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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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시끄러움이 나란히 병치될 수 있을까? 제목조차 모순적인 이 소설은 130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소설이지만 그 여운은 길게 이어진다.

주인공 햔타는 평생을 폐지압축공으로 구석진 지하방에서 버려지는 책들을 압축하며 살아왔다. 보기에는 보잘것없이 보이지만 그는 버려지는 책들 속에서 많은 독서와 성찰의 시간을 보낸 인물이다. 하지만 급속도로 기계화되고 효율성만 중시하게 되는 사회 속에서 그는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의 직업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 소설은 햔타의 시점에서 전개되는데 그의 독백에서는 인간과 노동과의 관계, 기계의 등장으로 인한 인간의 삶의 변화, 그리고 인간성과 실존에 대한 고뇌 등이 나타난다. 햔타는 결국 자신의 세계에 종말을 고하지만 그 속에는 계속해서 사랑과 연민이 흐르고 있다.

짧은 소설 속에 흐르는 거대한 은유. 왜 수많은 소설가들이 이 소설을 찬양해왔는지 충분히 공감된다. 정말이지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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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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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포퍼는 20세기의 위대한 철학자 중 한 사람이지요. 그는 생전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지만 그는 여전히 인간성을 믿습니다.

이 책은 자연과학에서 출발해 역사, 그리고 정치에까지 그 사고를 넓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오직 실수를 통해서만, 오류를 포착하고 그 오류를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삶을 배운다 말합니다. 다수의 해결책을 하나씩 차례로 시험하면서 제거해나간다 하지요. 우리는 비판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오류를 제거하는데 비판적 방법론의 본질은 우리의 시도된 해결책들, 우리가 제시한 이론 및 가설들이 언어로 표현되고 객관적으로 제시되어 의식적인 비판적 검토의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학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현상입니다.

저자는 지식의 확실성을 경계하지요. 우리는 능동적인 존재이며, 우리가 맞닥뜨리는 것들을 시행착오방법을 이용해 끊임없이 시험합니다. 저자는 오직 우리가 자신의 실수와 오류에 대한 비판, 특히 타인의 비판을 통해, 그리고 나아가 자기비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자유가 전제되어야만 우리 모두가 이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정치적 자유가 우리의 개인적 책임, 인간성의 필요조건이라고 저자는 주장하지요.

제가 이 책에서 눈에 띄었던 구절은 저자가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국가를 정의하는 말이었습니다. 저자는 국민의 다수가 원할 때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교체가 아루어지는 정치제도가 갖춰져 있다면, 그 국가는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국가라고 하지요.

오늘은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투표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우리나라가 이제는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국가임이 실감나네요. 칼 포퍼의 말대로 우리는 실수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이를 비판하여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존재입니다. 내일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매우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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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선 K-포엣 시리즈 2
안도현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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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잘 읽지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시는 있다. 바로 천상병의 '귀천'과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

이번에 독서모임에서 좋아하는 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어 이 '안도현 시선'을 구해 읽게 되었다.

이 시집의 특징은 한영번역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시 중 몇 편을 골라 이를 한 쪽에는 한글로, 다른 쪽에는 영문으로 실었다. 즉 외국인도 안도현 시인의 시에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나는 안도현의 시를 연탄재로 유명한 '너에게 묻는다'와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스며드는 것', 이렇게 두 편만 알았지만 이번에 이렇게 시집을 통해 보니 안도현의 시에서는 낮은 곳으로 임하는, 소외된 이들을 향한 사랑과 연대의 시선이 뚜렷하다. 시 한 편 한 편에 사랑이 담겨있고 따스함이 배여있는 아름다운 시.

안도현의 시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시집을 추천한다. 한 편 한 편이 주옥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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