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비스킷의 단계는 수시로 변한다. 자신을인정하는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졌다가 재건되기 때문인 것같다. 물론 자신을 단단히 지켜 나가며 아예 비스킷이 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 P9

덕환이가 의아해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중학교에서 따돌림을당해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에서도 저 애는 비스킷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고등학교에서 더 심한 괴롭힘을 겪고 있을지도모른다.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류하는 꿈에서 ‘위안부‘가 된 젊은 여성의 두려움을 왜 읽지 못할까. 녹색 레인코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 그때를인생의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하는 이에게 왜 피해자성을 박탈하려 할까. 오히려 위안소 생활과 위안소 생활 사이 그 짧은 시간이 인생의 눈부신 장면이라는 데서 비극적인 모순을 느껴야하는 게 아닐까. 이런 물음들은 나에게 문학과 삶의 연결고리가되어주었고, 구체적인 삶을 재현하는 오직 문학의 언어만이 포착할 수 있는 삶의 진실에 대해 골몰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삶을 모순덩어리로 만들어내는 권력의 구조,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 그것을 해명하는 데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류하는 꿈에서 ‘위안부‘가 된 젊은 여성의 두려움을 왜 읽지 못할까. 녹색 레인코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 그때를인생의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하는 이에게 왜 피해자성을 박탈하려 할까. 오히려 위안소 생활과 위안소 생활 사이 그 짧은 시간이 인생의 눈부신 장면이라는 데서 비극적인 모순을 느껴야하는 게 아닐까. 이런 물음들은 나에게 문학과 삶의 연결고리가되어주었고, 구체적인 삶을 재현하는 오직 문학의 언어만이 포착할 수 있는 삶의 진실에 대해 골몰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삶을 모순덩어리로 만들어내는 권력의 구조,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 그것을 해명하는 데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은 정말 ‘거친‘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들의 일터를찾아 인터뷰를 진행하며 간접적으로 그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최고 온도 35도를 육박하는 폭염이 있던 날 빈 아파트 세대 현장에포대를 깔고 앉아 이야기를 들으며 온몸이 땀으로 쫄딱 젖기도 했고,
분진이 휘날리고 중장비 소음이 울려 퍼지는 시끄러운 현장에서서로에게 고함치듯 질문과 답변이 오가기도 했다. 담배 냄새가 가득한현장 사무실에서 기침을 하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좁은 골목과비포장 도로를 달리며 레미콘 운반 ‘두탕‘을 함께한 적도 있었다. - P7

화물연대 부산서부지부의 지부장이기도 한 그는 마초적인 화물차특유의 남성중심문화를 "‘내가낸데‘ 하는 마인드로 돌파했다"고말하며 웃어 보였다. 그가 속한 부산서부지부 화물 노동자 400명 중여성 노동자는 세 명에 불과하다. - P13

화물차는 지나 씨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저의 일터이자 무기입니다. 화물차 덕분에 든든하고 당당합니다. - P29

13년 전, 신혜씨가 용접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충남 서산에는 여성 용접사가 한 명도 없었다. 가족들도 주변 지인들도 모두 신혜씨의 결심에 꼭 그걸 해야 하느냐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동료화기감시자의 한마디가 용기가 됐다. 신혜 씨보다 열 살이 많던 동료언니는 ‘내가 네 나이면 당장이라도 시작한다‘며 일을 배워보라고말했다. 여성 화기감시자로서의 설움을 아는 유일한 동료였다.
그 길로 신혜 씨는 용접을 배우기 시작했다. - P35

그토록 하고 싶던 용접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남성들만 있는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자가 무슨 용접이나‘
고 무시당했고, 성희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많이 울었어요. 일을 시작할 때 저도 40대 초반이었으니 상처를 많이받았습니다. 이제는 연차도 쌓이고 단단해졌어요. 내가 단단해지면누가 쉽게 상처를 줄 수 없더라고요"라고 강조했다. - P38

화장실을 가는 것도 일이라 물도 잘 안 먹고 밥도 조절해서 적게먹었어요. 옛날 화장실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남자들은 바지만내리면 어디서든 용변을 보던 시절이니 그게 부럽기도 했죠.
또 여성의 경우 생리를 하니까 그게 너무 불편했어요. 산부인과에 가서아이도 다 낳았으니 자궁을 적출하면 생리를 안 하지 않겠느냐고한 적도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왜 이렇게 무식한 소리를 하느냐고호통을 치더라고요. 생리만 안 하는 게 아니라 몸 전체가 바뀌는일이라고 저를 말렸어요. 대신 생리를 억제할 수 있는 미레나 시술을받는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셔서 시술을 받았죠. 피임이나 다른 목적이아니라 오로지 현장에서 편하게 일하려고 받았어요. - P47

20년 동안 식당 찬모로 일하던 그가 먹매김을 시작한 건 여고 동창의소개 때문이었다. 처음 ‘먹매김‘ 일을 들었을 때는 자신이 할 수 있는일처럼 느껴지지 않아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어려워지면서 가장이 된 그는 ‘여자인 내 친구도 하는데 나라고못할 게 뭐가 있냐‘는 생각이 들어 공사 현장에 발을 들였다.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은 짧게 어느 날은 길게, 그러나 매일매일 - P8

책을 쓰면서 전채, 주요리, 후식을 떠올렸습니다. - P9

‘오월 농부 팔월 신선‘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여름내 농사지으면 팔월에 편한 신세가 된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나저는 알고 있습니다. 5월의 성실한 농부는 8월에도 쉬지 않을 겁니다. 5월에는 5월의 일이 있고 8월에는 8월의 일이있으니까요. 오월 농부는 삼 개월 뒤에 팔월 농부가 될 것입니다. - P50

달의 초입에 내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벌써‘다. "벌써 5월이야?" "벌써 3일이라고" 벌써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마치 벌써 그렇게 되었다는 듯 ‘짓‘과 ‘흠칫‘
사이에서 놀라는 것이다. 부사 친구들 덕분에 오늘도 즐겁다.

‘난데없이‘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데려오고 ‘어칠비칠‘은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가지런히‘는 쓰는순간 나란해지고 ‘반드시‘는 발음하면서 결심이 더욱 단단해진다. - P27

별바다와 구름바다를 지나고 눈물바다와 웃음바다를 징검돌 삼아 마침내 먼바다에 다다른다. 뒤돌아 앞바다를 바라보면 막막함은 어느새 먹먹함이 되어 있다. - P33

그때 품었던 감정이 서러움임은 한참 뒤에야 알았지만, 나는 오늘을 잊을 수 없음을 직감했다. 억울함에 슬픔이 더해져 감정은 점점 더 격앙되었다. "오금은 저리고 오동은 나무니까." 아빠가 나를 꼭 안으며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그말을 듣자마자 거짓말처럼 울음이 그쳤다. - P59

농담으로 인해 삶의 농담도 변한다. - P61

어쩌면 작년 이맘때 출간된 내 여섯번째 시집 「없음의 대명사는 별별 거시기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모르겠다. - P63

"소리?"
"떠올리는 게 꼭 시인 같군. 드론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 P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