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낼 때 가장 좋은 점이간식과 점심 식사가 해결된다는 점이다. 특히 학교에서는 아침에 우유 한 잔만 주는 데 반해 어린이집에서는 식사 대용이 될 만한 국수, 죽, 빵 같은것을 주기 때문에 양육자로서는 고맙다. 학교에서도 간단한 아침밥을 주면 아이들의 복지가 크게 향상될 것 같다. - P64

엄마는 아이의 미소에 약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즐거워하는 걸 상상하면 약간 힘들어도 괜찮다.
장난감 대여소 덕택에 우리 아이들은 다양한 장난감들을 활용해 즐겁게 놀 수 있었다. - P66

어느 집이나 둘째는 ‘언니 바라기’다. 더 키가크고 더 힘이 세고 더 많은 것들을 할 줄 알고 더넓은 세계에서 활동하는 언니를 동경하고 시샘한다. 언니가 하는 행동을 따라 하고 언니가 보여주는 새로운 세계에 매혹된다. 언니처럼 되고 싶으면서도 언니를 깎아내리고 언니의 약점을 캐내어 고자질한다. 첫째는 첫째대로 어린 동생에게 더 관용적인 부모에게 따지고 대들며 자신보다 공부할 것은 적고 놀 시간은 많은 동생을 부러워한다. - P74

나는 첫째를 입양하고 3년 뒤 둘째를 입양했다. 당시 첫째는 네 살로 어린이집이라는 집단생활에 잘 적응해 독립성을 키우는 단계였고, 동생을돌보고 놀아주는 역할도 제법 잘 해냈다. 입양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몇 번 입양기관에서 둘째를 만났는데, 그때마다 첫째를 데리고 갔다. 첫째는 동생이 생긴다는 것, 그 동생이 입양의 절차를 거쳐우리집에 오게 되며, 자신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 P78

둘째 입양 역시 어머니가 반대할 것이 뻔했기에 남매들과만 얘기하고 입양을 추진했다. 어머니는 내가 첫째를 입양하고 나서도 줄곧 결혼해서 아이의 아빠를 만들어 주라고 했다. 심지어 첫째에게
‘아빠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나에게 말하도록 했다. 결국 내가 둘째를 입양하고 나서야 어머니는내가 결혼하지 않을 것임을 받아들였는지 더이상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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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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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본도 10년 넘게 가지고 있지만 핑크 양장은 못 참지 펴자 마자 빨려 들어가는 춘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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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임경선 지음 / 마음산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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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만 안전하게. 교조적이지 않지만 뼈를 때리는 읽히는 동시에 스며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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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이는 서러운 울음을 터뜨린다.
애들이 한 판 하고선, 나랑은 아무도 팀 안 하려고 하고, 경헌이랑 팀 한다고, 걔는 잘하니까. - P203

좀 못하면 어때, 못할 수도 있지. 게임이 그거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너 잘하는 거 많잖아. 네가 잘하는 거 하고 놀자고해봐. 애들 초대해서 다 같이 거실에서 놀래? 엄마가 맛있는 것도해줄게. - P203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앙헬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쿠션에 기대어 앉아 여자의발음에 귀기울이며 베드 테이블로 손을 뻗었다. 앙헬은 테이블위에 올려놓은 옥수수맛 크래커를 반으로 부수고 또 반으로 부수었다. - P79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물을 포도주로 바꾸고 눈먼 자와 다리저는 자를 고치고 물위를 걷는 기적을 행했다. 죽은 아이와 병든하인을 살리고 손이 오그라든 자의 손을 펴고 십이 년간 피 흘리던 여자의 피를 멈추게 했다. 남자는 길에서 먹고 때론 오래 금식하며 새벽에 일어나기도했다. - P77

이혼의 여파인지 당분간 일은 쉴 생각이라며 연수는 글쓰기를해보려 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에세이나 시 같은 거, 문화센터에서 하는 수업 있잖아. 거기다니고 있어. 좀 웃기지?" - P51

이후 이 년은 만옥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 P177

몸이 불편한 승석을 챙기느라 만옥은 순미가 하는 말도 찬호가하는 말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두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열 명 남짓한 하객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도 살피지 못했다. - P173

