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냐? 흐르는 시간 속에서기차는 한 방향으로세나나나나나세 - P139

잘못 보관한 목걸이나 팔찌처럼 엉켜버리기! - P139

내 사랑이 너에게는 초능력처럼 느껴졌으면 해 네가 꿈의뒷골목으로 끌려가 불한당들에게 돈을 뜯길 때 나는 부잣집딸은 아니지만 부잣집 경호원이어서 너를 지키고 싶어 아니지킬 수 있어 다짐은 단단하고 확신은 얄팍하다꾼 - P141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기차를 타고 방부제가 썩는나라에 가고 싶다 눈 내리는 체육관을 지나 팅커벨 꽃집을지나 열두 겹의 자정을 통과해 도착하는 나라 그런 나라가없다면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그러니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그저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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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에서 해가 지는 방향으로 천 킬로미터 떨어진 대서양의화산섬 마데이라 남쪽 해변. 그곳엔 많은 것이 떠내려온다. 주인을잃은 보석이나 금화, 열대의 열매와 부러진 나뭇가지, 지역을 추측할 수 없는 장신구들과 조각상에서 떨어져나온 돌조각들. 때로는머리 없는 남자가, 때로는 발목이 묶인 흑인이. 사람이 없는 빈 배,
해초에 휘감긴 트랜지스터라디오, 깨진 전구, 부서진 무전기. 어떤날엔 잉크가 번진 일기장이 발견되기도 한다. 눈을 감고 모로 누운검은 말과 회색 코끼리, 송곳니를 드러내고 죽은 표범과 부패한 산양의 얼굴은 목격자들로 하여금 이상한 기분이 들게 한다. 두려움이라고도 할 수 있고, 경이로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복잡한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해변엔 그 어떤것보다 크고 놀라운 것이 누워 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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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앞둔 내 친구 하나가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지난7년 동안 기혼자처럼 옷을 입어왔는데 이제 다가오는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서는 어떤 모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하다며, 새 옷과 화장품을 사는 데 한밑천을 쓰고 있다고했다. - P307

나는 운동이 지겹다.
아, 결국 말해버렸네. - P308

사실 나는 조깅이 싫었다. 지루했고 괴로웠다. 하지만 나는 괴로움이야말로 핵심이라고 여겼고, 괴로움을(육체적 괴로움과 정신적 괴로움 둘 다를) 견뎌야만 나 자신에게 다른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여겼다. 어떻게 해서든 자격을 따내지 않고서는 내가 먹을 자격이 (혹은 쉴 자격이, 혹은 자신을 괜찮은 인간으로 여길 자격이) 없다고, 어떤 것이든 즐길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 - P310

나는 그날 물결이 거칠 테고 노 젓기가 불쾌하고 힘들고 외로우리란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나갔다. 그런 것은 운동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혐오 활동이다. 그리고 내가 지겨운 것은 바로 이런형태의 운동이다. - P312

이상한 일이지만, 분노라는 동전의 뒷면은 친밀함일 때가 많다.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겁나면서도 때로 가치 있는 일인 것은 그 때문이리라. - P325

여자들이 자기 엉덩이와 머리카락에 집착한다는 사실은 물론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다만 내가 놀라는 점은 우리가 그런 부위나 여타 신체 부위를 깎아내리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 남들은 사소한 흠으로 여길 만한 것을 우리는 생물학적 흉물로, 이상으로,
돌연변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철저히 믿는다는 것이다. 볼링 챔피언종아리? 여보세요, 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 P329

과장은 이 점에서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결점을 말도 안 되게부풀려 말함으로써 그것이 주는 압박을 좀 덜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비웃을 수 있고, 우리를 너무나 지치게 만드는 우리 문화의름다움 숭배도 비웃을 수 있다. - P330

그 첫해 여름, 나는 회사에서 걸핏하면 화장실로 살짝 들어가서 남몰래 거울 앞에서 두갈래근으로 알통을 만들어보았다. 근육이라니! 세상에 근육이라니! 그 작은 스릴은 내가 한때 스스로를 쇠약하게 만들면서 느꼈던 스릴과는 전혀 달랐다 - P341

몸매에 관한 외부의 명령이 아니라 나 자신의 열정과 어떤 일을 할 줄 아는 능력들에서 비롯한 미적 기쁨, 안에서 나와 밖으로 드러난 아름다움. 날개가 된 나의 팔, 이것이 바로 해방의정의라고, 나는 믿는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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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로 기른 생물은 왠지 질긴 데가 있을 것 같지 - P130

때때로 나는 관상용이니까보여주겠다 얼마나 질긴지 - P131

이런 데에서 뭐 사는 거 아니야 전부 바가지야예쁘다 거기 그대로 서봐 - P135

지도 앱을 켜고
끊임없이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게 여행인가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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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천지 앞에 섰다. 군중의 탄성과 사진 찍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몰려 있는 사람들 틈을 겨우겨우 파고들었다. 활동지원사가 천지를 설명했다. 물빛이 하늘과 똑같은 색이라고, 너무도 푸르러서 하늘과 구분할 수 없다 했다. 나는 그녀의목소리로 풍광을 보았다. 웅장한 산기슭과 깎인 듯한 절벽을 자연과 세월이 만들어 낸 뾰족한 산봉우리들을. - P57

"공공시설을 설계하는 사람들에게 필수로 눈을 감고 계단 오르내리기를 시켜야 해요. 이 작은 턱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장애물인지,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겪어보게 해야 해요." - P59

"아이들이 수면제를 이겼어."
그 말을 듣자마자 진심으로 웃음이 터졌다. 여행은 처음부터끝까지 엉망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클라크를 경험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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