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장의 블라우스를 만들기 위해 -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에 이어진 이야기 어떤 하루의 그림책 1
세레나 발리스타 지음, 소니아 마리아 루체 포센티니 그림, 김지우 옮김 / 이온서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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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에 대한 가슴아픈 이야기이다. 1911년 3월 25일, 블라우스를 만들던 공장에서 화재가 났고, 그 안에서 일하던 여성들은 고용주가 잠궈둔 문을 열지 않고 탈출한 바람에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초창기에 수많은 여성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봉제노동을 강요당했듯, 미국 또한 가난한 나라에서 이민온 젊은 여성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의 노동을 정당하게 평가받지 않으며 과중한 노동을 강요당했다.

이 그림책은 그러했던 여성들의 처지와 그 여성들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서정적으로 보여준다. 한 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문장과 장엄하고 풍부한 표현력의 그림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한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그림책은 내가 자주 접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나름 그림책 자체의 특성을 활용하여 또 다른 예술의 표현 수단이 되는 듯 싶다. 즉, 그림책은 이제 아동들만의 책이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적합한 또 다른 매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 또한 또 하나의 예술적 작품으로서 한 번 쯤은 감상할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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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냐가 열린책들 세계문학 101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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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아프리카와 SF가 서로 만날 수 있는 소재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 작품을 만나기 전에는.

물론 이 소설은 SF의 과학적 측면보다는 사고실험에 가까운 소설이고, 이것은 여러 SF에서 시도된 방법이다. 즉,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SF가 활용되는 것이다.

이 '키리냐가'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를 물리친 한 아프리카국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서구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동료들과 함께 서구 열강의 지배를 물리쳤을 때 아프리카의 전통을 유지하기로 결심한다. 그리하여 민족 전통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영적 지도자로서 외계 행성에 정착한다. 하지만 주인공의 신념과는 다르게 공동체는 변화하고, 결국 그는 그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그 사회를 떠나게 된다.

일단 주인공 응가이는 공동체에서 주술을 부리는 주술사로 활동하지만, 그의 주술의 기반에는 공동체의 생존을 좌우하는 기후를 조절하는 과학기술이 존재한다. 즉, 그는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도구를 손에 쥐고 자신의 신념을 일방적으로 공동체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전통에 집착하지만 그의 통치기반 자체가 전통과 같지 않다는 것을 그는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통을 중시하는 것과 사회가 정체되는 것의 차이도 무시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사회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 숙명이고 이를 거부하던 주인공은 결국 버림받게 되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 소설의 배경에는 아프리카가 유럽의 식민지 지배에서 받은 큰 상처가 숨어있는 듯 하다. 아프리카인들은 그들의 통치 아래에서 자신들의 전통 사회가 가진 중요한 가치를 상실했고 그것을 가슴아파한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전통을 보존하는 것은 그 형태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보존해야 하는 것이며, 인간이 편리함과 안전함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과학기술을 받아들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또 그것을 거부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조선 말 대원군의 쇄국정책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실패했듯이 대원군도 실패했다. 하지만 대원군의 쇄국정책의 실패가 반드시 우리 사회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신념만이 반드시 진리라는 그 믿음이 오히려 공동체의 실패를 초래한다는,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교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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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신 옮김, 김성진 외 낭독 / 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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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디오북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으로 바바라 오코너의 작품이다.

낭독은 김성진과 원종준이 했으며 낭독의 퀄리티로 보건대 전문 성우는 아니지 싶다. 낭독과 글의 분위기가 전혀 맞지 않다ㅠ.ㅠ 낭독이 오히려 작품에의 몰입을 방해한다ㅠ.ㅠ

소설 작품 자체는 훌륭하다. 갑작스런 가난의 상황에서 한 어린아이가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잘못된 선택과 그럼으로써 마주하게 되는 도덕적 딜레마의 모습을 정말 잘 다루었다. 즉 어린이가 맞이한 시련과 그것을 통과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잘 그린 성장드라마다. 또한 미국 저소득층의 위기를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잘 그려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이 한 자존심강한 아이를 어디까지 밀어붙이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그 아이가 타인의 도움으로 자신이 도덕적 딜레마에서 슬기롭게 벗어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한 마디로 무거운 주제를 대단히 유쾌하게 풀어냈다고나 할까?

다만 현재 미국이 마주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느낀 계기이기는 하다. 트럼프가 당선된 것 또한 이런 미국 저소득층의 경제적 위기가 한 몫한 탓일 것이다. 누구나 갑작스럽게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부조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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