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앞둔 내 친구 하나가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지난7년 동안 기혼자처럼 옷을 입어왔는데 이제 다가오는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서는 어떤 모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하다며, 새 옷과 화장품을 사는 데 한밑천을 쓰고 있다고했다. - P307
나는 운동이 지겹다. 아, 결국 말해버렸네. - P308
사실 나는 조깅이 싫었다. 지루했고 괴로웠다. 하지만 나는 괴로움이야말로 핵심이라고 여겼고, 괴로움을(육체적 괴로움과 정신적 괴로움 둘 다를) 견뎌야만 나 자신에게 다른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여겼다. 어떻게 해서든 자격을 따내지 않고서는 내가 먹을 자격이 (혹은 쉴 자격이, 혹은 자신을 괜찮은 인간으로 여길 자격이) 없다고, 어떤 것이든 즐길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 - P310
나는 그날 물결이 거칠 테고 노 젓기가 불쾌하고 힘들고 외로우리란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나갔다. 그런 것은 운동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혐오 활동이다. 그리고 내가 지겨운 것은 바로 이런형태의 운동이다. - P312
이상한 일이지만, 분노라는 동전의 뒷면은 친밀함일 때가 많다.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겁나면서도 때로 가치 있는 일인 것은 그 때문이리라. - P325
여자들이 자기 엉덩이와 머리카락에 집착한다는 사실은 물론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다만 내가 놀라는 점은 우리가 그런 부위나 여타 신체 부위를 깎아내리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 남들은 사소한 흠으로 여길 만한 것을 우리는 생물학적 흉물로, 이상으로, 돌연변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철저히 믿는다는 것이다. 볼링 챔피언종아리? 여보세요, 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 P329
과장은 이 점에서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결점을 말도 안 되게부풀려 말함으로써 그것이 주는 압박을 좀 덜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비웃을 수 있고, 우리를 너무나 지치게 만드는 우리 문화의름다움 숭배도 비웃을 수 있다. - P330
그 첫해 여름, 나는 회사에서 걸핏하면 화장실로 살짝 들어가서 남몰래 거울 앞에서 두갈래근으로 알통을 만들어보았다. 근육이라니! 세상에 근육이라니! 그 작은 스릴은 내가 한때 스스로를 쇠약하게 만들면서 느꼈던 스릴과는 전혀 달랐다 - P341
몸매에 관한 외부의 명령이 아니라 나 자신의 열정과 어떤 일을 할 줄 아는 능력들에서 비롯한 미적 기쁨, 안에서 나와 밖으로 드러난 아름다움. 날개가 된 나의 팔, 이것이 바로 해방의정의라고, 나는 믿는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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