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개정판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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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석원은 '보통의 존재'라는 에세이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요. 이 책은 그런 저자의 두번째 베스트셀러이지 싶습니다.

이 책은 구성이 참 신선하더군요. 에세이인데 스토리가 있어요. 소설인가 싶다가도 주인공이 저자 본인입니다.

이 산문집의 주된 내용은 사랑과 이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억지로 나간 소개팅에서 한 여성을 만나고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이별하는 내용이 주된 스토리이지만 그 안에는 강렬한 개성이 있습니다. 저자는 정말 철저할 정도로 자신을 분석합니다. 어느 한 일면만이 아니라 다각도로 자신을 바라보지요. 이것은 스토리에서도 그렇고 사랑하는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습니다.

저로서는 글에 자신을 갈아넣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 문장 한 문장이 목판에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듯 그렇게 써진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에 대해 이렇듯 세밀하게 들여다보기는 또 간만인 듯 싶습니다. 저자의 글에 대한 집념이 정말 대단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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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8-23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석원님 책 중에 이 작품이 제일 좋았어요~~
물론 노래도 더없이 좋지만요^^

노을 2023-08-23 18:20   좋아요 0 | URL
저도 좋더라구요^^
 
사물의 소멸 - 우리는 오늘 어떤 세계에 살고 있나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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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 저자는 재독철학자로 현대 사회에 대한 여러 의미깊은 사유를 책으로 출간하였지요. 이번에는 정보화시대에 대한 사유를 이 '사물의 소멸'에 담았습니다.

저자는 사물과 반사물을 이야기하며 우리 시대는 사물의 시대에서 반사물의 시대로 넘어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반사물로는 정보를 말하지요.

전반적으로 저자는 정보화를 비판합니다. 사물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디지털화로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을 이야기하지요. 결국 이 책은 반사물에 밀려 소멸해가는 사물에 대한 애틋한 찬가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자의 '사물에 대한 아쉬움'이 단지 과거에 대한 호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보화 시대에 인가는 단지 과거와는 다른 특성을 지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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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집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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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집을 별로 읽지는 않지만 생존 시인 중에서 그나마 잘 읽고 좋아하는 시인이 있다면 박노해 시인입니다. 시어가 명확하면서도 구절구절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인입니다.

이번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는 시인이 '겨울이 꽃핀다' 이후 12년만에 낸 시집입니다. 모두 304편의 시가 실려있지요.

역시 박노해 시인다운 시집입니다. 시어는 어렵지 않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이 있고 올곧은 정신이 있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감옥에 수감되어 있으면서, 그리고 세상의 낮은 곳으로 향하면서 시인은 세상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다가도 또 사람들의 고통에 같이 아파합니다. 시장주의와 세계화, 전쟁으로 짓밟히는 여린 생명들을 끌어안은 시인의 깊고 넓은 시에 저도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집니다.

꾸미지않은 진솔한 시어, 하지만 그 안의 깊은 감동, 제게 박노해 시인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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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아우름 32
류승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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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도 전에 직장을 걸어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퇴근길에는 한 뇌성마비 학생이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특수학교 버스에서 내려 하교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었지요. 그 아이의 비틀린 몸과 찡그린 얼굴을 보며 저는 저도 모르게 거리감을 느꼈고 그 아이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도 저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더군요. 그녀가 발달장애를 가진 자식을 낳고 기르기 전까지는요.

이 책은 평범한 장애관을 가졌던 저자가 장애아를 낳고 기르면서 이 사회에 대해 깨닫게 된 사실과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그녀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우리 사회는 인구 대비 장애인수에 비해 장애인들이 그다지 많이 목격되지 않습니다. 장애인들이 사회의 편견에 스스로 숨어버리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장애인도 사회의 한 일원이며 또한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들이 할 일은 장애인을 불쌍히 여겨 돕는게 아니라 장애가 있든 없는 함께 어우러져 사는 것입니다.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상대인 것이지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바로 사회의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바로미터입니다. 그들을 혐오하고 배제한다면 다른 소수자들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고 우리는 배타적인 사회를 가지게 되겠지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사람 사는 사회'가 아닐까 싶네요.

이 책을 통해 장애, 특히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장애인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더욱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책이 널리 읽혀져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그들과 진정으로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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