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시 만들어진 신 - 카우프만, 신성의 재발명을 제안하다 ㅣ 사이언스 클래식 22
스튜어트 앨런 카우프만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저자인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복잡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로, 그는 복잡계에 기반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과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지닐 것을 말한다.
저자는 갈릴레이 이후의 과학연구는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어 연구하는 환원주의에 기반해 있었다 이야기하며, 이제는 환원주의로는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생물학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물리학자는 우리 생물권의 구체적이고 섬세한 진화 내용을 연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우주에는 창발성이 있고 생명의 탄생 또한 그런 창발성에 의해 시작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창발성이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음을 이야기하며 이것이 신성을 재창조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말한다. 즉 우리 우주, 생물권, 문화, 역사 속에서 우리는 부단한 창조성을 발휘하며, 그리하며 우리는 그 속에서 신성을 재발명할 수 있다. 즉 저자는 복잡계의 공진화적 조립 속에서 행위주체성이 나타날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의미와 가치, 목적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이 인간 사회에 의미깊은 점은 종교원리주의의 극복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연의 창조성을 신성으로 간주하고, 신성함의 의미는 부단히 변화하며 영원히 창조적임을 이야기한다. 즉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신성을 재발명하는 것은 부단한 창조성을 내뿜는 이 창발적 우주에서 우리가 무엇을 신성하다고 여길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이며, 법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추론을 부단히 변화하며 영원히 창조적임을 강조한다.
사실 우리는 우주의 시초인 빅뱅의 순간에서부터 생명의 탄생까지 이르르는 과정이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저자의 주장에 따라 이전의 환원주의에서 벗어나 창발성을 기반으로 연구하는 것으로 과학의 세계관을 변화시킨다면 기존의 물리이론을 변경하지 않고도 생명의 탄생을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또한 과학에서 창발성을 인정한다면, 그 이론을 기반으로 종교까지도 설명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나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는 리처드 도킨스를 중심으로 하는 무신론에 대항하는 과학서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예 과학의 세계관을 바꾸는, 즉 신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는 과학서이며,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에 대해 말하는 책으로 복잡계 이론이 더 확장된다면 이 세계를 해석하는데 더욱 풍부한 이론적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과연, 또 다른 패러다임 전환의 순간이 도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