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내 얘기 들려? 눈 한번만 떠봐봐. - P165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말이에요.
-애 맡기고 도망갔을 때 말이냐? 그래서 우리가 배를 놓쳤잤니. - P185

그 양반이 기골이 장대한 게, 남자로 태어났으면 장군감이라고다들 그랬어. 발이 얼마나 큰지 여자 고무신은 맞는 게 없어서 남자 고무신을 신고 다니셨다니까. 손도 크고 배포도 커서 집에서 떡을 해도 한 말씩, 모든 게 큰 양반이었어.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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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선택이 쌓이면 습관이나 루틴이 되고,
라이프스타일의 선택이 쌓이면 취향이 된다고 했다.
인생의 선택이 쌓이면?
점검 ‘나 자신‘이 되어간다.

인생의 선택이 쌓이면 그것이 바로 내가 되는데,
이제는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갈 시점이기도 했다. - P7

자신에게 가장 솔직한 답을 찾아가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 - P9

나는 예전보다 더욱 나다워졌고그것은 내게 충만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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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폐경이 왔어요. 그것이 그 아이의 시작이었죠. - P133

포근한 겨울밤이었어요. 밖엔 눈이 내리고요. 우린 바닥에 배를깔고 누워 자몽을 까먹고 있고요. 자몽 껍질로 탑도 쌓아올리고.
속껍질까지 말끔하게 벗겨낸 알맹이를 입에 넣어주면 날름 받아먹고, 그렇게 사이좋게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마지막 한 개가 남았을 때, 그녀가 자몽 껍질에 엄지손톱을 툭 박아넣으며 말해요. - P133

-내 동생 보면 벌떡 일어나시지 않을까요? 어디 고추 한번 먹어보자 하면서.
-그렇지. 그래야 독골댁이지. - P177

계집애는 개처럼 졸졸 쫓아왔다. 바짝 따라붙지도 아주 뒤처지지도 않은 채, 통영에서부터 서촌의 좁은 골목까지 고속버스와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잔뜩 골이 난 길현씨와 고개를 푹수이 순임씨 뒤를 따랐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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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얼마나벽돌 같고 성벽 같은가. 나를 보기 위해서는 거울을볼 게 아니라 당신을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게아니었을까. 당신의 절대성, 당신의 있음, 당신의 자리가 있어 출현하고 지탱되는 내가 있다는 것. 내가당신을 ‘통해서‘ 존재한다는 발상은 우리의 삶을, 관계를, 미래를, 어떻게 회전시킬 수 있을까. - P61

세상 모든 이름들 말이다. 체계가 있든 없든 설명이 가능하든 불가능하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름은 그 자신의 비밀을 품기 위해 존재하는 게아닐까. 그렇다면 나와 당신의 이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으려나. - P66

그 순간 무형의 삶은 깜빡, 하고 빛난다. 얘야,
삶이란 흘러가버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손에잡히기도 한단다. 지금 여기 네 손안에 분명하게 들려 있잖니, 하고. - P83

‘모루’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 건 론 마라스코, 브라이언 셔프의 책 《슬픔의 위안》(현암사, 2012)을 통해서였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우리가 쓰고자 한 것은‘grief‘, 즉 ‘슬픔‘이었다고 고백한다. 슬픔의 모든 것을 알기 위해 그들은 사별을 경험한 이들과 수많은인터뷰를 진행해왔고, 그 고유한 슬픔이 어떻게 한사람을 통과해가는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살폈다.
그리고 이 책을 썼다. 요약하자면, 슬픔과 위안이라는 두 단어 사이의 거대한 협곡을 끝끝내 건너가는이야기였다. - P87

썩게 하는 힘. 감정이든 사람이든 시간이든 썩을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어떤 마음들은바로 그 순간에만 말이 된다. - P89

유루증(流淚症)에 걸린 강아지 사진을 보았다. 눈 주변에 적갈색의, 무언가 흐른 듯한 자국이 선명했다.
《내 강아지를 위한 질병사전》(작은책방, 2014)에 따르면 유루증은 코로 흘러내려야 하는 눈물이 배출되지못해 눈으로 끊임없이 흘러넘치는 상태를 말한다. - P191

이 글은 그 시간을 통과해 온 엄마를 위해 쓴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하루가 있고 영원히 마르지 않는눈물이 있을지라도 우리 삶의 구체성으로 말미암아이 페이지는 허투루 넘길 수 없는 페이지가 될 거라고. 귀퉁이를 접어 두고두고 펼쳐보며 엄마의 아팠던 시간, 그림자의 그림자까지 끌어안겠다고 - P95

수전 손택과 조너선 콧의 대담(《수전 손택의 말》, 마음산책, 2020)을 읽던 중에 인상적인 구절을 마주쳤다. "내악마들을 빼앗아가지 말라, 천사들도 함께 떠날니까." 릴케의 시구라 했다. 릴케의 시에 이런 구절이있었던가? 그 즉시 밑줄을 긋고 책을 덮었다. - P112

"잘 살자.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아야지." 그러자녀석은 뻔뻔하게 내 앞으로 빈 밥공기를 내민다. 허기로 가득한 눈. 나는 저 눈을 오래도록 알아왔다. - P116

영화 <가위손>의 주인공 에드워드는 어떤가. ‘사랑을 만질 수 없는 남자‘라는 포스터 속 카피에서부터 이미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 화면에 뾰족한 가위손을 가진 그가 등장했을 땐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 P119

연습하는 손은 게으른 손을 이길 것이고 호기심 가득한손은 나태한 손을 앞설 것이다. 그래서 묻는다. 오늘당신은 어떤 손을 가졌습니까. 그 손안엔 무엇이 있습니까. 따뜻합니까. - P121

그곳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있다. 당신의 삶이 완전히 망가져버렸다고 생각될 때에도 당신과 보이지 않는 실로 묶여 끝끝내 반짝이는 세계, 당신의 빈야드가.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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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그 위대한 이야기의 결말입니다" 그렇게말하는 선생이 있었다 그다음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은 ……과………" - P71

수업은 정오에 시작하고 오후 세시면 끝난다두 시간이나 남은 강의를 나는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책을 읽고, 낙서를 하며, 가끔 강의를 들었다 - P71

뜨겁던 총신이 식었고 어느새 새들도 울지 않았다나는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 P76

예쁜 것이 예뻐 보인다비극이 슬퍼서희극이 웃기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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