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물이 허물어졌거나 허물어지는 중이던 잿빛 도시,동행인들과 함께 머물렀던 숙소의 꼭대기 층에서 그녀는 공습경보와 폭격기 소리를 동시에 들었다. 새벽이었다. 카메라가방과 휴대전화만 겨우 챙겨 사람들을 따라 지하 임시 대피소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굉음과 함께 한쪽 벽이 무너지면서 왼쪽 다리가 불에 타는 것 같은 뜨거운 감각이 그녀의 몸 전체를관통했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곧 의식을 잃었다. - P63
구원이 불가능한 세계를 편집한 것에 불과한 사각형의 파일하나, 혹은 종이 한장...... - P61
너무 작아서 매듭을 지으면서 몇 번이나 천을 놓쳤다고 살마는 격렬하게 울면서 말했었다. 그런 살마도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당시에는 열네 살의 어린애에 불과했다는 것을 살마 자신은 자꾸 잊었고, 다른 무엇보다 그것이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 P59
"어머니가 부자가 아닌 것처럼 영국도 더는 부자가 아니고요. 어머니는 영국의 아이들이 굶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나봐요." - P53
"나는 고아가 아냐. 보호시설 같은 덴 절대 안가" - P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