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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집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평점 :
저는 시집을 별로 읽지는 않지만 생존 시인 중에서 그나마 잘 읽고 좋아하는 시인이 있다면 박노해 시인입니다. 시어가 명확하면서도 구절구절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인입니다.
이번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는 시인이 '겨울이 꽃핀다' 이후 12년만에 낸 시집입니다. 모두 304편의 시가 실려있지요.
역시 박노해 시인다운 시집입니다. 시어는 어렵지 않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이 있고 올곧은 정신이 있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감옥에 수감되어 있으면서, 그리고 세상의 낮은 곳으로 향하면서 시인은 세상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다가도 또 사람들의 고통에 같이 아파합니다. 시장주의와 세계화, 전쟁으로 짓밟히는 여린 생명들을 끌어안은 시인의 깊고 넓은 시에 저도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집니다.
꾸미지않은 진솔한 시어, 하지만 그 안의 깊은 감동, 제게 박노해 시인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