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세트로 사면 비싸다. 나는 돈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건 딱히 꿈속에서의 특수한 상황도 아니었다. ‘잠자는 중에도 검소할 것.‘ 꿈 밖의 내가 다시 위엄 있게 뒤척였다. - P2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속의 명령은 말이나 글로 전달되지 않는다 - P294

하는나는 쪼그리고 앉아 동전을 주웠다. 동전을 줍는 내 손이 아무런 맥락 없이 노인의 그것으로 쪼그라들었다. ‘전혀 놀랄 일도 슬플 일도 아니야.‘ 나는 무릎을 짚은 채 절뚝이며 고분고분 빵을 다시 구우러 토스터 쪽으로 향했다. ‘순종은 참 고달픈 휴식이지.‘
나는 허리를 두드렸지만 조금도 시원해지지 않았고 되레 손목 관절의 통증이 더해질 뿐이었다. - P2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는 게 만만해지는 날이 오지 않듯이 쓰는 게 담담해지는날도 아마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내심 기대했다. 글 써서 생활한 지 십수 년이 지났고 단행본을 몇 권 냈으면 점차적으로쓰는 일에 의연해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았다. 그건 글쓰기가
‘기준의 문제이기 때문인 것 같다. 독자가 늘었고 시간이 경과하면 글이 나아져야 한다는 내적 압력은 커진다.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실력은 더디게 쌓이니 도통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다.
막막할 때면 미래가 아닌 과거를 더듬는다. 예전엔 내가 글을어떻게 썼더라, 하고. - P15

나는 슬픔의 친척인가?
우리는 친척인가?
이리도 자주 내 문 앞에서오, 들어오라!
_빈센트 빌레이의 시 〈슬픔의 천체〉 - P9

부피가 얇고 작아서 손에 쏙 들어가는 시집은 선물용으로도그만이었다. 삼천 원에 그만큼 기품 있는 선물이 또 없었다. 친구들과의 갈등에서 속상함을 표현할 때나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존경과 사랑을 고백할 때 등 언어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시집을 뒤적거렸다. 연애편지에도 시 한 편씩 꼭 곁들였다. - P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KP SP SH일요일 이른 아침, 클로너걸에서의 첫 미사를 마친 다음아빠는 나를 집으로 데려가는 대신 엄마의 고향인 해안 쪽을 향해 웩스퍼드 깊숙이 차를 달린다. 덥고 환한 날이다. - P9

"아빠." 내가 말한다. "나무 좀 봐요."
"나무가 뭐?"
"아픈가 봐요." 내가 말한다.
"수양버들이잖아." 아빠가 목을 가다듬는다. - P11

"댄." 아저씨가 몸에 뻣뻣하게 힘을 준다. "잘 지내나?"
"존." 아빠가 말한다. - P12

"유아차는 부서졌어요."
"어쩌다가?" - P13

"들어가자, 아가." - P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십 년 동안 따로 살아온 이성과 결혼해서 모든 일상을 공유하는 건 당연하게 여기면서 아이를입양해서 키우는 건 특별한 일로 여기는 게 납득이되지 않았다. 결혼을 후회하는 사람은 많이 보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운 걸 후회하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나는 결혼의 성공률보다는 입양의 성공률이 훨씬 더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 P24

첫째가 처음 ‘엄마‘라고 불렀던 때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날 첫째를 안고 눈길을 걷는데 아이가재미가 들렸는지 "엄마!" "엄마!" 노래를 부르듯계속 불러댔다. 우리는 목욕탕에 가는 길이었다.
나도 아이와 함께 "엄마, 엄마!"를 연창하며 눈길을 조심조심 걸어갔다. - P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