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관한 이야기라면 어디까지 쓰든 상관없다(팬티 얘기까지 쓰는 판국이니). 내 주변 인물들 이야기 역시, 그들이성인(세인트)이고 다행히 그들과 그럭저럭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넘어갈 수 있다. - P85

그러자 마음이 개운해졌다. - P83

물론 깨달음의 순간은 짧고, 나는 또다시 그 구덩이에빠지게 될 것이다. - P83

공부를 못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죄는 아니나 부모의마음은 쓰리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하면 아는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들도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왜냐하면 그 애들의 부모인 우리는 공부를 못하지 않았기때문이다. - P79

그리하여 나는 언제나 나의 삶으로,
아니 삶이라 말하면 좀 거창하고나의 생활로 이 모든 것을이해해보려고 애쓸 뿐이다. - P70

우리는 지금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체험하는 거야. - P64

만약 우리가 사회적으로 잘나갔다면 어땠을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생활의 모든 틈과 구멍을 돈으로 채워넣었을 것이다. - P63

지금이야 남 얘기하듯 쓸 수 있지만, 그때는 우리도걱정과 불안에 매일같이 밤잠을 설쳐야 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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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그렇게 붙들리는 사람은 언제나 엄마였으나 가끔은 내가 되기도 했다. - P51

록.][벌써 거기까지 간 거야? 아저씨한테 내 안부도 전해주도록 - P49

[응, 무슨 일 없고, 원기는 말을 안 들어도 너무 예쁘고, 그냥 오늘은...... 아빠 기일.] - P46

다른 날 봐도 되는데. 진작 말했으면 날짜를 바꿨지.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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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위에 쌓아올리는 게 아니라 삶 아래로 뿌리를 내리듯 내려가는 글, 제자리를 돌면서 천천히 파고들어가는글, 그리하여 내 안으로 점점 더 깊이 향하는 글.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작가의 말‘에서

몰라, 그냥 사주고 싶어. 엄마한테 잘한다며 - P12

그때 나는 내가 면제받은 처벌의 수위가 궁금한 나머지 만약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는데, 엄마는 생각에 잠긴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이내 한결 가벼워진말투로 그땐 마음이 지옥이 될 거라고 했다. 지옥이 되는 걸홀로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 P18

그때였던 것 같다. 어쩌면 영묵씨도 나와 같은 걸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어두운 기쁨에 사로잡혔던 순간. 어째서 영묵씨와 눈이 마주치면 마음속에서 새떼가 일제히 날개를 퍼덕이는 것처럼 고통스러운지, 어째서 영묵씨가 뭔가를 물으면 배가 조여오는 듯이 긴장되는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 순간. - P27

[자책도 후회도 안 했으면 좋겠다. 행여나 니가 그런 걸 해서 스스로를 용서하는 일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어.] - P29

그 순간 나는 영묵씨가 잘해줄 때마다 속절없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그래서 내 마음은 한 번씩 지옥이 된다고, 그때 나는 영묵씨를 앞에 두고 나 자신에게 백 번이 아니라 천 번을 물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저간의 사정을 알리가 없고 알 필요도 없는 엄마에게 차마 얘기할 수는 없었다. - P33

그럴 린 없겠지만 만에 하나 내가 잘못되면 다시 만나도 돼.
•내가 납득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그게 낫겠어.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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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새로운 지식이 생산된다. 과학자는 실험을 반복하고,
글쓴이는 쓰기를 반복한다. 프로 운동선수나 세계적인 예술가들은 연습을 거듭한다. 연습을 훈련이라고 하는 이유다.
거듭하는 연습을 훈련이라고 하는데, 이는 몸에 익을 만큼되풀이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위대한 운동선수나 예술가의영광을 보지만, 사실 그들의 영광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연습한 몸의 결과다. - P157

연습이 예술(art, 기술)이다. 공부는 쓰기가 연습이다. - P157

‘다른 이야기‘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 창의적인 이야기는 쓰기의 계속적인 실패를 통한 모색에서만 가능하다. 공부는 하는 것이 아니다. ‘노가다‘, 가되는 것이다. - P159

남자 교수가 주를 이루는 식물분류학계에서 지도 교수님은 딱 둘 있는 여자 교수 중 한 분이셨다. 학부와 석사, 첫번째 박사 과정을 지도 교수님 아래에서 보내지 않았지만 그때도 교수님을 알았다. - P162

이 할아버지 과학자가 평생에 걸쳐 연구를 함께한 모두를 꼼꼼하게 떠올리고 긴 시간을 들여 글을 써 내려갔을 모습을상상하니 무척 뭉클했다. - P173

SNS에 이런 이야기를 풀어놓은 적 있는데, 이에 대해《흰머리 휘날리며》의 저자 김영옥 선생님은 "죽음은 시간과무관한 사건이고, 나이 듦은 철저한 시간의 현상"이라고 정리해 주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나이와 무관하게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해서는 떠올리면서도 점차 진행되는 나이 듦의 시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아직 나의 일이 아닌 것으로 여겼다. - P185

나는 스쳐 지나가는 낯선 사람의 말 속에서 내가 모두경험할 수 없는 인생사를 듣는다. 그 순간 그들은 오디오 북이 된다. 내게 들어온 이들의 말이 내게서 사라지기 전에 기록한다. 나의 기억력도 시간이 갈수록 흐릿해질 것이니 기억력이 좋을 때 부지런히 들어 둬야겠다. - P199

누구나 구전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내가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무대는 대체로 택시, 병원, 식당이다.
병원에 입원했거나 가족의 보호자로 온 사람들, 택시 기사들, 식당 주인들이거나 노동자들이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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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에 작곡한 모차르트 같은 이들을 제외하면, 대개지식 수준은 헌신한 노동의 시간과 질에 의해 결정된다. 사유 자체가 중노동이다. 획기적인 문제의식은 노동의 산물이다. 여기에 선한 마음이 더해진다면 인간의 기적이요, 공동체의 축복이다. 공부를 잘하는 방법? 지적으로, 정치적으로빼어난 글을 쓰는 방법? 득도 수준으로 몸을 훈육하는 것이첫 번째다. - P151

밀스가 좋아한 용어인 ‘기예(craft)‘는 세 가지 조건을 함축한다. 외롭고 지루한 노동, 완성도에 대한 비타협성, 창의력. "기존의 집단 문화에 저항하라.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방법론자가 되자.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이론가가 되고, 이론과 방법이 지식(craft)을 생산하는 실천이 되도록 하자." - P151

댓글, 혐오 발화나 키보드 워리어의 ‘긴 글‘, 블로그의 ‘편안한 글‘ 등이 쓰기로서 공부와 거리가 있는 것은, 형식의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아무 말 대잔치"는 아무 말이나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논리가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논리란 ‘논리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말의 맥락,
상황, 적절성, 연결, 성장, 확대, 넘어섬 등을 의미한다. - P154

생각과 읽기가 공부의 주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수학처럼 좋은 사례도 없을것이다. 남이 풀어놓은 것을 이해하는 능력(읽기)과 자기가직접 푸는 능력(쓰기)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수학 점수가안 오르는 지름길이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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