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수녀님은 그 자리에서 "어머 좋아라."라며 너무나도산뜻하게 제의를 받아주었다. 대학생도 미소를 띠면서 기쁜기색을 보였다. 우리 셋은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워싱턴 거리를 함께 산책했다. 수녀님은 고민 없이 갈색 펌프스를, 대학생은 수녀님이 권했던 새빨간 펌프스를 골랐다. 두 신발 모두 그리 비싼 것은아니었다. - P71
2016년 다시 찾은 뉴욕에서도 나는 현대미술관(MoMA, 이하모마)에서 벨로스의 「잭 뎀프시와피르포」와 만났다. 옛날에 본오래된 영화와 다시 조우한 듯한 감각이 찾아왔다. 그 쾌활하던 수녀는, 그리고 해진 구두를 신고 있던 대학생은 그 후 어떤 인생을살아갔을까. - P73
"뭐가?""내가 너희랑 함께 가는 거. 내 말은, 내가 이 계획의 일부였던 적이 있기는 한지 솔직히 말해보라는 거야."리베카는 오래 말이 없었고 그 침묵 속에 질문에 대한 답이 있었다. - P125
이제 내털리는 다시 창가로 가서 개수대 위 창문 밖으로 이웃집 딸과 친구를 내다보고 있었다. 사위가 어두웠다."쟤들 마리화나 피우고 있을까?" 내털리가 말했다."아니." 나는 대답했다. "내 생각엔 그냥 담배 같아." - P85
그리고 내게서는 무엇을 원했을까? 라이어널에게서 원했던 것과 같은 것일까? 마야와 나는 우리 인생의 두 해에 가까운 나날을 밤마다 나란히 누워 함께 잤는데 지금도 나는 내가 마야를 진정으로 알았는지 궁금하다. 혹은 마야가 나를진정으로 알았는지. - P65
"왜?" 나는 물었다."왜냐면, "마야는 돌아서서 부엌에서 나가며 말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라서야." - P62
부탁이야?부탁이야 - P63
그물이바다 가까운 자리모래 자리에 붙박여 자라난다 - P73
무슨 희망이 얼마나 크기에 그 끝이 안 보인다 - P99
자갈이 밟혔다 한두 개 아니었다찐어졌나 봐 저사람, - P99
생각을 해서사라질 수가 없었어 - P25
자신이 이런 보잘것없는 행동을 과대평가하며 만족스러워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양심적인 질문에 시달리곤 했다. 그런자기만족이야말로 무지와 어리석음의 마지막 파국이었다. - P59
"불쾌한 사람들만 말을 잘하는 것 같아." 실리아는 평소처럼 가르랑거리듯이 말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려면 굉장히 끔찍할 거야. 생각해 봐! 아침 식사 때도 그렇고 언제나 그럴 테니." - P61
"제임스 경이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 불쾌한 거야. 게다가 내가 남편으로 받아들일 사람에 대해느낄 감정은 그런 게 아니야." - P63
눈을 뜨면 단어는 사라져버린다. 문장은 색과 소리를 잃는다. 나는 늘 그것에 대해 쓰고 싶었다. - P128
빛나라고.같이. 더욱 빛나라고. - P129
반면에 아버지는 애초에 그것을 요리해 먹을 요량으로손질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잡은 물고기가 자랑스러워서,잡아 왔으니 손질은 하지만, 한 마리 한 마리가 귀해서물고기끼리 겹치지 않게 포장용 스티로폼 그릇에 가지런히진열해둔 것이다. 탁본을 뜨기 위해 조심스럽게 놓은물고기처럼. - P131
조금 덜 아픈 것이 조금 더 아픈 것을 돌본다는 것.조금 더 아픈 것이 조금 덜 아픈 것을 살게 한다는 것.* -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