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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평점 :

제목이 주는 뉘앙스는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행복한 자살,그것도 해피 뉴이어라니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서 우리는 오늘도 숨을 쉬고 살아간다. 아빠가 세상을
떠났다.전화벨이 울렸을 때 대번에 병원이라는 걸 알았지만 받을 용기가 없었다.뭐하러? 무슨말을 들을지 아는데 아버님께서 오늘 아침 숨을
거두셨습니다.아버님은 떠나셨어요.고통은 없었습니다.나는 이제 고아다.
마흔다섯 살짜리
고아는 정말이지 불쌍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세상에 피붙이가 아무도 없어니 고아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마흔다섯 살이나 먹은 나를 입양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나는 유통기한이 지났다.이를테면 자식을 갖기에도,한 남자를 갖기에도 기한이 지났으니까.(본문중) 저자 소피 드 빌누아지는 이 소설의 시작을 아버지의 부음으로 시작하고
있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그리 생소한 단어는
아니다. 삶의 극단적인 선택의 귀로에서 리턴을 한 나도 있으니까! 행복한 자살 그리고 새해 복을 받으라니 실비 샤베르 그녀는 마흔 다섯
살의 독신녀다.애인도 없고 자식도 ,친구도 별로
없고 ,부모는 돌아가시고 직장은 있으나
사회생활은 별로인 본인이 생각해도 무의미한 삶에 희망이란 바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었다.그것도 크리스마스날에 죽는 것이다.
정직하게
말할까요? 크게 도와줄 건 없어요.좋습니다,그럼 여길 왜 왔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사실 자살할 동기는 많지만
내가 온
건, 그러니까 확신을 갖기 위해서?
네, 바로
그거예요.심리치료사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마치 아무것도 아닌 잡담을 하고 있다는 듯. 무슨 얘기든 잠자코 들어주기 위해 심리치료사들이 어떤 특수 훈련을 받는진 모르겠지만 나의
심리치료사는 아주 프로인 것 같다.

내가 진짜
미쳤나. 이 남자를 쳐다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건 심리치료가 아니라 한 방의 허리 힘이라고 생각한다.먼지를 털 듯 모든 걸 날려버릴 정도로 아주
강력한 허리 힘.자살을 결심한 그녀 심리치료사를 찾아가 상담을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은
부끄러워서
절대 하지 못한 일을 찾아보라는 것, 비난받아 마땅해 보이는
짓을 저지르라는 것 등의 숙제를 내주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살을 결심한다.
그
여자가 죽었다는 걸 몰랐어요. 내가 왜 그 여자에게 갔을까요, 바닥에 누워 있는 노숙자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파리에는 거리나 지하철역에
거지가 많잖아요. 근데 왜 그 여자에게 갔는지 모르겠어요. 여길 나가면서 분명히 기분이 아주 좋았는데. 마치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절망한 여자들끼리의 교감 같은 거였을까요? 그 여자는 떨고 있었고, 침묵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았어요.
오줌을 지리면서 혼자
외롭게. 아무도 그 여자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악취를 풍기고 있었어요. 지독한 냄새였죠. 하지만 나는 자석에 끌리듯 다가갔어요. 그 여자가
손을 내밀었을 때 나는 그 손을 잡아줬어요. 아무 생각도 없었어요. 잡아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순간에는 그게 맞는 행동이었으니까.
내미는 손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어요?” (본문중)

실비는 지하철역 플랫몸에 신음하는 노숙자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지만 그녀는 숨을 거두게 되고 실비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이 여자는 누구일까?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24시간
전까지만 해도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이제 우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추운 방에 누워 있는 게 나였을 수도 있다.
이 여자가 나라면 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삶이 무의미 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극단적인
자살을 생각하게 되고 단순함의 극치인 선택을 감행하나 주인공 실비를 통해 느끼는 감정은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이다.실비가 느끼던
외로움,무력감,어쩌면 그녀가 느끼지 못한 곳에 즐거움과 행복감을 발견하는 과정이 보인다.주인공이
생각하는 세상은 좁은 터널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생각하고 노력해가는 희망을
보여준다.
책 제목이 주는 무거움보다는 작가의 위트
넘치는 반전이 실소를 자아내는 재미도
솔솔하다.크리스마스에 뭐할 거야? 난 죽어볼까 하는데 넌? 이라고 묻는 친구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해주길 원하는가! 삶의 무력감과
외로움에 지쳐 딱 두 달만 더 살고
크리스마스에 자살하기로 결심하는 실비 크리스마스는 그녀에게 자신은 아직도 살가치가 있는 또 다른 삶이 선물로 다가온다.