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페리온 을유세계문학전집 11
프리드리히 휠덜린 지음, 장영태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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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이 '휘페리온'은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작일 것이며, 젊은이의 성장을 다룬 소설 중 단연 뛰어난 소설일 것이다.

이 소설은 그리스 청년 휘페리온이 독일인 친구 벨라르민과 연인 디오티마와 주고받은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설에서 그리스는 이상적인 자연이 있는 장소로 저자는 그리스 문명을 이상화하며 그리스의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삶의 목적과 임무에 대해 고뇌한다. 휘페리온에게 그리스는 인간과 자연이 총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전일한 장소이며 따라서 그 당시 있었던 그리스 독립전쟁에 대한 유럽 젊은이들의 환상도 나오지만, 휘페리온은 결국 현실에서의 좌절을 맛보고, 열정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음도 깨닫는다. 그리하여 결국 성장에의 신화처럼 그는 성장과정에서 고통을 겪고 모험에서 돌아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운동 뒤에 존재했던 젊은 열정이 느껴진다. 특히 이상주의와 순수주의, 영웅주의를 추구하는 이런 이념이 결국은 나치즘으로까지 연결되지 않는가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젊은 시절이 아니면 인생의 어느 시절에 순수와 이상을 추구하겠는가? 그같은 열정으로 불같이 젊은 시절을 살아낸 사람이야말로, 그같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중년에 이르러 깊은 자기 성찰에 이르를 수 있으리라.

그야말로 청춘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독일 교양 소설. 아마도 이런 세계를 꿈꾸었기에 횔덜린에게 현실이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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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팽의 간계 외 디다스칼리 총서 4
몰리에르 지음, 안세하 옮김 / 사소서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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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왕 루이 14세의 황실을 이야기할 때 몰리에르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화려한 연회 사이에서 귀족들이 흥겹게 관람할 수 있는 연극을 그만큼 훌륭하게 만들어낸 극작가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영국의 셰익스피어와는 다른 쪽으로 몰리에르는 연극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즉 프랑스 코메디라는 장르는 그가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몰리에르의 코메디는 풍자와 조롱으로 가득하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연애사라는 대중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등장인물들이 탁구처럼 빠르게 탁탁 받아치는 짧고 해학적인 대사를 하면서, 어설픈 허영과 욕심을 가진 귀족들을 재치있는 하인이 조롱하는 스토리가, 딱 황실과 고위 귀족들이 배꼽잡고 웃었겠다 싶다. 다만 우리네 마당놀이가 소위 아랫것들이 양반들을 조롱하며 즐겼던 것인 반면에, 몰리에르의 희극은 결국은 관객들이 고위 귀족이었다는 점에서, 조금은 불편한 마음으로 읽히는 것은 있다. 솔직히 나로서는 황족과 고위귀족들이 자신들을 서투르게 모방하는 하위 귀족이나 신분 상승을 원하는 부르주아의 어리석은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는 광경이 떠오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몰리에르의 성공방식은 지금도 통하는 재미있는 플롯이긴 하다. 다만 코메디인 만큼 스토리 전개의 개연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현재까지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소극에 있어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근데 왜 난 이 극본을 읽으면서 자꾸 순정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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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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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을 하다보면 예전에, 혹은 어릴 적에 읽어서 오랫동안 읽지 않은 책들을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다. 톨스토이의 이 단편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또한 톨스토이가 의도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쓴 탓에 어린이용으로 많이 출간되었고, 그리하여 198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닌 나조차 그 당시 만날 수 있던 소설집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40여년이 지나 다시 읽으니 어린 시절에 읽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 있었고, 그래서 좋은 책들은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날 가치가 있음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번에 느낀 것 첫번째는 톨스토이가 이 단편집의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것이다. 정말 제목 그대로 소설의 내용들이 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톨스토이는 이런 주제의식을 가지고 인간에 대한, 특히 그 욕망에 대한 통찰과 깨우침을 사회의 모든 계층, 즉 무지렁이 농부들부터 지식인들과 나누기 위해 이렇게 훌륭한 소설들을 써냈다.

톨스토이의 지향점은 순박한 삶 속에서 사랑하고 베푸는 삶이다. 특히나 공산주의적 이상을 가지고 있어서 손에 굳은 살이 있는 사람은 식탁에 앉고, 없는 사람은 남은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점은 '바보 이반'편에 잘 나와있는데, 다만 나는 '바보 이반'편을 읽으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단지 먹는 것만 충족하면서 사는 존재가 아닌데 이 점은 생각지도 않았구나 싶었다. 하긴, 그러니까 나중에 저작권을 두고 아내와 대판 싸우고 가출했다가 결국 사망한 것이기도 하니까.

솔직히 나로서는 톨스토이의 이상은 좋아하지만, 결국은 그가 귀족출신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물론 수도하는 삶이 훌륭하다는 것은 동감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이 수도승일 수는 없지 않은가. 검소하게 살면서 타인에게 겸손하면서 사랑하고 베푸는 삶에 대한 톨스토이의 깨달음에 감탄하면서도 결국은 땅에서 살 수 밖에 없는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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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운명의 집 쏜살 문고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미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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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유럽 도시들을 여행하며 쓴 기행기록으로 내 생각에는 그 당시의 어느 잡지나 신문에 칼럼 형식으로 연재한 것을 모은 듯 하다.

여행의 시기는 제1차세계대전 이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중까지에 이르른다. 즉, 제1차세계대전 전 활기찬 문화가 넘실거리던 도시의 분위기가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음울한 분위기로 변하는 모습이 잘 담겨져 있다.

일단 츠바이크의 명성만큼 도시에 얽힌 역사가 그 도시에 새긴 분위기와 고유한 특성들을 정말 잘 잡아낸다. 특히나 문화의 힘에 대해 강하게 말하는데, 그 속에는 엘리트 주의와 민중에 대한 반감 또한 들어 있다.

그야말로 도시의 풍경 속에서 당시 시대상도 잘 나타나 있는 여행 기록. 역시 슈테판 츠바이크가 글을 잘 쓰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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