정오가 가까워지면 세상은 자명하게 반으로 나뉜다. 혼자 먹는사람과 같이 먹는 사람. - P9

우리는 별 의미 없지만 묘하게 평등한 분위기로 잡담을 나누었다. 묘하다고 한 이유는 연구소의 계급 체계가 매우 철저했기 때문이다. 나는 계약직 행정사무보조였고, 으레 내 몫으로 남곤 하는 복사기와 물티슈와 커피 필터를 앞에 두고 종종 불가촉천민이된다는 건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겼다. - P10

"스물한 살짜리를 유혹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에요."
문득 그가 중얼거렸다. - P13

"스물한 살요?"
흥미로우니 계속 말해보라는 얼굴로 그가 서 있는 쪽을 향해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되물었을 뿐인데 그가 눈에 띄게 당황하며 내 시선을 피했다. 얼마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어색해하는쪽이 나는 아니었다. - P13

빌어먹을 험버트 험버트도 서른일곱살이었지. - P15

어떤 경우라도 열일곱에서 스물세 살, 스물네 살까지가 우리삶에서 가장 추한 시절이라는 걸 머릿속에 담아두어라…………추한 시절. - P16

그가 강의실에 들어서던 장면을 여전히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개강 첫날, 그는 십오 분이나 늦게 나타났다. 기세 좋게 문을확 열어젖히긴 했지만 그건 자신감 있는 행동이라기보다는 문이너무 가벼워서였고, 그는 입구에 덩그러니 선 채로 강의실 안에사람들이 너무 많아 당황한 듯 잠시 멈춰 있다가, 밖으로 도로 나가 강의실 호수를 확인하고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 P17

커다란 담요 같은 외투를 몸에 두르고 다녔다. 남학생이고 여학생이고 할 것 없이 우리는 모두 그에게 매혹되었다. 지적이고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키 큰 남자를 싫어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조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 P18

강릉에서 태어난 순수 한국인인 장 피에르를 장 피에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 사람은 연수였다. - P21

나이도 열 살이나 차이 나잖아. (고다르에게는 각각 ‘안나‘와 ‘안느‘라는 이름을 가진 두 명의 배우자가 있었고, 고다르와 결혼했을 때 그들은 모두 스무 살이었다. 스무 살에대한 꾸준한 취향.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사랑이란 어떤 시기로의지속적인 퇴행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이어서 연수가 고다르화를 욕했다. - P22

그러니깐 우린 저 사람처럼 곱게 미칠 수 없다고, - P24

어느 여름 한적한 바닷가에서, 그녀는 애인이 하나 있었다고말했다. 나이가 많고 유명한 남자라고 했다. - P27

나는 아무 힘이 없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 사람이 나는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라고 말했어. 그런 상태를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제일 고귀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사람은 말이지, 불가능한 걸 꿈꾸는 대신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돼. 근데 그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야. 가끔씩 나는 뭔가 다른 게되고 싶거든. 뭔가 내가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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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남편이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더이상 남편의 제사상을 차리지 않기로 했다. 제사 전날 밤이면 남편은 항상 나를 찾아왔다 지난 십 년 동안 그랬다. 꿈은 늘 똑같았다. - P115

나를 발견한 청년은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고 했다. 원래는 밤을 새울 예정이었는데, 빗소리가 들렸고그 소리를 가만히 듣다보니 헤어진여자친구가 생각났다. - P104

구급대원이 내 입에 귀를 가까이 대고 물었다. "뭐라고요?
방금 뭐라 말했나요?" 나는 간신히 대답했다. "추워요." - P59

다시 그 소리를 듣게 된 것은 서너 달이 지난 뒤였다. 생일날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는데 실패하고말았다. 한 달 주문이 일곱 건밖에 되지 않았다. 실패 원인을 분석해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정수리 주변으로 동그랗게 탈모가 진행되어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 P43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일곱 번이나 틀렸다. 태풍이 온다 그래서 나는 소파의 위치까지 바꾸었다. 거실 창 바로 앞으로 아로마 향초도 하나 사두었다. 소파에 앉아 비를 실컷 구경할 마음으로. 그랬는데 태풍은 오지 않았다. - P27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기 위해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과 그 배우의 이름을 노트에 적어가면서. 나는 사주에 맞춰 이름을 짓고 싶지 않았다. 장손이라며 작명소에 쌀 두 가마니값을 주고 이름을 지었던 병철오빠의 삶도 평탄한 것은 아니었다. 생명선이 길었던 병준 오빠는 마흔을 넘기지 못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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