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권의 세계 일주
데이비드 댐로쉬 지음, 서민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코로나는 온 세계의 사람들을 집에 갇혀 있게 했다. 당연히 여행도 불가능했고, 저자인 데이비드 댐로쉬는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80권의 책으로 세계를 일주하는, 즉 오로지 책으로 세계를 일주하는 책을 저술했다.

이 책 '80권의 세계일주'는 필리어스 포그처럼 런던에서부터 시작한다. 런던의 5권의 책으로 시작한 여정은 지구본을 따라 16개의 도시, 79권의 명저를 이야기하고, 마지막은 J.R.R.톨킨의 '반지의 제왕'으로 마무리한다.

80권의 책은 그야말로 동서양을 아울러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는데, 시대적으로도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정말 여기 선정된 책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정도로 명저들이다. 특히 코로나 같은 세계적 재난 시대에 작가는 문학의 힘으로 고난을 돌파하려 하였고, 그의 의도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쉬운 건, 동북아에서 한국문학이 소개되지 않은 것이다. 동북아의 삼국인 한, 중, 일은 동북아 역사에서 분명 제외할 수 없는 세 주체임에도 한국문학이 들어가있지 않는 것은 동북아 문화사에 대한 작가의 무지가 아닐 수 없으며(더구나 한국문학은 2024년에 한강이라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도 배출했다) 그동안 많은 노력이 있었다하나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아직은 서양중심적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한다.

아무튼 이 책 덕택에 아직 읽어보지 않은 명저들을 소개받을 수 있어서 좋은 독서였고,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명저가 존재함을 새삼 께닫게 되어 즐겁게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세한 책들
장윤미 지음 / 사람in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장윤미 작가가 27권의 책을 통해 우리 공동체의 소수자들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장윤미 작가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꾸준히 칼럼을 연재해온 작가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렇게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정연한 논리로 차근차근하게 이야기한다는 데서 작가의 내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우리 공동체의 사회 문제에 대한 예리하고도 깊숙한 통찰이 27권의 책을 빌려 펼쳐지는데, 기본적으로는 사회에 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공존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글은 조곤조곤하니 이해하기 쉽고 나 또한 그 깊은 사유로 들어가게 한다.

모르던 책을 독서모임에서 소개받아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알찬 독서에 기분좋았던 시간.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는 순간은 항상 두근두근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테의 수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211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안문영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달 전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 '두이노의 비가'를 읽고 도대체 해독이 안되는 내용에 머리가 아팠었다. 그래서 도대체 릴케가 어떤 작가인지 궁금해 그나마 단어가 풀어져 있는(시처럼 압축적인 언어가 아닌) 소설을 읽어야 겠다 생각했고, 마침 내가 참여하고 있는 고전독서회에 이 소설을 추천하여 읽게 되었다. 특히 독서모임에서는 책을 추천한 사람이 발제문도 내게 되기 때문에 좀 더 깊게 독서를 하는 계기도 되었다.

일단 이 '말테의 수기'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유일한 소설로 그가 파리에서 생활하며 수기의 형식으로 쓴 장편소설이다. '말테의 수기' 또한 읽기에 만만치 않은 소설인데 나는 이 소설을 19세기 말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대의,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그 시대에 대한 릴케의 문제의식으로 읽었다.

릴케에게 20세기초의 시대는 불안과 고독, 공장의 발전으로 인한 인간성의 소외가 문제시 되는 시대였고, 그는 말테라는 인물을 통해 그것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그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이야기한 후 소년 시절의 전통 사회를 회상한다. 그리고 갖은 모색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랑하기'에서 인간의 발전을 이야기한다.

수기 형식이라 특별한 줄거리가 없고 54개의 단편적인 수기로 이루어진 소설이지만, 전통 사회에서 근대 사회로 넘어가는 시대에서의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대단히 의미깊은 소설로, 120년 전의 지식인들의 문제의식을 읽을 수 있어서 독서가 의미있었고, 특히 문제만 제시한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존재 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 깊은 사색이 들어 있어서 대단히 감명깊었다.

내가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에 '두이노의 비가'의 훌륭한 점은 공감하지 못했지만, 이 '말테의 수기'는 그나마 릴케의 뛰어남을 알 수 있어서 무언가 뿌듯한 기분이 들었고, 역시 뛰어난 작가는 자신의 시대를 훌륭히 보여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내가 다시 '두이노의 비가'를 읽는다면, 이제는 그 내용을 조금은 따라갈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