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리커버 에디션) - 까칠한 글쟁이의 달콤쌉싸름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1
빌 브라이슨 지음, 김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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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은 유쾌하면서 익살스러운 톤으로 여행에세이를 흥겹게 쓰는 작가이며, 여러 여행에세이를 베스트셀러의 목록에 올려놓은 작가다. 그래서 나 또한 빌 브라이슨의 여행에세이를 즐겨 읽는데, 이번 책에서 빌 브라이슨은 영국 전역을 여행한다.

이 책에서 빌 브라이슨은 영국 내를 주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한다. 빌 브라이슨이 이 책을 출간한 것이 1995년이기에 영국의 모습은 1990년대 당시의 모습으로, 대처 수상 이후의 사회모습을 보여준다. 즉 대처 수상 이전의 극도로 비효율적인 시스템에서 시장주의로 인해 비용절감의 손길이 닿은 공공시스템의 모습으로, 한마디로 대단히 불편한 대중교통시스템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일단 내가 이 책에서 느낀 영국의 모습은 질서정연하지 못하고 편리하지 않다. 대처 수상 이전의 비효율성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고 단지 시장성이 없는 부분만 잘라낸 듯한 사회의 모습은 2025년 현재 쇠락하고 있는 영국의 상황을 미리 예견케 한달까?

또한 저자는 영국의 문화를 깊숙하게 보여준다. 다만 그의 위트있는 블랙코메디는 많은 부분 미국인이 바라보는 영국이라는 기본적 전제가 깔려있기에(특히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차이점을 이용한 위트가 많다) 한국인인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저자의 영국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지만 일단 한국인인 나로서는 너무나 답답한 영국 시스템에 질려서 그다지 매력적인 여행에세이는 아니었다. 더구나 저자의 정서가 와닿지가 않는, 공감하기 힘든 에세이였다는 것이 이번 책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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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현대사의 결정적 순간들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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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사료들이 파편화되어 있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책으로 접하게 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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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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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는 장년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재능없음에 절망하다 어느 순간 자신의 과거를 소설로 써내야겠다는, 그 영감의 순간까지를 소설에 담는, 그리하여 그것을 엄청난 걸작으로 완성해내는, 그런 성취를 이루었다. 그처럼 소설가들은 자신의 과거나 생애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을 소설로 완성하게 되는데, 이민진 또한 자신의 정체성, 즉 한인 1.5세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그 속에서 자신의 소설세계를 완성하는 듯 하다.

이민진 작가를 알게된 건 아무래도 애플TV의 드라마 '파친코'였다. 대대적인 마케팅이 있었고, 때마침 번역본을 출간하는 출판사도 바뀌게 되어 원작 소설 '파친코'가 주목을 받게 되었고, 나 또한 그로 인해 이 소설을 쉽게 얻게 되었다(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쉽게 구했다). 그래서 '파친코'를 읽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중고서점에 이 책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 1,2'도 책꽂이에 꽂혀있어 다시 한 번 이민진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되었다.

'파친코'나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이나 그 속에 담긴 정서는 디아스포라이다. 사실 한국인은 역사적으로 굳이 해외에서 사는 경험을 하지는 않았던 듯 싶었는데, 조선말에서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대화의 시기에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로 나가게 되었고, 자신의 뿌리가 없는 곳에서 생존하고 적응해내며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해외로 나간 한국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자신의 조국에서 상처받은 트라우마가 존재했고, 이 트라우마는 가뜩이나 힘든 이역만리의 삶에 또 하나의 고통을 가져다주거나 혹은 그들의 자식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이민진 작가는 이 지점을 명확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민진 작가가 그려내는 한국인의 모습은 어쩌면 한국역사 속 고유한 한국인의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한국인의 체험이 오롯이 한국인만의 것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다행히 한국은 힘든 사다리를 건너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그래서 한국문화가 다른 외국인들에게 인정받는 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현재 세계에는 본국의 여러 어려움으로 인해 타국으로 이주하는 이주민들이 많이 존재하고, 그들 또한 과거의 한국인들처럼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다. 즉 디아스포라의 한국인은 또한 다른 제3세계 국가의 디아스포라 이주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민진 작가의 작업은 비록 한국이민자의 삶을 그릴지라도 인간 삶의 한 모습을 그린다고 할 수 있으며, 그들의 욕망과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인류보편의 의미를 가진다.

이민진 작가의 주인공은 여성이며, 삶에 대해 쉽게 절망하지 않고 주체적이며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은 타국에서 기득권층이 아니라 소수자이기에 그들의 욕망은 쉽사리 충족되지 않는다. 하지만 성공만이 인생의 해답이던가. 그녀들이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한국인을 넘어 전세계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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