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말씀드리는 순간,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캐스터의 말에 나를 포함해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모두각자가 맡고 있던 각도로 피사체를 한번 더 조여 잡았다. - P259
"니는 집 좁다는 얘길 몇번을 하나!" - P261
다시 이어지는 차가운 침묵.그야말로 살얼음판인 집안 상황을 알 리 없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목소리만 그위로 미끄러지듯 활기차게 울려 퍼졌다. - P262
전에는 몰랐는데 경기와 경기 사이에, 경기 전 중계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너무 많고, 불필요하게 길다는생각이 들었다. 집 안에 있는 모두가 어서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이 얼음 위를 질주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 P264
마침내 선수들이 모두 출발선에 섰다. 몸을 낮췄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 P265
쇼트트랙 규정상 선두와 두바퀴 이상 차이가 나면 뒤선수는 모두 실격이죠?" - P266
"맞다. 니 던진 그 닭다리 말이다."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렸다. "혹시 느그 아빠 양말이가?" - P273
"공주야, 맛있어?" "응. 맛있어. 너무너무 맛있어." - P280
"아무 생각 말고 자, 우리 딸." - P280
나는 일부러 닫힘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누군가의 부모가, 엷게 웃으며 끄덕이는 다정한 중년부부의 모습이, 양옆에서 동시에 밀려오는 철문에 가려지고 가려지다, 이내 사라졌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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