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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8개월 28일 밤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평점 :
나는 살만 루슈디의 소설을 2개 읽었다. 그 악명높은 '악마의 시'와 이 책 '2년 8개월 28일 밤'
2개만 읽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읽은 살만 루슈디는 환상성을 잘 살리는 작가다. '악마의 시'가 천사와 악마를 이야기했다면 이 소설은 마족을 이야기한다.
여마족 두니아는 명망높은 학자 이븐 루시드와 사랑에 빠져 마족과 인간의 혼혈아들을 낳는다. 이들은 귓볼이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의 정체를 모르는 채 전세계에 퍼져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심한 폭풍우가 몰아쳐 전세계가 재난 상황에 빠졌을 때 마계와 인간계를 가르는 봉인이 깨어져 마족들이 인간계에서 분탕을 치며 혼란스런 상황이 될 때 두니아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각성하여 마족에 대응하게 된다. 2년 8개월 28일 동안.
'악마의 시'에서도 그랬지만 살만 루슈디는 중동, 이슬람의 전설을 많이 이용하는 듯 싶다. 특히 1000이라는 숫자가 상징적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 소설에서도 셰헤라자드의 천일야화 이야기도 등장한다. 중동에서는 1000이라는 숫자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듯 하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마술적 리얼리즘이 펼쳐지듯 중동에서는 살만 루슈디가 환상적인 이야기를 잘 다룬다. 마치 셰헤라자드가 1000일동안 이야기를 직조해내듯, 살만 루슈디도 천부적인 입담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사실 깊은 감동이나 의미를 주는 소설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이런 천연덕스러운 이야기도 훌륭한 소설이 아닐까? 1000일간 펼쳐지는 마족과 인간들의 이야기, 그 다채로운 이야기를 우리는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