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주 뒤. 기타 선생님의 다리가 부러졌고, 수업은 폐강되었다…………. 취미 생활의 끝자락에 우리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화선지 1000장이었다. 그것뿐이었다………. - P91

"그럼 저희도 해야 하나요???
"그럼. 우리 다음 주면 한 바퀴 다 도니까 다다음 주에준비해 오면 되겠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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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에는 현실이 없군요현실에는 당신이 없는데요 - P14

눈을 다 뜨면 너무 많은 것들이 보이니까 - P16

너는 그런 걸 어떻게 다 기억하니(다날아가고 눈 코 입만남은 사진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날들의 기억) - P18

그가 떠나고 힘활짝 열린 창을 보면서도새는 아무것도 찾지 않았다 - P21

기쁨은 이렇게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찾아온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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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랐다면 미안해요. 이러려고 온 건 아니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은지는 다시 문자를 보내왔다.
-보고 싶었어요. - P47

말도 안 되는 용서를 비는 수이를 보며 이경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알지 못했다. 너에겐 아무 잘못이 없어, 넌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야, 라는 말조차 수이에게 상처를 입힐 것 같아서였다. 이경은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수이의 동그랗고 부드러운 뒤통수를 어루만졌다. 아무리 애를 써도 웃음이 나오지 않았고, 그건 수이도 마찬가지였다. - P49

이경은 벽에 등을 대고 앉았다. 수이의 울음이 자신의 마음을 아주조금도 돌려놓을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란 채. 수이 또한 이경의 그런마음을 알았을 것이다. 이경은 울 자격이 없었다. - P56

수이는 시간과 무관한 곳에, 이경의 마음 가장 낮은 지대에 꼿꼿이서서 이경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수이야, 불러도 듣지 못한채로, 이경이 부순 세계의 파편 위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곳까지이경은 손을 뻗을 수 없었다. 은지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와 헤어지지 않았을까. 그 가정에 대해 이경은 자신이 없었다. - P59

이경은 그 새의 이름을 알았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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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여행’과 ‘아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여행’의 자리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포기하고 나중으로 미루는 대신 지금 함께 해보기로 했다."

아이에게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와 함께 ‘나란히’ 걷는 게 아니라 아이를 ‘데리고’ 걷게 된다. 그럴 때면 얼이는 금세 지치고 흥미를 잃고, 나도 얼이를 어르고 달래느라 진을 뺐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우리도 아이와 같은 입장이 되는 순간을 만난다. 내가 기억하는 순간도 있지만 모르고 지나간 순간이 아마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더 멀리 가는 걸 연습하고 있다. ‘아직’은 평지를 달리는 법밖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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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집에 돌아가니 따스한 밥이 기다리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갑자기 모든 것에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 어쩌나

그 여름은 뭐였을까, 자꾸 생각하게 되고

평범한 주말의 오후
거실 한구석에는 아끼던 개가 엎드려 자기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후로 우리의 삶은 결코 해명되지 않는 작은 비밀을 끌어안은 채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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