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야말로 진심에서 나오는 환호성을 지른다. 눈동자가있는 노란 의자는 당장이라도 말을 시작할 듯한 얼굴이다. 나와 친구가 되어줄 것처럼 보인다. 졸음기도 지루함도 순식간에 날아가버린다. - P211

귓가에서 낮게 바람이 불고 있다.
졸졸 흐르는 작은 물소리가 바람 소리에 섞여 있다.
번뜩 눈을 떴다. - P212

너무 놀라 문 앞에서서 소리를 질렀다. 성문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저세상의 별밤이 있고 그 아래 새카만 언덕이 실루엣으로 보였다. 그 언덕 정상에 박혀 있는 뭔가가 있었다. - P215

몸을 숙여 양손으로 다이진을 잡았다.
"와!" 기쁜 듯 소리를 높이는 다이진에게 호통을 쳤다.
"소타 씨를 내놓으라고!" - P217

‘돌려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열쇠를 돌리자 뭔가가 단단히 잠기는 듯한감촉이 손에 남았다 - P221

앞으로 갈 곳은 정해져 있다. - P228

타마키 이모는 와이드팬츠를 입은 다리를 들어 올리며 오픈카문에 가방을 올렸다.
"으악?!" 세리자와 씨가 눈을 부릅떴다.
"혼자는 절대 못가!" - P245

"뭐?" 보다
"저 고양이, 스즈메 고양이인가요?"
"우리는 고양이 안키워." - P249

"소타 씨, 소타 씨………!"
기도하듯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금방 갈 테니까. 금방 구하러 갈 테니까. - P269

‘목적지까지 앞으로 20킬로미터야! 아직 좀 멀어."
"나, 달려갈게요! 여기까지 고마웠어요. 세리자와 씨, 타마키이모!" - P2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오만 원야요."
명희 어머니가 말했다. - P94

나는 명희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 P95

"힘을 내, 형."
내가 말했었다.
"이건 힘으로 할 일이 아니다."
형이 말했다.
"그럼 뭐야? 용기야?" - P106

"팔지 말고 기다려요."
승용차 안에서 한 사나이가 말했다.
"내가 사겠소."
"얼마에요?"
"얼마면 팔겠어요?"
"이십오만 원." - P114

"이제 됐어!"
내가 말했다.
사람들이 나를 보았다.
그들은 알았을까? - P141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죽여버려."
"그래. 죽여버릴게."
"꼭 죽여."
"그래. 꼭."
"꼭." - P144

셋째 해를 윤호는 조용히 보냈다. 두번째 해의 십이월과 다음의 일월을괴롭게 보냈을 뿐이다. 아버지만 아니었다면 그 두 달도 조용히 보냈을 것이다. 아버지는 윤호가 예비고사에서 떨어진 이유를 밝혀내려고 했다. - P159

"오빠도 해."
"나는 옵서버야."
"두고 봐."
경애는 말했다.
"오빠도 끼게 될 거야." - P171

경애는 다음날 까만 옷을 입고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지켜보았다. 경애는아직 어렸다. 윤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윤호는 대학에 들어가는 대로경애와 결혼하겠다고 생각했다. 셋째 해를 보내면서 윤호는 저희들이 가져야 할 어떤 과제를 떠올리고는 했다. 그 과제란 사랑 . 존경 · 윤리·자유·정의 · 이상과 같은 것들이었다. - P1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에 실릴 글을 쓰며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 낯설다는 건 눈에 익지 않았다는 의미다. 나는 계속해서 진정으로 낯선 사람들로만 채울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오해였다. 오판이었다. 오만이었다. 완벽하게 낯선 사람이라는건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낯선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중반쯤 나는 결심했다. 그냥 낯설다고 주장해야겠다고 말이다.
어쩔 도리 없다. - P5

어쩌면 이 책은 일종의 안티 위인전에 가까울 것이다.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쉽게 권할 수 있는 책은 역시 아니다. 이런 말을 쓰면 출판사는 싫어하겠지만, 역시, 어쩔 도리 없다. - P8

