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비주얼 감각은 타고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나는 꼭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경우의 수에 대한 이 쌓일수록BOLIGA센서가 정확해지는 거라 믿는다. 데이터베이스는 양이 많을수록 힘을 발휘한다. 감각도 지식처럼 집적된다. 디자인 역사와 그림책 역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브루노 무나리의 조언처럼양이 질을 만들고, 노력이 쌓여 감각이 된다. - P215
많은 사람이 비주얼 센스를 비문자적인 무언가로 여기는 것같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비주얼 재료를 다룰 때도 문자 언어에서 출발하는 연상 활동이 중요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주니어 에디터 시절에 겪은 일을 이야기하려한다. - P210
, 나는 글과 이미지가 만날 때 생겨나는 긴장과 확장에 가장큰 흥미를 느낀다. - P207
셋째, 사안을 바라보는 위치와 상황적 맥락을 바꾸는 질문을즐겨 한다. ‘만약에 이 사람이 한국이 아니라 덴마크에서 태어났다면 사회적 평가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만약에 제작팀 팀장이 아니라 회계팀 팀장이라면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평가할까?‘ - P201
나는 인터뷰라는 독특한 형식의 대화를 사랑한다. - P195
생략이 임팩트를 만들어낼 때, 수용자는 초대장을 받는 기분을 느낀다. 궁금증을 느끼면서 정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작가의 세계와 자신의 세계를 부지런히 오간다. - P190
군더더기를 알아보고 배제하는 판단력을 갖기 위해선 먼저 자기만의 정의를 가져야 한다. 애초에 일을 시작한 목적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같은 재료나 정보도 A의 관점으로 보면 군더더기이고, B의 관점으로 보면 본질일 수 있다. - P190
양이 질을 만들고, 노력이 쌓여 감각이 된다. - P215
책을 쓰는 동안 종종 자문했다. ‘이 책은 정체가 뭘까? 일에대한 에세이집인가? 에디토리얼 씽킹 개념을 잡는 이론서인가? 에디팅과 현대미술의 공통점을 서술하는 인문서인가? 도대체 정체가 뭐지?‘ 끈기 있게 마지막 원고까지 읽어주신 독자를 당황시키는 고백일 수 있지만, 솔직히 지금도 서점 분류 체계의 어느 코너에 이 책이 꽂힐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이 사실에 나는 안도한다. 기존 언어로 쉽게 분류할 수 없다는 것, 모호하다는 것, 정체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은 인식의 영토에서 이전까지 발견되지않은 새로운 땅에 발을 디뎠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 - P217
어느 대기업 인하우스 콘텐츠팀에 소속된 후배는 타 부서에서 자기를 블로거로 안다며 슬프게 웃었고, 한 플랫폼 기업에서는 에디터 업무를 대리급 정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만만한 일로본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이런 에피소드들이 쌓여내 안에서 커다란 질문이 되었다. - P219
상대방 입장에서 씹기 편하게 먹기 좋게, 소화하기 좋게 하려고온갖 기술을 동원해 성심성의껏 정보를 플레이팅한다. 마케터가팔리든 말든 나는 상관없어‘라고 절대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에디터는 ‘당신이 의미 있다고 보든 말든 나는 상관없어‘라고 절대 말하지 못한다. 에디터는 어떻게든 관여하고 설득한다. 끝끝내 소통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에디터 업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 P221
이 책은 나에게 오직 좋은 것만 주었던 내 일에 보내는 감사 편지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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