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기가 공감력을 강화한다고 믿을 근거가 있다면, 오늘날 소셜미디어처럼 소설을 크게 대체하고 있는 형식이 우리에게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려져 있을까? 레이먼드는 잘난 체하며 소셜미디어를 비웃고 도덕적 공황 상태(어떤 유해한 요소가 사회의 가치와 안녕을 위협한다는 믿음 때문에 사회 전반이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옮긴이)에 빠지기 쉽지만, 자신은 그러한 사고방식을 어리석게 여긴다고 말했다. - P137

그러나 내가 혼자 너무 흥분한 게 아닐지 걱정스러웠다. 어쨌거나 이건 내 예감일 뿐이었으니까. 그래서 심리학 교수인 레이먼드마Raymond Mar를 인터뷰하러 요크 대학을 찾았다. 레이먼드는 독서가 사람들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많이 연구한 사회과학자중 한 명으로, 그의 연구는 이 문제에 접근하는 독특한 방식을 마련했다. - P133

아네의 연구는 사람들이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
"대충 훑어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정보를 재빨리 훑어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려 한다.
(・・・) 읽기는 더 이상 다른 세상으로의 즐거운 침잠이 아니라,
붐비는 슈퍼마켓을 마구 뛰어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잡아채서빠져나가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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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다시 현장에 들어가니, 캡틴이라 불리는 관리자가 "리빈 업무를 하고 계신데, 포장 업무를 받은 분이 최종 합격을 해놓고 출근을안 해서 업무 변경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대신 포장 업무로 가셔야 되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괜찮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최종적으로 포장 업무를 배정받았다. - P155

바삐 일하는 날들이 쌓여 내 몸에도 흔적이 남았다. - P157

원장에게 얘기했더니 "사무실 일은 생각 안 하나 봐요, - P165

아무리 새로 지은 시설이라고 해도 요양원 특유의 냄새는 있었다.
24시간 근무를 마치면 아침에 퇴근해서 씻고 쉬었다가 오후에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나의 냄새를 맡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앞사람에게는 "나한테서 냄새 안 나?"라며 물어보곤 했다. 아무 냄새도 안 난다고 해주어도 내 코끝에서 나는 냄새를 느끼곤 했다. 석 달정도는 이런 현상이 계속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차츰 요양보호사 업무에 익숙해져갔다. - P169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어느 일터가 안 그렇겠느냐만은 내가 일하는 곳은 덥다거나 춥다는 말로는 충분히 표현되지 않을 정도다. 건물단열이 잘 안 된다고 한다. - P173

비정규직에게도 호봉제와 유사한 등급제가 있지만, 사측이 일방적으로 만든 것으로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다. ‘1등급 근로자‘가 된다고하더라도 ‘4등급 근로자‘와 비교해 하루에 1920원가량을 더 받을 뿐이다. 게다가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1등급 근로자는 아직 한 명도 없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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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 일어났니?"
그때 아래층에서 재촉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왔다. 속으로한숨을 쉬며 영차 몸을 일으키고 큰 소리를 대답했다. "일어났어!" 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꿈의 여운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 P13

"이 근처에 폐허 없니?"
"폐허요?"
뜻밖의 질문에 단어의 뜻이 떠오르지 않았다. 폐허
"문을 찾고 있어." - P17

"거기 있어요? 잘생긴 분!"
아니, 그것 말고는 뭐라고 부를 말을 모르겠다. - P21

"차갑네・・・・・…."
얼어 있었다. 얇은 얼음 막이 내 체온에 사라지며 녹아내려물방울이 되어 뚝뚝 떨어졌다. 왜? 어째서 여름 폐허에 얼음이있지? 문을 돌아봤다. 문 안에는 여전히 밤하늘의 초원이 있다.
확실히 존재하는 듯 내 눈에 보였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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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지?"
"아무것도 아니야."
"당신을 위해 어떻게 해 주길 바라는 거야?"
"당신이 늙기를 바라. 지금보다 열 살 더. 스무 살 더!"
그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당신이 나약하길 바라. 당신도 나처럼 나약하길 바라."였다. - P129

이것이 그녀가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곤 카레닌의 털북숭이 머리에 뺨을 대고 그녀는 말했다. "카레닌, 날 원망하지 마. 다시 한 번 이사를 가야겠다." - P132

옷은 금세 입었지만 한쪽 발은 맨발이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엉금엉금 기어 다니며 테이블 아래에서뭔가를 찾았다. - P41

"카레닌이라 부르면 이 개의 성 의식에 혼란이 오지않을까?" - P45

"왜 가야 하지?"
"여기에 있으면 저들이 당신에게 보복할 거야."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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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일을 하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오늘은 운동했다고 생각하고 밥이나 먹고 가자는 팀장님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P141

위험수당이 포함되어 있는 거 아니냐고, 이미 왔으니 오늘 설치해달라고 했다. 벌금이 요금이 아닌 것처럼, 위험수당 또한 목숨값은 아닌데.
3만 원을 내고 나의 노동을 사는 것이지 나의 목숨을 사는 것은 아닌데.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 P142

겨울 초입이다. 나는 다시 2.5개월이라는 단기 계약직으로 데이터라벨링을 하며 삶을 꾸리고 있다. 업무는 재택근무로 이뤄진다. 업무를할 수 있는 공간, 업무에 필요한 PC, 인터넷 그 어떤 것도 제공되지 않는다. 그리고 모두 그걸 당연시 여긴다. 게다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얼굴을 본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이 일이 끝나면 다시 만나지 못할 사람들임을 알기에 누구도 먼저 나서서 말을 걸지 않는다. 일도 사람도 모두 뚝, 뚝 끊어진다. 마치 혼자 허공에 떠 있는 기분이다.
자칫하면 가라앉을까 두려워 발길질을 멈출 수가 없다. 그럼에도 내민손을 거두지 않는다. 나는 사장님이니까. 외롭고 독하게 살아왔으니까.
그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누군가 손 내밀었을 때 맞잡을 수 있도록. 그땐 우리 모두 외롭지 않도록. - P145

직원이 정색한다. 우리는 추석과 구정 당일 이틀 쉬는데 그것도 일당에서 제한다. 작년에는 자기의 한 끼를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직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추석과 구정에도 나와서 밥을 팔았다.
불의는 용서해도 불이익은 절대 용서 못 한다더니, 그려 내 염병이 네고뿔만 하겠냐. 자기들의 작은 불편함도 절대 참아주지 않는 야속한 나의상들! - P149

"과장님 새벽 아줌마예요. 휴가 좀 쓰려고요." 수화기 너머로 기분나쁜 고요가 흐른다. "난 잘 모르니까 부장님과 통화하세요." 얼마나쌀쌀맞은지 감기 걸릴 뻔했다. "부장님 저 휴가 좀 쓰려고요." 더 긴 고요가 흐른다. "아주머니 휴가 쓰면 연말에 돈 안 나옵니다." "알아요.
휴가로 쓸 거예요." 딴에는 힘주어 단호하게 말했다. 많이 당황한 듯한부장님이 말씀하신다. "누굴 대신 세워놓고 가야 하는데 야근 아주머니께 부탁해보세요." 아니, 새벽 1시에 퇴근한 사람한테 새벽 3시에 또나오라고 하라고? 숫제 안 된다고 하시지. 그러나 잘릴까 봐 벌벌 떠는나는 힘없이 알겠다고 대답한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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