하나의 책이 한 분야의 미래를 정말로 바꿀 수 있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안개 속의 고릴라》를 내밀 것이다. 이 책은 최재천 교수의 번역으로 2000년대 중반에 한국에서도 발간됐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다이앤 포시가 더궁금해진 독자라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 P21

우리는 샤넬의 향수를 맡으면서 100년의 역사를 동시에 흡입하는 것이다. - P31

그는 1953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향은 작곡과 같습니다. 각각의 요소들이 모여서 명확한 음조를 만들죠. 저는 (향수) 왈츠도 장송곡도 만들수있습니다. 정말 근사한 답변이다. 사실 나는 이 글을 ‘조향사‘라는 직업이 진정한 아티스트 중 하나로서 더 널리 평가받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다. 향을 만드는 건 정말이지 예술가의 작업이다. - P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자와 새벽 말들의 흐름 9
윤경희 지음 / 시간의흐름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 모이 주는 이야기에 이렇게까지 홀릴 일인가 나는 그 장면들이 너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도 애쓴 만큼 맛이 좋네요. 누가 뭐래도 저는 시간의 힘을 믿어요. - P148

이렇게 또 관형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산그 사람 그개라는 소설 제목처럼, 지시관형사가 붙는 순간 존재는 다른 차원으로 도약한다. 인간이 살기 위해 많은 게 필요한 것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가는 수많은사람 중 ‘그 사람‘ 하나만 있으면 인간은 살 수 있다. 견딜수 있다. 지난 오 년간 이곳에서 내가 한 일도 그것이었구나싶다. 그 동네를 이 동네로, 그 마음을 이 마음으로 만드는일. 이제 다시 저 동네를 이 동네로, 저 마음을 이 마음으로만들어야 하리라. - P151

나의 시는 그 사이 어디쯤에서 깨진 무릎. 거기 있는 줄도몰랐던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다는 증거.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를 보여주는 지표. 어쨌든 무릎이 깨졌다는 건 사랑했다는 뜻이다. - P157

나는 그 자원봉사자에게서 시의 마음을 봤다. 시는 먹을것을 제공해 즉각적으로 배고픔을 달래줄 수 없고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데에도 쓸모없지만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줄 수 있다. 당신 지금 아프군요. 당신은 상실의 한가운데 들어와 있어요. 이곳은 모든 것을 얼리는 냉동창고이니 이곳에서 잠들면 안돼요. 당신 입술이 파래지고 있어요. - P160

문제는 옮길 수 없는 것을 옮겨야 할 때다. 나를 지나 당신에게로 무언가를 옮겨야 할 때. 이 경우는 당신이 살아 있든 없든 똑같이 어렵다. 이 옮겨냄은 단순하지 않다. 눈앞에당신이 있다고 해서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눈앞에 당신이없다고 해서 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 P165

어느 날 나는 이런 문장을 적었다. "저렇게 큰 산을 어떻게옮기냐고요/네, 산은 옮길 수 없으니 산이지요/하지만 내안에서 당신이 솟아올랐으므로/나는 높습니다" (「청혼」) 깃털은 여전히 청동의 산꼭대기에 놓여 있지만 나는 이 문장을씀으로써 깃털의 옮겨짐에 상응하는 높이를 얻었다. 나는 그것을 깃털, 즉사랑의 옮겨냄이라고 믿고 있다. - P167

자신이 음악에서 추구하는 바는 보편적인 의미의 ‘완벽‘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의 연주에서 가장 듣고 싶은 것은 "호기심, 사랑, 유머, 상상력, 열린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나열된 다섯 가지 항목을 곰곰이들여다보니 모두 제가 필요로 하고 얻고자 노력하는 것들입니다. - P170

햇살 속에 오래 서 있고 싶은 가을이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만큼은 창밖을 한 번도 보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 P1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