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끈 감았던 눈을 떠보니 후면 범퍼의 오른쪽 귀퉁이가 옴폭 들어간 SUV에서 운전자를 포함한 4인 가족이 뒷목을 잡고 줄줄이 내리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 P9
"대체 왜 이렇게 쓸데없는 데 돈을 쓰는 거야? 이럴 돈있으면 옷이나 좀 사 입든지!" - P13
"내가 너한테 해준게 뭐가 있니. 비싼 과외를 시켜줘봤나, 해외연수를 보내줘봤나… 주연아, 너는 내가 따로신경 못 써도 뭐든 알아서 척척 잘해왔잖아. 그게 얼마나고마우면서도 미안했는지 아니?" - P13
바닥 얇은 컨버스, 플랫슈즈류 착용. 개인 물 준비. 대체 어떤 사람일까. 뭔가 어설픈 와중에 또 묘하게 프로다운 구석이 있었다. 무E - P18
"연수받으실 분 맞죠?" "예, 안녕하세요." - P19
두번째 챕터는 ‘긍정적인 확언하기‘였다. - P30
"무슨 무슨 아우디가 주연씨 지켜주는 줄 알아요?" 그녀가 이어 말했다. "이게 주연씨 지켜주는 거야." 그러면서 손에 들린 A4용지를 팔락팔락 소리가 나도록세차게 흔들었다. - P33
"아이고, 주연씨. 여기는 꽃길이다, 꽃길!" - P41
스피커폰에서 다시 그녀의 목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계속 직진. 그렇지."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 P49
"어디서 해봤어요? 노래방에서?" 그러고는 하하, 웃었는데 순간 기분이 상했지만 웃을때 양 볼에 깊게 패는 보조개가 말도 안 되게 예뻐서 금방기분이 풀어져버렸다. - P59
펀펀 페스티벌을 열두시간 앞두고 있었다. - P76
그리고 격려하듯 덧붙였다. "난 현 차장, 여자라고 생각 안 해." - P117
"그애! 천사장 딸이야." 순간 머리가 핑 돌기 시작했다. - P129
조직 생활 17년차. 이제는 바로 알 수 있다. 좋은 주니어를 알아보는 안목이 내게는 있었다. 이런 애들은 결코쉽게 만나볼 수 없다. 아주 가끔, 드물게 찾아온다. 몇년에한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한 보석 같은 아이였다. 물론 김세원이 처음은 아니다. 나는 그동안 나를 스쳐지나갔던반짝이는 아기 새들을 떠올렸다. - P143
황홀한 풍경과 안이슬의 해맑은 미소사이로 신규 크루에 대한 고민이 다시 끼어들었다. 그냥이대로 안이슬과 잘해보고 싶은 마음과, 향후 안이슬보다더 괜찮은 여 크루가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하고 싶지는않은 마음이 서로 충돌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남크루가 들어올 경우는 또 어떤가. 안이슬 역시 내게 마음이 있는 듯하지만 아직 우리는 개인 채팅을 이제 막 튼 정도다. - P177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부해서요." - P193
"벗으시죠." 당황스러웠지만 내가 먼저 꺼낸 이야기라 어쩔 수 없었다. 땀에 절어 여기저기 얼룩진 회색 티셔츠를 입은 김민우와 상의 지퍼를 내린 최도헌이 나를 징그럽게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왜였을까? 그 시선이 어쩐지………… 인간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한밤중 도로에서 불현듯 맞닥뜨린 두줄기 눈부신 헤드라이트처럼 느껴졌던것은………… 그 섬뜩한 눈빛들이 내 카키색 티셔츠를 이미벗기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 P220
"뭐예요? 쿨팬티 입으신 거예요? 저는 순면이라 불리한데요. 팬티도 서로 벗으시죠. 공정하게." - P222
뭐, 뭐라고? 내가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최도헌이 자신의 허벅지와 엉덩이에 터질 듯 딱 달라붙어 있던 까만색캘빈클라인 사각 드로즈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였다.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더이상 나 자신이 아니었다. - P222
"같은 얘기, 영어로도 해보시겠어요?" - P137
"너무 오랜만이에요. 현 부장님."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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