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헝가리에서 태어났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스위스로 망명해 말 그대로 '문맹'이 됩니다.
그녀는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글쓰기에 대한 갈망을 놓치 않았고 결국 프랑스어를 배워 소설가가 됩니다.
이 책 '문맹'은 작가가 자기가 살고 있던 고국을 어쩔 수 없이 떠나 새로운 언어로 글을 쓰기까지의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읽기'와 '쓰기'에 대한 그녀의 치열한 투쟁이 잘 나타나 있지요.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생각해봅니다. 이는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쓸 수 있는 말로 표현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같은 명작을 써낸 그녀가 참 대단해보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한 이방인의 용기가 잘 담겨져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