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자신이 실로폰을 칠 때마다 무언가가 변한다는사실만을 익힌다 - P10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장마였다 올리브나무가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잡아두는 것에는 재능이 없고 외우던 단어를 자꾸만 잊어버렸다 - P11

풀려버리고 난 후에도 스웨터의 모양을 기억하는 털실처럼나는 다시 오지 않을 이 도시에서 약속을 하고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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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햇볕이 든다생생해지며 미래가 되어가는 - P11

흑백영화 속주인공은 왜 자꾸 도시를 헤매는 걸까 이제는 사라지고없는 - P13

풀려버리고 난 후에도 스웨터의 모양을 기억하는 털실처럼 - P13

이 심해를 거꾸로 뒤집어 흔드는 손이 있을 것 같아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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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쉽게 주어지는 것, 누군가에겐 동경의 대상, 하루에도 수천 장씩 뿌려지고 버려지는 것,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자리를 과시하는것, 능력을 증명하는 것, 최소한의 안전장치, 이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위로.
한 장의 명함엔 여러 정보가 담겨 있지만 그 사람의 진짜 이야기는 보여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평생 일한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삶의 주체이자 진짜 일꾼으로 살아온 그들의 가치를 기록하고 싶었다.

서울의 논술 학원은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곳이잖아요. 유명한 강사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긴장되거나 걱정되진 않으셨나요.
저희 아이들이 저에게 붙여준 별명이 ‘죽자 여사‘ 예요. ‘이 죽일 놈의 자신감‘이라고……(웃음). 새로운 것을 하는 걸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진 않아요. 모르면 배우면 되겠지. 그런 스타일이에요.

"어제는 보건 휴가라서 종일 집 안에 틀어박혀서 (…) 오늘 새벽 출근하니 살 것 같다. 일만 나가면 보는 얼굴들이지만 새삼 보고 싶다. 또오늘은 어떤 일이 화제가 될까."
"통장으로 제 날짜가 딱 찍혀 나오는, 설레는 날이 바로 월급날이다.
뭐 쓸 건 없지만 이날이 좋다. 타고 나면 곧바로 다음 달 월급이 기다려진다."
"(코로나19) 병동에 청소를 갔다 오면 땀으로 샤워한 듯 옷이 푹 젖어나오는 여사님들을 보면 난 좌불안석, 미안해하곤 했다. 늦게나마 응급실로 투입이 되니 한시름 놨다."
"늦게라도 꿈을 찾았으니 너의 꿈을 향해 쭉쭉 뻗어나가려무나. 아주멋지게 펼쳐라. 다만 자만하지 말고 조심조심 또 조심하거라."
- 은숙 씨 일기 중에서

여기 모인 글들은 2022년 1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경향신문을 통해 보도된 젠더기획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를 바탕으로썼다. 보도 당시에는 담을 수 없는 내용을 추가해 기사보다 두 배 이상의 분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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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뒤에 숨지 말 것2022년 가을김복희

세상 것들이 서로 두려워하지 않도록나는 떠올린 모든 것에게 그림자를 만들어주었다 - P13

천사를 조각할 때 날개를 만드는 이유는죄책감을 주기 위해서야, - P14

어둠이 물었어 너에게,
우리 집에 왜 왔어요? - P16

기억하는 바가 있어도달할 수 없는 수면이 깊다 - P23

사랑의 학명은겨울에 나는 새와 천국의 뱀 - P24

복숭아 무늬 접시에모락모락 피어나는 흰 것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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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금과는 달랐을 때, 다시 말해 우리에게 아이가 없던 시절에, 나는 이따금 외국의 어느 도시 - 예컨대 바르셀로나나 로마에서 건물의 안뜰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우리를 상상하곤 했어. - P25

그렇게 입을 벌리고 있는데도 당신은 아름다웠고, 나는 조명을 어슴푸레하게 켜놓은 가족실안에 잠시 서서 바라보며당신을 깨울까 말까 고민했어. - P27

마야가 이 그림을 내게 주었을 때 우리는 샌안토니오 남부의 작은 차고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 P29

"그 여자가 예술가라고 생각해?"
"모르지." 마야는 말했다. "아마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 - P33

"압박하진 않을게." 마야가 말했다.
"알아."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도 돼."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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