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전주역까지 걸어가는 늦은 밤, 우리는 ‘끼리끼리‘ (영화를 본 사람은 안다)를 외치며 낄낄댔고, 그렇게 서울로 올라갔던, 그러고 보니 2000년의 전주는 영화를 체험할 수 있게 했던 도시였다. 그때는 그랬다. 열심히 봤다. - P87
물론 아직 남아있는 것들도 있다. ‘만홧가게’ 같은직관적으로는 어이없는 사이시옷 용례 같은 것, 희망한다, 바란다는 의미로 ‘뭐뭐 하길 바래‘라고 쓰는 것은 틀리니 ‘뭐뭐 하길 바라‘라고 써야 한다는 것. - P79
10분의 영상이 추가된 특별판이 극장에서 상영된다던데 또 가서 볼까, 라는 마음이 살짝 들고, 유튜브에서 다시 트레일러를 검색하며 데이빗 보위의 ‘타임‘과 경쾌하게 어울리는 리듬을 몇 번 더 경험하는 정도, 그리고 앞으로 있을 수상 레이스를 응원하고 싶다는 정도가 변화의 결과다. 이게 다지만,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이마저도 진귀한 경험임은 틀림이 없을 테니까. - P193
대부분은 평범한 삶을 산다. 내가 어느 순간 사라져도 이 세상은 영향받지 않는다. - P177
<핑계다. 기발한 레시피만 있다면야 주위의 모든 것은 재료가 될 수도 있다. - P165
D와 나는 이번 부산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펍으로툼브로이를 꼽았다. 기본적으로 맥주와 안주가 훌륭하기도 했고, 독일 맥주의 편안함도 좋았지만 그날 비로소봄을 맞이했다는 것이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돌이켜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 P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