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 배수아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25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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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 수록되어 있는 대부분의 소설들은 1990년대 말에 쓰였습니다. 확실히 소설의 스타일이 그 당시에 유행하던 스타일이네요.

내용들은 스무살 중반의 아슬아슬함이 많이 담겼습니다. 인간 내면의 고독감과 인간의 허위의식, 표리부동하고 껍대기만 남은 듯한 인물들이 나오네요.

다만 표제작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는 2007년에 쓰였는데 확실히 발전된 소설가의 역량이 보입니다. 배수아만의 글쓰기가 완성되었고, 삶에 대한 거대한 은유를 나타내네요.

전반적으로 작가의 초기 스타일이 차츰 발전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집이었습니다. 배수아의 글쓰기를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실 만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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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생각의 출현 - 대칭, 대칭의 붕괴에서 의식까지
박문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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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주의 시초, 빅뱅으로부터 우리 의식의 발달까지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책입니다. 사실 저는 우주의 탄생부터 시작되는 물질의 역사와 생명을 말하는 진화의 역사를 서로 전혀 연결시키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두 사건이 연결되네요.

저자는 우주의 시작인 빅뱅을 어느 한 시점의 불균형에서 찾습니다. 기원전 완전한 대칭이 어느날 깨어졌고 거기에서부터 우주의 네가지 힘이 나오면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지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부터가 빅뱅부터 시작되는데 우주가 탄생되고, 네 가지 힘이 작용해 원소가 형성되면서부터 시작된 역사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그 생명은 진화의 역사를 거쳐가며 '뇌'라는 것을 발전시키게 되고 결국 인간에게 이르러 '의식'을 만들어냅니다.

이 책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 의학, 뇌과학, 철학에 이르는 다양한 학문들을 종합하고 횡단하여 인간에게 '생각','의식'이 어떻게 작용하게 되는지까지 말합니다. 그리하여 결국은 인간이라는 생물이 더 진화할 수 있는, 더 나은 존재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까지 말하지요. 그 열쇠는 바로 창의성이며 저자는 마지막에는 인간이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학습이 필요함을 말합니다.

사실 쉽지는 않은 책입니다. 여러 영역의 이론들이 방대하게 나올 뿐만 아니라 그 이론들도 최신버전이어서 어느 정도의 지식이 갖추어져야 내용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방대한 이론들을 알고 종합하여 새로운 통찰을 해내는 저자의 탁견이 너무나 놀랍습니다. 덕분에 저 또한 우리 인간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단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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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중인 나의 왕
아르노 가이거 지음, 김인순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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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일단 제목을 너무나 잘 지었다. '유배중인 나의 왕', 즉 치매에 걸린 나의 아버지에 대해 쓴 글이다.

우리의 삶이 길어지게 되면서 노년기에 부모님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젊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부모님이 의도한 것이 결코 아니지만 자식들에게는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저자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를 객관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삶이라 불리는 피할 수 없는 패배 앞에서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가능성은 그것을 이해하려는 시도라 하며, 이제 아버지가 내 세계로 건너올 수 없으니 내가 아버지에게로 건너가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성껏 아버지가 한 개인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 나는 삶에 대한 겸허한 시선을 본다. 아버지의 녹록하지 않았던 삶을 직시하고 그 삶의 이력을 되짚어봄으로서 한 개인으로서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오랫동안 소원했던 아버지와 화해한다.

나에게도 부모님이 계시고 어쩌면 부모님에게도 치매라는 병이 찾아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때에는 나는 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아마도 이 책은 그 답을 제시하는 것 같다. 나 또한 부모님의 고통을 외면햐지 않고 저자처럼 따뜻하게 부모님을 모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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