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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의 아이들 - 재난이 휩쓸고 갈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
모리 겐 지음, 이선미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자연과 인간은 언제부터 공존을 거듭해 왔는지 모른다. 다만 인간이 자연을 거스리며 살아가는 한 그 자연은 인간에게 재앙이라는 이름 아래 되돌려주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경험한다. 결국은 서로가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불가분의 관계로 지날 수 밖에 없다. 황무지에서 장미꽃을 피우듯 소망이 없는 그 곳에서 아이들의 꿈이 자라고 있고 그 무엇보다 보다 강한 생존력으로 버티고 있다.
감동이 넘치는 것도 아닌 아픔을 고스란히 기록한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기록이다. 쓰나미는 시커멓고 냄새 났어요! 한순간에 가족을 잃고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린 아수라장의 현장은 자연과의 전쟁에서 내몰린 인간들의 군상이다.삶의 처절한 몸부림속에서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논픽션이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이웃 바다 건너 일본의 일이다.
쓰나미의 아이들은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재앙의 그림자를 기억한다.현실의 아픔속에서 철부지들은 철이들고 살아가야 할 것의 일들을 준비한다.<나는 지금 임시가설주택에 살고 있습니다.물론 특별히 넓진 않습니다.하지만 대피소 생활을 떠올리면 이건 고생도 아닙니다.고생은 커녕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밥을 먹을 수 있고 잠을 잘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p174~)
무엇이 저들의 삶을 지탱해가는가! 쓰나미가 스쳐 지나간 상처의 아픔을 기록한 책이다.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건을 접하는 우리지만, 지나고 나면 기록에 불과한 것이 당한 사람의 고통은 평생을 간다.일본은 거대한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이어진 원자력 발전소의 격납용기의 수소폭팔은 보이지않는 무거운 흉기로 작용했다.
그 참혹한 현장에서 생생하게 그 아이들을 대상으로 현재의 심정을 담아냈다. 피해의 여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아픔의 상처는 언제쯤 나을지 마음이 짠하다.아이들의 작문에는 부모와 가족을 잃은 아픔도,장래의 희망도,고스란히 담겨있다.그래도 여기서 살고 싶다는 것은 부모 형제가 살았던 그리고 살아가야 하는 고향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원래 우리 집이었어요"하고 데려간 장소는 말 그대로 코앞이 바다였다.정확하게 말하면 눈앞에는 높이 5 미터의 방조제가 동서로 뻗어 있었다.그러나 그 뒤로는 곧장 바다였다.그리고 바다 저편에 호라이지마 일명 표주박 섬이 떠 있었다.(p241~)떠나지 못하고 살아 남은자들의 절규는 하늘에 까지 닿는다.금방이라도 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고 지겨웠던 잔소리도 이제는 그립다.
엄마를 꼭 찾겠습니다.야하타 지요는 초등학교 5 학년생 이지만 의지가 대단하다.시간이 지나가면 잋혀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그립고 사무친다.여기서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이제 분명해 졌다.떠난 그들을 대신해서 그 몫까지 살아가는 것이 이유이다. 금방이라도 바다에서 돌아올 것 같은 여운은 아직도 내가슴에 여울져 들어오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