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 뒷면까지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과 비슷하지."
나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비유의 의미는 잘 와닿지않았지만. - P105

A면(1) 코르코바도(2) 원스 아이 러브드(Amor em Paz)(3) 저스트 프렌드(4) 바이 바이 블루스(Chegade Saudade) - P57

"모르겠습니다."내가 말했다.
부노인은 침묵한 채 가만히 내 쪽을 보았다. 좀더 그럴듯한 의견을 내주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그런 원은 수학시간에 배우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내가 힘없이 덧붙였다. - P43

오후 내/쏟아지는/빗줄기에 섞여이름도 없는 도끼가/황혼의 목을 베다 - P23

내가 그 늙은 원숭이를 만난 곳은 군마현 M * 온천의 작은 료칸이었다. 오 년쯤 전의 일이다. 허름한 정도가 아니라 곧 쓰러질 것처럼 오래된 그 료칸에 묵게 된 것은 우연의 결과였다. - P185

원숭이가 유리문을 드르륵 밀고 들어온 것은, 내가 탕에 세번째로 들어가 있을 때였다. 원숭이는 낮은 목소리로 "실례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들어왔다. 상대가 원숭이임을 알아차릴 때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 P188

원숭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꼽으며 헤아렸다. 손가락을 꼽으면서, 느릿느릿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얼굴을 들었다. "전부 일곱 명입니다. 저는 일곱 명의 여자이름을 훔쳤습니다." - P200

"신기한 건 그뿐이 아니었어요. 그날 오후 곧바로 경찰에서 먼락이 와서는 제 가방을 발견했다는 거예요. 공원 근처 파출소앞에 놓여 있더래요. 안에 든 것은 거의 그대로였어요. 현금, 신용카드, 현금카드, 휴대전화, 하나도 손을 안 댔더라고요. 그런데 운전면허증만 없어졌어요. 그것만 지갑에서 꺼내 간 거예요.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경찰도 놀라더군요. 현금은 놔두고 운전면허증만 훔치고, 더욱이 파출소 앞까지 와서 가방을 놔두고 가다니."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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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우리는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 P9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 P9

밀어도 열리고당겨도 열리는 문이늘 반갑다 - P11

당신 집에는물 대신 술이 있고봄 대신 밤이 있고당신이 사랑했던 사람 대신 내가 있다 - P16

마음만으로는 될 수도 없고리꼭 내 마음 같지도 않은 일들이봄에는 널려 있었다 - P17

생활과 예보비 온다니 꽃 지겠다진종일 마루에 앉아라디오를 듣던 아버지가오늘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 P23

내연이라는 어려움과외연이라는 다름을 오래 생각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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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마법으로 만들 줄 아는 분이자내가 아는 최고의 이야기꾼인어머니에게

어린 시절 평소에는 지극히 엄격하던 어머니의 신경 발작을두 번이나 직접 보아서인지, 그는 내심 조용히 긴장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아주 가끔 손님이 가격에 대해 불만을 표하거나
‘에이스 일회용 반창고나 아이스팩의 품질에 대해 불평이라도하면 헨리는 할 수 있는 한 성의를 다했다. - P11

"난 그 말을 믿어." 헨리가 젊은 사내에게 롤빵이 담긴 바구니를 건네며 말했다. "그리고 날 헨리라고 부르게 세상에 이렇게좋은 이름도 없거든." 헨리가 덧붙였다. 데니즈가 조용히 웃었다. 헨리는 데니즈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크리스토퍼는 몸을 의자에 더 깊숙이 파묻었다. - P15

녹인 황금이 마음속으로스며들기라도 한 것처럼, 그 광경이 왜 그렇게 흐뭇하게 그려지는지 헨리는 알지 못했다. - P18

데니즈가 종이 타월을 갖다주는 걸 헨리가 본 것만도 여러 번이었다. "나도 잘 그래." 하루는 그녀가 소년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간단한 햄 샌드위치면 모를까, 샌드위치 먹을 때마다 엉망이 돼." 그 말은 사실일 리 없었다. 데니즈는 다른 건 몰라도더할 나위 없이 깔끔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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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후 다섯 시면 산책을 나간다. 소속도 작업실도없이 과도하게 자유로운 프리랜서인지라 움직이고 걷는 시간을 따로 정해 놓고 지키지 않으면 몸이 무뎌지고 건강을 잃는 줄도 모른 채 상실하게 된다는 사실을요 몇 년 사이에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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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보기엔 여러분이랑 같이 지내는 거 멋진데. 그리고 일하는 보람도 있고, 이십 대 때보다 일에 대해서 자신감도 생기거든." - P81

읽기는 쓰기와 나란히 간다. 읽기 시작한 어린이가 힘껏글자를 쓰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대견하다. ‘ㄹ‘을 그리다가언제 끝낼지 몰라 본의아니게 한자 ‘ㄹ‘을 쓰기도 하고, ‘ㄹ’에 익숙해질 무렵 잘 쓰던 ‘ㄷ‘이 갑자기 ‘ㄱ‘이 되는 때도 있지만 결국 해낸다. 나는 어린이가 글을 쓰다가 모르는 글자를 물어보면 되도록 책에서 찾아서 가르쳐 준다. ‘ - P69

나는 또 걱정을 버리지 못하고 물었다.
"떨어져서 다치면 어떡해?"
그러자 하준이는 웃는 얼굴로 나를 안심시켰다.
"밑에 모래 있으면 떨어져도 안 아파요." - P63

율무는 별로 무서운 게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내가 어렸을 때 무서워한 굴다리며 괴담 이야기를 했더니어딘가 한숨이 섞인 말투로 고백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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