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난 누군가와 같이 음식을 먹을 만큼 친해지기 전까지는 상대의 하관을 보지 못한 채로 살아갈지 모른다는 생각도종종 들었다. 그런데, 그래서, 그게 뭐・・・・・・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현실감각이 없어지고 있었다 - P13

그런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 보미는 더더욱 같은 환경이었을 수가 없지 않나, 말했다. 호두에게는 내가 있었다는 점이, 나에게는 호두가 있었다는 점이 돌이킬 수 없는 변인이었다. 나는 그런 것들을 다 헤아리지 못했다. - P17

"어때, 아파?"
"안 아프다." - P21

"믿을 수 있다고...... 믿었어. 친구니까."
‘배신은 원래 친한 사이에 가능한 거잖아" - P30

"그럼 나중에는 매달 천원씩만 갚으라고 해."
민재의 완납을 영원히 나중으로 미뤄버리면 안부를 확인할수 있었다. - P37

상욱은 선미처럼은 살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늘 겸양을 떨며 하기 싫은 것을 하고, 막상 하고 싶은 건 양보하는 모습을곁에서 오래 지켜보며 상욱이 다 마음이 상했다. 터울이 많이나 선미는 거의 엄마처럼 상욱을 돌보며 많은 것을 포기했다. - P43

"당한 건 아닌가 하고요?"
확실히 그에 대한 상상은 입 밖으로 내뱉기에 주저하게 만드는 불길함이 있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추측일 뿐인데도 몸서리가 쳐지는 말이었다. 하지만 선미는 영 다른 말을했다.
"저지른 건 아닌가 하고요." - P47

상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좋죠."
"그리고 사실 전 비건이거든요."
"네?"
"승리했다고 ‘오늘은 치킨 먹는 날‘이라는 메시지가 나오는게 달갑지는 않죠."
상욱은 그게 도대체 뭔 소리야..... 생각했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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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거나 퇴색하지 않은 유일한 감정은 단순한 지적인 친밀감뿐이었다. 거기에 꾸민 친절은 전혀 없었다. 감상적인 기분으로 투덜대는 말도 전혀 없었다. 우리의 벗들은대화와 지식의 대상으로 여겨졌을 뿐, 애정의 대상은 전혀아니었다. - P51

세상은 변한다. 예전의 감정을 되살릴 수 없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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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기 전 별 기대 없이 어디야? 하고 물으니 민재는고동이야, 지금 고동에 있어, 하고 대답했다. 고동이라니, 그게 도대체 어딘데, 하고 물으려는데 민재는 그럼 잘 지내, 말하고는 내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작별인사를 했다. - P9

"왜 딴소리야."
"다들 참 열심히 산다. 그지?"
"도대체 뭔 소리냐고..
‘고동에 있대."
"거기가 어딘데."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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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동산에 올라가 산딸기 군락지로 데리고 갔다. 붉게 익은산딸기가 너와 내 입으로 들어갔다. 산딸기 가시넝쿨에 쏠린자국이 팔과 다리에 훈장처럼 흉터를 만들었다. 때론 옆집 뒷마당의 옛 우물을 들여다보게 해주고, 포도나무 울타리 밑으로기어들어가 연보랏빛으로 익기 시작한 포도알을 따서 너와 내입속에 넣었다. 익지 않은 포도알은 너무 시고 떫어서 온몸이뱅뱅 꼬이는 것 같았다.

"철없죠. 아이는 죽어가는데 어미가 돼서 내 즐거움을 찾고있으니."

"나는 천사를 얻었고 세상은 지옥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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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살며 제주에 대한 글을 쓰면서 할 이야기는아니지만 고백하자면, 언젠가 서울 사대문 안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 P211

모슬포가 일제강점기와 4.3사건, 한국전쟁을 지나며 겪은 수난과 상처를 살폈다. 쓰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방인이과연 이 이야기를 잘 전할 수 있을까 하던 염려는 사소한 걱정이었다 - P205

제주도, 특히 인적이 드문 중산간 산골에 살다 보면 종종 마음이 느슨해지곤 한다. 시간과 공간의 감각이 희미해진다. 여유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러다 보면 생활의 감각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오래된 간판은 상점의 역사를 보여준다. 수십 년간 한 장소에서 상점을 운영해 온 상인이 존경스럽다. 그러니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걸음이 씩씩해졌다. 나태해지는 날 다시 또 모슬포를 걸어야겠다고 적는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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