회귀하는 자일지 모른다.
작은아버지가 그랬다. - P193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또 온다고 한다. 한번만 와도 되는데, 한번으로는 끝내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 P197

술이 불과한 상태로도 지팡이를 다리처럼 자유롭게 쓰는 그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미련 없이 잘가라는 듯 오늘도 날은 화창했고, 도로변에는 핏빛 연산홍이불타오르고 있었고, 허벅지 아래로 끊어진 그의 다리에서새살이 돋아 쑥쑥 자라더니 어느 순간 그는 사진 속 그의형보다 어린 소년이 되어 달음박질을 치기 시작했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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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우의 재생목록이 마음에 들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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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소라 안으로 들어갔다 온 메리의 몸에서바다 냄새가 났습니다.

"그래, 바닷바람처럼 시원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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