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여행지에서의 산책은 현실을 비현실로 체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기망 행위다. 사람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비현실에 자신을 내맡기고, 순간순간 들이켜 마시게 되는 현실의순간들 - 습하고 뜨거운 공기, 잃어버린 지갑, 정리되지 않은 가방, 길을 찾느라 다 쓴 시간을 급하게 낭만이라는 포장지로 둘러싼다. 자신의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그곳의 현실은 곧 비현실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곳은 나의 터전이 아니기에 나는 손쉽게 그곳을 비현실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