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의 도시 환상문학전집 7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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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저자의 헤인시리즈 중 아마도 제일 마지막 시기를 다루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우주의 인류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헤인인들은 우주를 개척하며 문명의 씨앗을 남겨왔습니다. 이들이 우주 곳곳을 다닌 이유 중 하나는 외래종족의 침입 때문이었지요. 이 중 개척자들의 후손들이 연락이 끊긴 본성을 찾아오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여기서 본성은 문명이 말살되었지요. 외계인은 이 본성을 공격하여 문명을 파괴하였습니다. 그리고 거짓과 기만으로 야만상태로 돌아간 인류를 지배하지요. 그리고 이 외계종족들은 선조들을 찾아온 개척자의 후손들을 기만하고자 합니다.

사실 어슐러 k.르귄의 SF는 사고실험에 가깝습니다. 이 책 또한 노자의 도덕경이 계속해서 인용되지요. 동양 철학의 바탕 위에서 팔크는 진실과 거짓 사이를 가로지릅니다.

저에게는 이번 책이 헤인시리즈 중 세번째 책인데 조금은 암울합니다. 아마도 문명의 절멸이라는 것이 그만큼 씁쓸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다른 헤인시리즈의 책이 또한 궁금해지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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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2024-02-24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르귄 좋아해요 ㅎㅎ 르귄 에세이에서 노자 영향 받았다고 해서 노자 공부해야지 했는데 책만 쌓아두고 있네요 ㅎㅎㅜ
 
여자아이 기억
아니 에르노 지음, 백수린 옮김 / 레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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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었을 때 아니 에르노에게 적지않게 놀랐다. 어쩌면 이렇게 내밀한 이야기를 깊숙하게 끄집어낼 수 있었을까?

아니 에르노는 자신이 겪지 않은 일은 소설로 쓰지 않는다 하였다. 즉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일게다.

주인공은 십대 후반 아르바이트 삼아 캠프에 조교로 참석하였다가 지도교사에게 성폭행당한다. 하지만 그녀는 지도교사가 자기를 좋아해서 자기와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하고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친다. 하지만 캠프가 끝난 후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온 그녀는 대상으로 추락했던 상태에서 점차 주체의 자리를 회복해나간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저자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나의 20대 초반이 너무나 기억났다. 아이와 어른 사이의 혼란스러운 시기, 여러가지 일들이 나에게 닥쳤고 그 상황에서 나는 내 현실을 인정하기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워, 아니 제대로 된 판단이 안되었었다. 저자 또한 부당한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자신이 대상으로 추락한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싶어 했었다.

내가 놀라운 건 이 사건은 저자에게 너무나도 수치스러웠을 것인데 이를 깊숙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 고통스러움과 수치심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엄청난 용기이고 그녀가 계속해서 성장해왔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년의 저자가 18세의 자신에 대해 이렇게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건이 그녀에게 고통스러웠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나 또한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이런 혼란스러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여자아이들에게는 이런 시기들이 닥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다. 저자가 여자를 대상으로 보는 가부장적 사회의 압박 속에서 자신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이 나 또한 사회적인 기준에 내 자신을 맞추기 위해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었다. 즉 여자아이들에게는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기준이 사회적으로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일 게다.

따라서 10대 후반의 여자아이들에게 이것은 여성선배의 자기극복기이며, 또한 응원의 기록이 아닐까 싶다.저자가 자기 주체의 자리를 회복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설령 현재 무시무시한 수치감에 빠져있을 지라도 열심히 자신을 성장시켜나가다보면 언젠가는 스스로의 자리를 회복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아니 에르노는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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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한계
도넬라 H. 메도즈.데니스 L.메도즈.요르겐 랜더스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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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중요한 것은 이 책의 초판이 1972년도에 발간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 30주년 판이 발행되었는데 바로 이 책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2024년 현재 이 책의 예언이 실행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1972년 로마클럽의 위임 아래 젊은 과학자들이 '인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월드3'라는 예측모형을 이용하여 인구 증가와 산업 성장이 유한한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의 개념을 처음으로 알린 중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인간의 생태발자국이 지속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인류가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목표를 세우는데 조금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음을 예측모형을 통하여 입증했다.

사실 나는 '월드3'라는 예측모형이 너무나 간단하다고 생각했고 또한 이당시 컴퓨터 성능으로는 제대로 된 분석을 해내지 못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기후변화는 입증되었다. 온 지구촌이 이상기후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것만큼 이 책의 가치를 증명하는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렇듯 목전에 위기가 닥쳐왔음에도 지구의 지도자들은 지구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인간의 욕망은 폭주중이다. 인간은 과연 이 책이 말한대로 지속가능한 혁명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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