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과 음 사이에서 -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 여정
요나스 실드레 지음, 신호경 옮김 / 마르코폴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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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의 클래식 지식은 차이코프스키 정도의 시대에 멈춰져 있음을 우선 밝힌다. 왜 이 말을 했느냐 하면 이 책이 에스토니아의 현대음악거장 아르보 패르트의 삶을 다룬 그래픽 노블이기 때문이다. 그 말은 즉, 잘 모르는 현대 클래식 음악계의, 더더군다나 더 익숙하지 않은 구소련계의 음악가의 음악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채로 이 책을 읽었다는 말이다.

이 책은 그래픽노블이고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을 그림으로 형상화했고, 나는 전혀 그 감동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을 때 그 점이 정말 가장 아쉬웠다.

하지만 만약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을 안다면 이 책은 너무나 깊은 감동을 줄 것 같다. 공산주의라는 통제 사회에서 인간 사이의 교류와 가르침이 흐르고, 한 예술인이 자신의 예술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성찰하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음악에 바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잘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래픽으로 형상화한 작곡가의 음악.

다만 나의 어릴 적 기억(현대의 클래식 음악에 도전했다가 쓴 맛을 보았다)으로 인해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을 듣게 되지는 않았지만, 혹시 아르보 페르트의 음악을 안다면, 특히나 그의 팬이라면, 이 책에서 언급되는 음악을 들으면서 이 책을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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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과 전체 - 개정증보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김재영 감수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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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는 과학사에 있어 가장 풍요로운 시대였을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온 이후 물리학은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지요. 그 시대를 수놓았던 많은 천재 과학자 중 하이젠베르그도 빛나는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그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과학사에 남깁니다.

이 책은 그러한 하이젠베르그가 자신의 과학 연구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같은 길을 걷는 스승과 동료와 함께 심도깊은 토론을 하는 과정이 생생히 담겨 있으며, 그들의 탐구가 단지 과학에서 머물지 않고 깊은 인문학적 통찰과 예술에 대한 감수성까지 이르게 됨을 보여줍니다. 특히 과학에서 양자역학이 자리하는 위치에 대해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지요.

이 책을 읽노라면 그들 과학자들의 지적 여정에 함께 동참하며 저 또한 그 중요한 토론자리를 간접체험하게 됩니다. 그들의 문제의식과 창의적 사고를 접하고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요.

'양자역학'이라고 하면 문과 출신들에게는 독서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지는 소재이지만 일단 그 점을 넘어서면 인류의 위대한 지적여정을 함께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대단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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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레드 - 콩고의 피는 어떻게 우리 일상을 충전하는가
싯다르트 카라 지음, 조미현 옮김 / 에코리브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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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깊은 출판입니다. 꼭 읽어야 하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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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 빌런
존 스칼지 지음, 정세윤 옮김 / 구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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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잘 받았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 독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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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지음, 박이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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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가치는 서문에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의 서문에서 에밀 졸라는 '자연주의 소설'이라는, 자신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가를 밝힌다. 그는 자유의지를 박탈당하고 육체의 필연에 의해 자신의 행위를 이끌어나가는 신경과 피에 극단적으로 지배받는 인물을 그리며, 그의 목적이 무엇보다도 과학적인 것에 있음을 천명한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궁금한게, 그가 자연주의 소설을 천명한다고 해서 왜 꼭 소설의 엔딩이 비극이어야 하는가가 의문이다. 인간에게는 악한 면도 있지만 선한 면도 있고 또한 선함과 정의를 추구하기도 하는데 내가 이제까지 읽어온 에밀 졸라의 소설 속 인물들은 대체로 자신의 운명에 대해 그냥 휩쓸려가거나 비극으로 치닫는다. 이 소설도 이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애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가 떠올랐다. 살인자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리면서 비극으로 향하는 그 서사가 딱 그러했다. 위선과 이기심, 욕망으로 가득 찬 인물들을 가감없이 그러내는 저자가 감탄스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비극으로 향하는 결말은 저자의 다른 소설과 같기에 나로서는 조금은 아쉬웠다. 정말 에밀 졸라의 소설 중에 인간의 긍정적인 부분을 다룬 소설은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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