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치사 하려고 키웠나? 내가 선택한 길이야. 왜 네 맘대로 바보 같다고 판단해. 이봐, 최측근?" - P47

"아니. 1군들이 월세 보증금도 없대. 같이 살기 싫던 사람들이야. 내가 떨어져 나간다면 못 이기는 척 놓아줄 듯. 엄마아빠는 오미림만 있으면 됨." - P48

"넌 괜찮아?"
"뭐?"
"이렇게 가난해진 상황 말이야."
"어. 그냥 뭐랄까...……… 땅에 닿은 느낌?" - P51

나는 순례 씨와 ‘우리‘다. 그러니까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쓰러지지 않을 거다. - P60

나는 슬그머니 201호 도면을 들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구조선 ‘순례 주택‘이 가까이 왔다는 소식은 조금 천천히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오와 글쓰기 프로그램 IWP, International WritingProgram은 30여 개국에서 온 작가들이 3개월간 한 호텔에 묵으며 리딩, 강연, 토론 등 여러 문학 행사에 참여하는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2023년 가을, 한국 시인으로 아이오와에 가게 되었다. - P13

난 탈출에 관심이 많으니 코토미에게 언젠가 탈출에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해야겠다. - P27

-Distracted (산만하다).
이게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란다. - P23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 P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X세대는 무엇을 원했던가? 우리는 촌스럽고 엄숙한 것이지독히 싫었고, 세련됨과 자유로움을 열렬히 추구했다. 우리는 어떤 변화의 중심에 섰고, 그 결과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 P1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가진 게 있으니까 급하지 않은 거야, 너는 당해보지 않아서 서럽지 않은 거야‘라는 지적은 달게 받아들인다. ‘혹시 내가 더 멀리 보는 건 아닐까‘ 하고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운전석에 앉아본 적이 없을수록 운전을 쉽게 생각한다‘는 주장에는반쯤 동의하고 반쯤 반대한다. 그 논리를 밀어붙이면 세대교체가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한국의 조직들은 운전석에 앉을 순서를 대개 실력이 아니라 연공서열로 정한다. - P121

문학이 싫어하는 것은 ‘심오로움‘이라기보다는 ‘진부함‘이다.
‘사랑은 단어일 뿐이다‘라는 말은, 물론 텅 비어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너무 뻔하기 때문에 형편없는 문장이다. - P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규는 이날 밤 오 킬로미터가 넘는 서울 거리를 두 발로달렸다. 동북쪽 변두리에 있는 의붓아버지의 지물포에서부터이곳 중심가까지 달려오는 동안 그는 세 군데의 유흥가와 그사이의 어두운 인도를 통과했다. - P201

인규의 손바닥에는 오 밀리미터가량 면도칼로 그어놓은 것같은 두 개의 흉터가 있었다. 그 흉터는 넘어져서 다치거나 날카로운 물건에 베여서 생긴 것이 아니었다. - P204

"눈이, 눈이 많이 왔지 않느냐, 간밤에 말이다. 그래서 그냥,
그냥 생각나서 걸었다......" - P207

"아프지 않으십니까?"
"이 자석아, 아프다, 왜 안 아프겠냐......" - P208

개구쟁이였던 인규는 이제 옷을 더럽히지 않았다. 방을 깨끗이 치우고 제 속옷을 빨아 입었다. 먼지 하나, 머리카락 한올만 보여도 방바닥을 닦고 또 닦았다. 주먹을 아프도록 쥐게된 것도, 이를 악물고 웃게 된 것도 그즈음부터였다. - P215

그러나 어떻게 생각한다 해도 새벽을 기다리는 일 외에 그가 할 일은 없었다. 덫에 걸리지 않았다 해도 언젠가는 그 새벽을 만날 것이 아닌가? 인규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할 수있을 뿐이었다. - P221

"다시 너를 낳고 싶구나, 돌아오겠느냐? 나에게 돌아오겠느냐?" - P224

이십층가량 되어 보이는 병동에는 층마다 한두 군데에만불이 밝혀져 있었다. 죽은 사람들의 방에서는 환하게 불빛이새어 나오고 있었는데, 앓는 사람들의 방은 어두웠다. 마치 하나하나의 창이 지쳐 눈을 감은 것 같았다. 덫에 걸린 수많은짐승들이 새벽을 기다리며 잠을 청하고 있는 것 같았다. - P2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